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학년도 학위수여식이 열린 21일 중강당. 학위를 받는 석·박사들과 공로상을 받는 학부생 대표들이 자리를 메우고 있었다. 팔정도에는 많은 졸업생들과 가족들로 발디딜틈이 없었다. 여기까지만 보면 우리대학 졸업식은 여느 대학과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공과대를 졸업한 서 모(00학과) 양은 “강의실에서 열린 학과 졸업식에는 교수님도 참석하지 않고 학위증도 각자 학사운영실에서 받아가라는 이야기만 들었다”며 “대학생활의 마침표를 찍는 날인데 홀대받는 거 같아 서운하다”고 말했다. 같은 공과대를 졸업한 박 모(00학부)군도 “졸업식 행사에 참여하고 싶으면 알아서 중강당으로 가라는 공지를 받았다”며 “교수님께 인사드리고 싶었지만 해외여행 중이라 졸업식장에 나오시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군도 학위증은 학사운영실에서 받았다.

기자가 15개 정도 학과에 문의한 결과 북한학과와 생명과학과 등의 교수들만 모두 참석했을 뿐 나머지 학과의 경우 절반 정도의 교수들만이 졸업식장을 지킨 것으로 나타났다. 언젠가부터 졸업식은 학생들과 가족들끼리 사진촬영을 하는 가족행사로 전락한지 오래다. 졸업식은 배움의 길을 마치고 사회로 첫 발을 내딛는 뜻 깊은 행사다. 미래를 향한 장도에 오르는 졸업생들에게 은사들과의 석별의 정을 나눌 시간은커녕 학위증만 사무실에서 찾아가야 하는 현실은 씁쓸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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