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이데아에 대한 오래된 논쟁

 

"인생에는 허다한 모순이 있지만, 그것을 해결할 것은 사랑뿐이다." 러시아의 소설가 톨스토이가 남긴 구절이다. 이처럼 사랑은 현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는 어떤 것이자, 청춘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가 되어왔다. 사랑에 대한 논제는 우리 주변 어디에서나 존재해 왔으며 사랑에 따른 인간의 심리적 요소는 많은 문화예술의 기초 근간이 되고 있기도 하다.

이와 같은 현대인의 사랑에 대한 고민에 플라톤의 '향연'은 다양한 시각에서 화두를 던진다. '향연(響宴)'은 플라톤의 중기 대화편 중 하나로 '파이돈'에 이어 쓰여졌다고 추측된다. 기원전 416년 아테네의 비극 작가인 아가톤이 비극 콘테스트에서 우승한 것을 축하하는 연회가 벌어지는데 이 자리에 참석한 파이드로스, 아리스토파네스, 소크라테스, 알키비아데스 등의 철학자들이 자신이 생각하는 에로스(사랑)에 대해 이야기한 것을 모은 것이다.

"사랑의 신 '에로스'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면서도 그에 맞는 찬양을 받은 적이 없으니, 오늘은 에로스를 찬양하는 것으로 논제를 정합시다."라는 구절로 '향연'은 본격적인 전개를 펼친다. 이어 연사들이 '에로스' 즉 '사랑'에 대해 연설하는 것을 그 중 한사람인 아폴로도로스가 전달해주는 형식으로 독자로 하여금 '사랑 그 자체'가 가지는 의미들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향연' 속 연사들의 에로스, 즉 사랑에 대한 찬미는 그들 각각의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된다. 한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물불을 가리지 않게 되는 사랑의 본질을 들어 사랑은 '강한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또 다른 이는 사랑은 건강과 질병, 재해와 번영 등 만물을 다스리는 것이며 이에 깃들어 있다고 말한다. 또 한 사람은 인간은 원래 두 사람이 하나였는데 쪼개진 것이므로 에로스, 사랑을 통해 합일을 이루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다른 이는 사랑이 용기와 자제력, 올바름, 예술적 창조력 등의 근원이라고 답한다.

이에 플라톤의 스승이었던 소크라테스는 '사랑이란 선하고 아름다운 것을 영원히 소유하려는 욕구'라 표현다. 사랑 그 자체가 선함과 아름다움을 가졌다기보다 인간은 그것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에 사랑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플라톤에게 있어 '이데아'는 그의 철학의 정수라 할 만큼 중요시되는 요소가 되어왔다. 이러한 그의 '이데아'또한 '향연' 속 소크라테스와 연사들의 이야기를 통해 에로스와 연결되어 등장한다.

고전의 묘미는 읽는 자의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데에 있다고 본다. 에로스에 여러 시선을 던지는 '향연'을 통해 우리 곁에 다양한 방식과 형태로 존재하는 '사랑'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덧붙여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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