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 아닌 경험 위해, 일단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도전”

▲ 전은솜 양(좌) / '인페이스(Inface)'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한 임팩트팀 팀원(우)

   실종아동과 부모의 얼굴을 매칭시켜주는 ‘Inface’어플로 ‘이매진컵 코리아 파이널’ 1위 차지

  우리학교 전은솜(전자전기공학부 4)이 MS사가 주최하는 ‘2014 이매진컵 코리아 파이널’ 월드시티즌쉽 분야에서 영광의 1위를 차지하였다. 전은솜양이 팀장을 맡은 임팩트 팀은 '인페이스(Inface)'라는 어플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였다. 이 어플은 실종아동과 부모간의 얼굴을 객관적인 공학데이터로 재구성하여 비교함으로써 실종아동 가능군 범위를 좁혀준다. 이 정확도가 단순 사진비교 만으로도 95%를 넘었으며, 성별, 실종시점, 실종위치와 같은 추가적인 개인정보를 입력 시 100%에 가까운 정확도를 자랑한다. 큰 대회에서 1위를 하기까지의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 전은솜양을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제 오는 6월에 ‘이매진컵 월드 세미파이널’이 남아있다. 한국 대표로써 출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은솜양은 남다른 책임감과 열정을 드러냈다. “현재 어플의 단점 보완에 집중하면서 꾸준히 대회 준비를 하고 있어요. 신상정보 보안을 더 철저하게 해서 안정성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이 어플의 가장 중점인 매칭의 일치율을 높이기 위한 준비를 아주 구체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회 이후 개발자로써 이 어플이 어떻게 상용화 되었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전 세계인이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어야하고, 라이센스를 취득해 이 어플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고 싶다는 야무진 대답을 하였다. 가히 공익성을 가장 중시하는 월드시티즌쉽 분야에서 1위를 한 개발자의 모습다웠다.


  작년 10월부터 팀원끼리 매일같이 만나며 대회를 준비했다는 은솜양.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디어를 내는 것부터 2달 가까이 고민을 했어요. 세계 인을 대상으로 세상에 없는 것을 창조해야 되는데, 그 자체가 어려움 이었어요” 은솜양의 이야기는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딱 어울렸다. “영상처리 관련 분야 많지 않아 도움을 요청할 만한 곳이 많지 않았어요. 다행히 저희 과 박강령 교수님께서 굉장히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뿐만 아니라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어 내야하기 때문에 스스로 모든 부분에 다 신경 써야 했어요. 단 1줄의 에러를 고치는데 일주일이 걸리기도 했죠.”

  은솜양은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그만큼 운도 많이 따랐다는 말을 덧붙이며 특유의 환한 미소를 지었다. 노력과 운 그리고 팀워크의 3박자가 착착 잘 맞아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다른 학교 학생 3명과 함께 구성되어진 임팩트팀은 무언가를 결정해야할 순간에는 다행히 모든 팀원들의 마음이 잘 맞아 떨어졌다고. 필자는 은솜양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하늘은 노력하는 자를 돕는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대회 준비 과정에서 어려움보다 얻은 것이 더 많다는 은솜양. 사실 어플 개발 분야는 전자전기공학부와는 상관이 없는 분야이다. 이번 대회 준비를 하면서 무관심했던 분야였던 ‘영상처리’ 분야에 대한 궁금증과 흥미가 생겼고, 대학원 진학을 결정하는 큰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이 대회전의 은솜양은 뚜렷한 목표 없이 대기업 취업의 목표만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보통의 대학생들과 다름없었다. 이번 대회 출전은 은솜양에게 ‘터닝포인트’가 되어주었다. 또한 본인의 태도에도 변화가 생겼다고 하였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자신감과 추진력을 얻게 되었어요. ‘내가 이걸 어떻게 해’하는 생각이 ‘그래도 한번 해보자’하는 생각으로 변했어요. 사실 이 대회 참가자 중에는 소위 명문대를 다니는 친구들이 많이 있어요. 하지만 그런 대학 브랜드 네임은 사실 중요한 게 아니에요. 중요한 건 스스로 하고자하는 태도와 추진력예요.”


  필자는 은솜양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번 대회에서 입상하기까지 이미 많은 경험과 스펙을 쌓았을 거라는 예상을 했다. 이전에 어떤 스펙을 쌓아왔냐는 질문에 은솜양은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교내에서 하는 기술보고서 작성 대회에서는 1등을 한 적이 있어요. 하지만 다른 큰 대회에 출전한 적은 없고 몇몇 유명한 공모전에는 참가했지만 입상은 하지 못했어요. 그러던 중 친구의 권유로 MS사에서 주관하는 학생파트너 프로그램 활동에 참가하게 되었어요. 스펙을 위해서 참가했다기보다는 그냥 재밌어보여서 큰 고민안하고 참가했어요.” 필자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고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대회에 참여할 당시에도 팀장인 은솜양은 팀원들에게 스펙을 위해서 이 대회에 나간다는 생각은 하지말자고 했다고 한다. “스펙만을 위해서 대회에 나가는 것은 너무 위험부담이 큰일이라고 생각해요. 입상할지 안할지 모르기 때문이죠. 하지만 정말 내가 해보고 싶어서 대회에 나가는 것은 입상하지 않더라도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거예요. 더욱 더 열심히 참여할 의지도 생기구요.”


  은솜양은 현재 학석사 연계 과정으로 전기전자공학부 박강령 교수 연구실에서 공부중이다. 다음 학기부터 본격적으로 대학원에서 공부하게 되는데, 머지않아 프로그래머가 될 은솜양에게 프로그래머가 가져야할 태도와 덕목에 대해 물어보았다. "아이디어를 실제기술로 현실화 할 수 있는 프로그래머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아이디어의 현실 가능성이 중요한 거죠. 또한 프로그래머에게는 스스로 찾아보고 물어보고 배워가는 적극성이 중요한 덕목인 것 같아요."


  인터뷰를 하는 내내 은솜양은 즐겁게 자기 얘기를 풀어나갔다. 듣는 필자의 입장에서도 대회 준비과정의 생생함과 은솜양이 현재 어떤 태도로 대회에 임하고 있는지가 느껴졌다. 마지막으로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은솜양은 쑥스러운 듯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나갔다. “먼저 자기가 하고 싶은 활동을 최대한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저는 밴드 동아리 활동도 열심히 했고 아르바이트도 추천하는 입장이에요. 또 한 번쯤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에 푹 빠져봤으면 좋겠어요. 하고 싶은 활동을 다 해봐야지 후회가 없고 진정으로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찾을 수 있어요. 처음부터 ‘난 못해’라는 생각보다는 ‘일단 한번 시도해보자’라는 태도를 가지고 있어야 해요.”


  지난 10월부터 지금까지 대회 준비를 매일같이 해오고 있는 은솜양.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애정이 없으면 지칠만한 긴 시간이다. 은솜양은 열정 하나로 꾸준히 전진해나가고 있는 중이다. 은솜양과의 인터뷰에서 필자는 대학생이 가져야할 태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자신이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모르는 채, 혹은 알면서도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못 본 척 사회가 요구하는 스펙을 무작정 뒤쫓는 대학생들이 많은 것이 우리 사회의 불편한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머리가 아닌 마음속에서 들려오는 이야기에 한 번쯤 귀 기울여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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