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지현 변호사, 법학과04졸

후배여러분 이렇게 지면으로나마 먼저 반갑다는 인사를 합니다. 전 2002년도에 사법 시험 1차를 합격하고 그 다음해인 2003년도 에 2차 시험에 응시를 하였습니다.

보통 1차를 합격하면 2차 시험 응시 기 회가 2번 주어지는데 1차 합격 후 약 1년 정 도 준비를 해서 다음 년도에 합격을 하는 것 이 대부분입니다. 전 당시 비교적 1차 시험 을 쉽게 합격하여 스스로 자만심도 갖게 되 었고 자연히 2차 시험 공부도 그렇게 열심 히 하지 않았습니다. 2차 시험은 4일 동안 매 일 두 과목씩 시험을 보는데 한 과목 시험을 치르고 점심을 먹은 후 다른 한 과목을 치르 게 됩니다. 전 머리가 맑아야 시험을 잘친다 는 나름의 자기합리화를 하며 시험 전날에 도 남들은 모두 다음날 시험 준비로 거의 밤 을 새다시피하는데 일찍 잠자리에 들어 다 음날 늦잠까지 자는 여유를 부렸고, 시험 중 간 먹는 점심도 어찌나 맛있던지 남김없이 다 먹었으며, 남는 시간에도 남들 다 다음 과목 공부하는데 “뭐 지금 공부한다고 되겠 어? 어차피 주관식인데...” 라는 생각에 여유 를 부렸습니다. 이렇게 4일 시험을 끝내고서 든 생각은 왠지 떨어질 것 같다는 것이었습 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해 다시 1차를 쳐서 합격 을 하였고 저에겐 2번의 2차 시험 응시 기회 가 주어졌습니다. 전 제가 실패한 이유가 뭘 까 곰곰이 생각해보다 왠지 시험에 대한 예 의를 지키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 니다. 그래도 나름 어려운 시험인데 최선은 다해봐야하지 않겠는가라는 판단이 들었 고 이왕 하는거 후회없이 최선을 다해 일찍 합격하자고 결심하고 정말 최선을 다하였습 니다.

특히 시험 기간 동안은 4일을 합쳐 잠을 잔 시간이 채 8시간도 되지 않을 정도로 열 심히 했습니다. 첫날 시험을 치르고 독서실 에 앉아 다음날 시험 과목을 공부하는데 잠 을 못 자 머리는 멍하고 몸은 여기저기 쑤시 고 새벽 2시가 되니 주위에 사람은 아무도 없어 텅 빈 독서실에 혼자 앉아 책을 보고 있자니 눈물이 주르륵 흘렀습니다. 점심도 입 맛이 없어 거의 먹지를 못해 초콜렛만 겨 우 먹으며 버텼고 답안지도 1줄 짜리를 가 운데 줄을 그어서 2줄로 만들어 빽빽이 채 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시험을 치르고 나 오면서는 끝났다는 홀가분함에 웃었고 그 동안의 고생이 생각나 울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렇게 최선을 다한 까닭에 이번에 떨어지면 깨끗이 포기하자고 결심 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 해 전 합격을 했 고 지금까지 변호사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사법시험을 준비하면서 수험생 사이에서 떠 도는 격언 같은 것이 있습니다. 바로 ‘운칠 기삼’인데 시험 합격엔 운이 70%, 노력이 30%라는 말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결 국 운이라는 것도 노력하는 사람에게 따라 온다는 생각이 듭니다. 변호사로서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처음엔 패소가 예상되더라도 변론을 종결하는 시점에 제가 최선을 다했 다는 느낌이 들면 이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모든 건 자신이 노력하기에 달렸고 이건 빈 말이 아니라 여러분 스스로도 살면서 깨우 칠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젊고 무한한 가능성이 있습니 다. 노력은 절대 배신하지 않으니 모두들 최 선을 다하시어 자신들이 원하는 꿈을 이루 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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