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모작들 표현 수준 탁월하지만 다소 산만

이번에 동대문학상 시부문에 응모된 작품의 편수는 총 34편으로 그다지 많은 편수의 작품이 투고되었다고 할 수는 없다.

투고작이 적은 것은 신춘문예 등 각종 문학상의 응모 시기가 동대문학상 시부문의 응모 시기와 중복되어 있어 등단을 지망하는 많은 재주 있는 시인 지망자들이 신춘문예 등의 준비를 위해 투고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신춘문예 투고 시기와 중복되지 않았다면 좀 더 좋은 작품을 심사과정에서 접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쉽게 지울 수 없다.

투고작 중 당선작이 될 만한 수준에 있는 작품은 ‘앵무새 부리를 뽑는 당신에게’외 3편, ‘손님’ 외 2편, ‘화해’ 외 2편, ‘퇴원’ 외 2편, ‘구토하는 아침’ 외 2편, ‘숲 속의 빨간 옷을 입은 여자’외 2편 등 여섯 명 투고자의 19편이었다.

대체로 언어를 다루는 수준과 시적 묘사를 만들어내는 수준들은 모두 탁월하지만 산만하거나 절제되지 않은 언어구사, 환유적인 기법의 무절제한 사용으로 인한 의미혼란을 조절하지 못하는 점 등이 단점으로 보였다.

최종 당선작은 ‘앵무새 부리를 뽑는 당신에게’ 외 3편과 ‘손님’외 2편 중에서 선정했는데, ‘손님’ 외 2편은 절제된 언어, 시적 포에지 등에서 훌륭한 장점이 많이 보였지만, 시상이 비교적 단순하고 적극적으로 펼쳐지지 못한 아쉬움이 남았다.

‘앵무새 부리를 뽑는 당신이게’ 외 3편의 경우는 시적 포에지 창출, 언어 구사력 등이 좋았지만 시적 전개의 상투성이나 작품 간 차별성이 적은 점이 단점으로 보인다. 4편 중 ‘빗소리가 들리는 날에는’ 형식적으로는 보다 안정적이었고 상대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와 시적 정서가 명징하여 당선작으로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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