지난 주, 학교 곳곳에 대자보가 붙었다. 긴 시간 마찰을 빚어오던 총학생회의 예산문제가 0:10 인원수급제를 선택하며 마무리되었다는 내용이었다.

총학생회는 대자보를 통해 “예산 분배안이 ‘무리 없이’ 원만하게 합의되었다”고 이야기했다. 이러한 총학생회의 대자보를 읽고 있는 학우들의 얼굴엔 의문이 가득했다. 대자보에는 예산 분배안에 대한 합의를 도출했다는 내용만이 담겨있을 뿐, ‘왜 0:10 인원수급안으로 결정했는가’에 대한 내용이 전무했기 때문이었다.

그동안 경영대와 공대를 제외한 타 단과대들과 총학생회는 0:10 인원수급안에 회의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때문에 어떤 이유로 0:10 인원수급안이 최종적으로 결정되었는지에 대한 학우들의 궁금증은 더욱 커졌다. 그러나 총학생회는 이것에 대한 자세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긴 시간 총학생회가 예산분배 문제에 대한 타협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동안, 경영대와 공대는 총학생회 탈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예산분배문제와 관련해, 종강을 3주 남겨놓은 시점에서 이를 지켜보는 일반학생들의 우려가 높아졌다.

자신이 낸 학생회비가 걸려있는 만큼 동악 내 학우들의 관심도가 매우 높은 사안이었다. 그러나 긴 시간 끌어 온 예산 문제라는 것이 무색할 만큼 예산분배문제는 총학생회의 표현처럼 ‘무리 없이’ 0:10 인원수급안으로 결정됐다.

그러나 ‘왜 이 결론인가’에 대한 설명이 없었기에 여러 의문이 쏟아졌다. 이렇게 금방 해결될 문제를 왜 지금껏 끌어왔느냐는 논란의 목소리도 불거졌다. 경영대와 공대가 학생회 탈퇴라는 강수를 두자 이들의 눈치보기식 결정이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됐다. 소수 단과대의 학생들은 ‘소수인원 단과대에 대한 해결책은 마련된 것이냐’고 물었다. 그러나 총학생회는 학우들의 궁금증을 속 시원히 풀어주지 못하고 있다.

‘자치(自治)’는 스스로 어떠한 사안을 이끌어나가고 다스린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총학생회는 이번 예산분배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잃어버린 경영대와 공대, 타 단과대 학우들의 의문, 예산소위원회를 바라보는 불신의 시선 등을 해소해야한다. 이를 통해 지적되고 있는 총학생회의 정치력을 복구하고 화합된 총학생회 모습을 통해 학생회 스스로의 ‘자치’를 다시금 이끌어 나가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대학미디어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