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키우는 것이 불교키우는 길”

 

지난달 20일 일산 바이오메디캠퍼스 착공식 이 열리던 날. 오전 11시 지팡이를 짚은 노(老)스 님이 대학본관을 찾아왔다. 허름한 모자를 쓰고 맨발에 운동화 차림이었다. 스님은 기부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마침 기숙사 착공식이 있다는 말 을 들은 스님은 “현장을 보고 싶다”며 김희옥 동 국대 총장 일행과 학교 버스를 타고 따라나섰다. 경기도 일산 기숙사 공사 현장을 둘러본 스님은 “학생들을 잘키워야 나라도 잘되고 불교도 잘된다”며 품에서 수표 몇 장을 꺼냈다. 적금 통장 뒤에 접힌 수표의 금액은 1억원 짜리 석장, 모두 3억원이었다. 봉 투도 없었다. 함께 자리했던 학교 관계자들은 깜짝 놀랐다. 기부약정 식이나 사진 촬영도 거절했다. 연락처나 거처도 밝히지 않았다. 다만 “재물은 죽을 때 가지고 돌아갈 수 있는 게 아니니 가지고 있는 건 다 주고 가고 싶다”고 말했다. 스님은 “사찰까지 모셔다 드리겠다”는 학 교 측의 요청도 거절했다. 올 때 그랬던 것처럼 지팡이를 짚고 종로 근 처에서 차에 내려 걸어 돌아갔다. 혹시 불편해 하실까 따라가던 교직 원에게 “더는 따라오지 말라”며 “내가 언제까지 살지 모르지만, 돈이 모이면 다시 오겠다”고 말했다. 스님은 2000년에 1억원, 2002년에도 2 억원을 내놓고 사라진 것으로 밝혀졌다. 학교측은 이 돈을 인재육성 기금으로 사용해 스님뜻을 받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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