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대학생이 만나고 싶은 뮤지컬 여배우 1위 - 정선아 (연극 03입) 동문

▲ 정선아(연극 03입) 동문

‘한국 뮤지컬 배우 중 최고의 음악적 재능을 가졌다’라는 평을 받는 여배우가 있다.
중견배우 김덕환은 그녀의 연기를 두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으로 노래하는 것이 어떤 건지 가르쳐주는 배우. 소름이 끼친다”고 말했으며, 뮤지컬 ‘아이다’의 국내 연출을 맡았던 박칼린 감독은 그녀에게 “숨어 있는 완벽주의자, 두말할 필요 없이 최고”라고 엄지손가락을 세워 올렸다.

뮤지컬 ‘위키드’의 하얀 마녀 ‘글린다’, ‘아이다’의 성장하는 공주 ‘암네리스’, 새롭게 찾아오는 ‘드라큘라’의 ‘미나 머레이’까지. 그녀는 어떠한 작품을 만나든 그 작품 속 캐릭터 그 자체가 된다. 바로 우리대학 연극학부 03학번. 배우 정선아다.

2002년 열아홉 살에 뮤지컬 ‘렌트’로 데뷔하며 ‘어디서 저런 애가 나타났나’는 평가 속에서 2014년 현재까지 12년 동안 꾸준하게 작품 활동을 해 온 그녀. 2011년 뮤지컬 티켓파워 1위 여배우, 2013년 한국 뮤지컬대상 여우주연상, 2014년 대학생이 가장 만나고 싶은 뮤지컬 여배우 1위까지. 다양한 수식어를 달고 있는 그녀지만, 기자와 마주앉아 동악에서의 추억을 꺼내기 시작하는 순간, 그녀는 매일아침 소극장을 청소하고 자아와 명상을 듣던 동악의 한 일원으로 잠시 돌아갔다.

학교 언덕 오르던 스무살의 동악

“지금 2014년이죠? (웃음) 전 03학번입니다. 처음 학교 언덕을 보며 ‘우리학교 언덕은 왜 이렇게 높은걸까’라며 등교하던 때가 생각이 나요. 와, 지금 생각해도 우리학교 언덕 참 높아요. 지금은 에스컬레이터가 생겼지만, 제가 학교 다니던 시절엔 등교하는 모두가 아침마다 낑낑대며 문화관 앞 언덕을 올랐거든요.

가장 기억에 남는 학교의 추억은 소극장 청소하던 거예요. 지금은 ‘연극학부’지만 제가 학교를 다니던 때는 ‘연극영상학과’였어요. 1학년 때 매일 아침마다 8시에 모두 소극장에 집합했어요. 다 모이면 선배들의 이야기를 듣고 청소를 시작했죠. 배우로서 극장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배우는거예요. 학교 다니던 때를 추억하면 졸린 눈을 비비고 동기들과 함께 소극장을 청소하던 그때가 가장 그립기도 하고 많이 기억에 남아요. 늦어서 단체기합을 받았던 것들도 생각나고.. 아, 추억에 젖네요(웃음)”

그녀에게 ‘즐겁게 들었던 수업이 무엇이었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연극학부만의 특성화된 수업이 나올 것이라 기대했는데, 그녀의 입에서는 ‘자아와 명상’이 나왔다.

“우리대학 연극학부의 커리큘럼이나 전공 수업들은 모두 즐거웠고, 많은 도움이 되어줬어요. 우리대학 연극학부가 배출한 기라성같은 선배들을 보면 알 수 있잖아요. 그런데 가장 먼저 떠오르는 수업은 동국인이라면 누구나 꼭 들어야하는 ‘자아와 명상’이네요(웃음) 나름 신선하기도 했고, 학교만의 특색이 담긴 수업이라 그런 것 같아요. 즐겁게, 열심히 들었던 기억이 나요”

동국은 ‘든든하고 반가운’ 존재

시종일관 유쾌한 인터뷰를 이끌어 가는 그녀에게 ‘동국대학교’라는 곳은 그녀에게 어떠한 의미인지 물었다. 질문을 던지자마자 주저 없이 그녀가 답을 내놓는다. ‘내게 동국은 언제나 든든하고 반가운 존재’라고.

“얼마 전에 제가 소속사에 들어갔어요. 같은 소속사에 최민식 선배님, 이정재 선배님 등 우리대학 출신 선배님들이 계시거든요. 소속사 사람들과 다 함께 등산을 가서 처음 뵈었는데, 너무 반가워 해주시고 까마득한 후배를 예뻐해 주셔서 어찌나 감사했는지 몰라요. 업계에서 일하다 보면 ‘동국대 출신’ 선-후배 동문들을 많이 만나게 돼요. 이야기를 나누다 같은 학교 동문인 것을 알게 되면 참 반갑고 왠지 뿌듯하고 그래요. 든든하죠. 저도 나중에 후배들을 만나게 되면 이렇게 든든한 선배이고 싶어요”

여우주연상과 ‘암네리스 공주’

2013년 한국 뮤지컬대상 시상식. 여우주연상 수상자로 ‘정선아’가 호명되었다. “드디어 제가 삼재가 끝났어요”라며 유쾌하게 수상소감을 시작한 그녀는 소감을 말하는 내내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여우주연상을 받게 해 준 아이다의 ‘암네리스 공주’역도 잊을 수가 없다고 했다.

“여우주연상 수상자로 제 이름이 불리는데, 마냥 감사하다는 생각만이 들더라고요. 순간 너무 놀라 고마운 분들 이야기를 많이 빠뜨렸어요. 땀 흘리며 함께 무대에 올랐던 스텝들과 배우들이 스쳐지나가고, 암네리스라는 매력적인 캐릭터와 만나게 해주었던 운명적인 만남에도 감사했어요. 제 스스로가 기특하기도 했죠. 정말 열심히 그저 열심히 임했는데 좋은 결과가 있으니 너무 행복했어요. ‘선아야, 정말 수고했다’고 제 자신에게 보내는 응원메시지도 생각났던 것 같아요”

그녀는 자신이 맡은 배역을 무대 위에서 깊게 사랑하고, 극 중 배역인물을 스스로에게 늘 녹여내려 한다고 했다. 모든 작품의 모든 캐릭터에 항상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다.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지만 어느 한 캐릭터를 꼽기 어려운 이유라고 했다. 그래도 그녀가 소화한 캐릭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캐릭터는 아무래도 두 번이나 여우주연상의 기쁨을 안겨준 ‘아이다’의 ‘암네리스 공주’였다고.

“사실, 가장 애착이 가는 배역이 무엇이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아요. 정말 어려워요. 모든 작품의 모든 캐릭터와 항상 사랑에 빠지거든요. 음.. 그동안 아이다의 ‘암네리스’역을 그래도 많이 꼽아왔어요. 장기 공연이기도 했지만 ‘원 캐스트’ 주연이었기 때문에 정말 힘들고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마인드 컨트롤을 해야 했거든요. 자기관리도 철저히 해야 했어요. 그 시간들이 뮤지컬 배우로서 제게 큰 힘이 되어주었던 것 같아요. 또 ‘정선아의 암네리스’를 많은 관객분들이 사랑해주신 덕분에 여우주연상을 두 번 받게 되는 영광도 안았던 캐릭터이기도 하고요(웃음)”

‘관객이 꿈꾸는 작품’에 서고파

데뷔 12년. 많은 작품과 많은 캐릭터를 만났을 그녀지만, 혹시 아직도 꿈꾸는 캐릭터가 있는지 궁금해졌다. 그러나 그녀는 ‘꿈꾸는 캐릭터’보다는 ‘관객들이 꿈꾸는 작품의 무대’에 서고 싶다는 이야기로 호기심을 자극했다.

“아직도 꿈꾸는 캐릭터에 대해서는 조금 더 고민해 봐야 할 것 같아요. 가장 꿈꾸던 캐릭터 중 하나였던 위키드의 ‘글린다’역을 지금 하고 있기도 하구요. 처음 오디션 봤을 때가 생각나네요(웃음) 관객들이 뽑은 가장 기대되는 글린다 배역에 뽑혔지만, 세계적으로 가장 사랑받는 뮤지컬이니만큼 오디션도 철저하게 진행되었고 저 또한 열심히 준비를 했어요. 연습 또한 다른 공연의 두 배 이상이었구요. 1,2막 쉬지 않고 에너지를 뿜으며 등장하는 것도 있지만 제가 안 쓰던 성악 발성을 해야 하기도 하고. 그렇게 글린다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보니 요즘은 어떤 새로운 캐릭터를 해 보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앞으로 새로운 작품에 함께할 스텝, 배우들과 또 다른 멋진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커요. 자연스레 이제 제가 꿈꾸는 캐릭터보다는 관객들이 꿈꾸는 ‘작품’의 무대에 서고 싶다는 조금 더 큰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제 꿈, 언젠가 이루어지겠죠? (웃음)”

뮤즈는 마릴린먼로, 롤모델은 마돈나

그녀는 작품을 쉬는 기간이 길지 않다고 했다. 몇 년간은 계속 작품이 끝남과 동시에 차기작 연습에 들어갔다. 하지만 스스로를 위한 휴식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에 그녀는 작품이 끝나면 항상 아주 짧게라도 여행을 다녀온다고 했다. 그러면 캐릭터를 떠나보내는 것도, 다른 캐릭터와 만날 준비를 하는 것에도 좋은 시간이 된다는 것이다. 그녀는 이렇게 휴식을 취하는 동안 가끔씩 자신의 뮤즈와 롤모델에 대한 생각을 한다고 한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마릴린 먼로가 너무 좋았어요. 묘한 눈빛, 여성적인 몸매(웃음) 먼로가 나왔던 영화란 영화는 안 본 작품이 없답니다. 그녀는 뭔가 제게 영감을 마구 불어넣어주는 그런 사람이에요. 그리고 롤 모델은 마돈나! 정말 멋지지 않나요? 무대에서 그 누구보다 당당하고 빛이 나잖아요. 항상 한 발 앞서고 세련되고자 자기관리에 투철하기까지. 나이를 먹어도 많은 팬들의 지지를 받으며 성공적인 삶을 사는 그녀가 참 부러워요”

관객은 나를 움직이는 원동력

“제가 공연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관객이에요. 무대에 서기 몇 시간 전부터 매회 꼼꼼히 체크하고 끊임없이 긴장하는 이유는 모두 관객들에게 완벽한 공연을 보여드리고 싶어서고요. 사실 뮤지컬 티켓이 고가(高價)잖아요. 큰 맘 먹고 오신 관객 분이신데 제가 컨디션이 아쉬운 무대를 보여드리면 제 자신에게 용납 못할 일이예요. 저는 몇 개월 간 매일 같은 공연을 하지만 관객들은 매번 저와 처음 만나는 거잖아요. 공연이 끝나고 조명이 밝아지면 박수를 보내주시는 관객 분들의 얼굴이 보여요. 저는 이때가 가장 행복해요. 박수를 받아서가 아니라 관객들이 작품을 보고 얼마만큼의 감동을 받으셨는지가 느껴지거든요. 이것이 제가 무대에 서는 가장 큰 원동력 이예요”

정선아 동문은 만남의 모든 부분에서 사랑스러움이 가득했다. 특히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동악의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로 ‘노력과 열정으로 준비된 자에게 언젠가 꼭 기회가 온다’는 이야기를 꼭 전해달라고 당부했다.

어린 시절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했던 그녀는 ‘뮤지컬 배우’라는 꿈을 가지게 된 순간부터 끊임없이 필요한 소양을 얻고자 노력했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열정적으로 여러 뮤지컬 오디션을 두드렸다. 그랬더니 정말 축복처럼 10대였던 그녀에게 뮤지컬 렌트의 주연기회가 주어졌다는 것이다.

‘준비된 자에게는 기적 같은 기회가 찾아왔을 때 그 기적을 현실로 만드는 힘이 있음을 반드시 잊지 말라’는 이야기를 동악의 후배들에게 꼭 전하고 싶다고 했다.

자신에게 기라성 같은 선배들처럼 후배들의 앞길을 함께 비추어줄 수 있는 동문이 되고 싶다는 정선아 동문. 앞으로 그녀가 어떤 노래와 이야기로 우리를 다시 찾아 올 지 기대된다.
 

정선아 동문 주요 수상내역

△2003 동국대학교 연극영상학과 입학
△제2, 3회 더 뮤지컬 어워즈 여우조연상
△제4회 더 뮤지컬 어워즈 인기스타상
△제16회 한국뮤지컬대상 인기스타상
△제7회 골든티켓어워즈 뮤지컬 여자배우상
△제7회 더 뮤지컬 어워즈 여우주연상
△제19회 한국뮤지컬대상 여우주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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