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진희 다르마칼리지 교수

2013년 연구년을 독일에서 보내게 되면서 풍력, 태양광, 바이오매스 에너지를 활용하여 마을에 필요한 전력 100%를 생산하는 곳을 둘러볼 기회가 있었다.

제주도나 대관령에 세워진 풍력 발전기들이나 몇몇 건물 옥상에 세워진 태양전지판만 보아온 우리로서는 2500가구가 사는 마을에서 가구에서 필요로 하는 전기보다 더 많은 전기를 생산한다는 것이 잘 믿어지지가 않았다.

그러나 실제로 2011년 5월 17기의 핵발전소 가동을 2022년에 완전히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독일에서는 재생가능에너지만으로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하는 마을 실험들이 곳곳에서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었던 것이다.

세계에서 아름다운 성 중의 하나로 알려진 노이슈반슈타인 성이 있는 휘센에서 1시간 정도 거리로 떨어져 있는 빌트폴트리츠라는 마을은 마을에서 생산하고 있는 전력이 소비하는 전력량보다 많았다.

독일 알프스 지역에 속하는 빌트폴리츠 마을에는 마을 주민들이 직접 은행 융자와 자신들이 저축해 놓은 돈으로 7기의 풍력 발전기를 설치하였다. 또한 빌트폴리츠 면장의 제안으로 주민들이 공동으로 태양전지판을 저렴하게 구입하여 면사무소 건물을 비롯 200여 주택 지붕에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고 또한 마을 건물 지하에 펠릿 난방 시설도 갖추었다.

이렇게 하여 2013년 현재 빌트폴리츠 마을은 마을에서 사용하는 전력보다 3배가 넘는 전력을 생산해서 전력망을 통해 전력을 판매하고 있었다. 이 전력 판매로 벌어들이는 돈이 한해 500만 유로(약 70억)에 달하고 있었다.

독일에서 이렇게 재생가능에너지로 전기를 만드는 일반 시민들의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자신의 집 지붕 위에 태양전지판을 설치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여러 사람들이 협동조합을 만들어 자본을 모은 후에 이웃 학교 지붕을 빌려서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었다.
이런 사람들은 한결같이 미래 세대에 부담을 주는 핵발전 전기를 사용하지 않으려면 시민들이 직접 지역의 에너지원, 즉, 태양이나 바람, 생물 에너지를 이용해 전기를 직접 생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대답했다.
그저 핵발전 반대라는 구호만 외쳐서 세상이 바뀌지는 않는다는 것이었고 태양전기 기술이나 풍력 발전 기술 등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을 직접 이용해서 전기를 생산해야 핵발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돌아오고 나서 시간에 쫓기면서 에너지 생산자가 되어본다는 계획을 아직도 실천하고 있지 못하지만 조만간에 실천을 할 생각이다.

가뜩이나 좁은 국토에 빼곡하게 들어서 있는 핵발전소를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해서는 내가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아보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아파트 베란다에 작은 태양광 발전소를 세워보는 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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