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지원센터가 우리대학의 학생취업률과 관련된 통계자료집을 발간했다. 이 자료집에는 학생취업과 관련된 각종 지표와 통계자료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예를 들어 학과별 취업률 순위나 단과대학별 취업률, 경쟁대학 경쟁학과와의 취업률 비교, 남녀 취업률의 차이, 취업자 특성 분석 등 학생들이나 교수, 직원들이 참고해봐야 할 유의미한 자료가 많이 담겨 있다. 이 자료집에 수록된 학생심리상담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재학생들은 대학생활에서 가장 어렵게 느끼는 문제로 진로설정을 꼽았다. 또 졸업 후 희망하는 사회진출 1순위는 역시 압도적으로 취업이었다. 이같은 조사결과는 학생들이 대학에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많은 사람들이 대학은 취업과 관련된 기술을 가르치는 학원이 아니라고 말한다. 대학은 전공을 깊이 있게 연구하고 학습하는 진리의 상아탑이라고도 주장한다. 틀린 말이 아니다. 대학이 단순히 일자리를 찾을 수 있게 해주는 취업학원이 아님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대학이 구직을 위한 취업학원이 아니라는 자기규정이 졸업생들의 취업을 도외시해도 된다는 면허는 아닐 것이다. 진리를 구하고,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고, 윤리적으로 튼튼한 중심을 가진 전인적(全人的) 인간을 기르는 일과 취업을 한다는 일이 상반된 가치가 아니라는 뜻이다. 오늘날의 젊은 세대들이 원하는 것은 진선미(眞善美)의 지고지순한 대학의 존재이유를 거부하거나 타락시키겠다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가치를 세울 수 있는 학생들의 사회진출을 대학이 도와줄 수 있을 것이란 작은 희망이다. 우리는 이번에 발간된 자료집을 보며, 취업률 통계를 통해 특정 학문분야나 학과의 우열을 가리지 않기를 바란다. 뿐만 아니라, 학문의 순수성을 운운하며 제자들의 취업문제가 남의 문제인양 도외시하는 스승도 없기를 희망한다. 

학문은 그 자체로 고귀하거나 순수한 것이 아니다. 학문은 거짓을 버리고 참을 향하고자하는 끝없는 자기검증과 부단한 연구와 노력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그 순수성을 인정받는다. 또 학문의 후속세대를 양성하고 졸업생들이 자기 전공분야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기며 사회에서 능력을 발휘할 때 그 진정한 가치를 평가받는다. 이번 취업률 통계는 우리대학이 학생들의 사회진출에 있어 어떤 점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자료다. 이번 자료집을 통해 해당부서인 취업지원센터는 물론 각 학문분야의 교수들이 제자들의 사회진출에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쏟아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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