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와 구성 안정적…내용부분은 식상

조금만 더 다듬었으면 참 좋은 작품이 될 투고작이 여럿이었다. ‘유미건조’는 꽁트 수준의 두 삽화를 병렬시킨 듯한 느낌이 아쉬웠고, ‘안전’은  제목과 결말부분이 좀 맥 빠졌다.

‘투입 중단’은 ‘나’를 여성으로 착각하면서 읽게 만들 필요가 없어 보이고, 도입부 첫 단락이 혼란스러웠다. “현실적인 죽음” “본질적인 외로움과 소외감” 등의 표현도 다시 생각했으면 한다.

‘리본’은 애니멀로이드 플랜토로이드 등을 상정하는 과학적 상상력이 돋보였지만 장광설과 사건전개가 좀 지루했다. 분량을 좀 줄여보길 바란다. ‘살인의 기술’은 발상이 참신하고 의욕적이었지만 네안데르탈인 시기와 현재의 사건을 교직시키는 능력이 좀 부족했고 정치풍자는 더 치열했으면 싶었다.

‘안나의 방’은 취업난 속에 스펙 쌓기로 내몰리는 청춘과 탑골공원의 노인을 상대하는 늙은 매춘부의 만남을 그렸다. 문체와 구성이 두루 안정되었지만 사건은 다소 식상했다. 셋 중에서 고민했지만 ‘안나의 방’의 안정감을 당선으로 민다. 희곡분야의 ‘벌’은 흥미로운 시도였지만, 도입부가 지루하고 인물은 너무 상식적이면서 극단적 대립구도이어서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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