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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3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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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나 교수의 문화산책] 그래비티우주적으로 사유하며 땅 위에 살기

한 여성이 정처없이 우주 미아로 떠돈다. 자살시도를 할 정도로 고통스럽게 부유하며 악전고투를 벌인다. 생사와 시공이 하나로 돌아가는 간단한 서사와 광대한 우주 풍광은 간담을 서늘하게 자극한다. 강렬하고 광대하며 미세한 ‘그래비티’는 극장가를 강타하며 우주를 보여준다. 

오랜 세월 대우주와 소우주를 하나로 돌리는 영화를 상상해 온 알폰소 쿠아론감독은 할리우드 대제작사 워너 브라더스의 투자로 우주적 생사론을 그려낸다. 지구의 삶에 대한 애착이 없는 회의적인 한 여성, 우주 허블 망원경 수리에 전념하는 주인공 라이언 스톤(산드라 블록). 강력한 이름처럼 그녀의 몸 또한 단단한 허벅지 근육을 비롯하여 견고하다. 근질거리는 여배우 몸 이미지로 넘쳐나는 영화세상에서 쿠아론감독이 여성의 몸을 인간의 몸으로 보여준 게 고맙기조차 하다. 여성을 욕망대상으로 삼는 영화관습에 편승하여 흥행을 노리는 워너 브라더스의 간청을 상당부분 무시하며 단순간결한 깊이로 승부수를 띄운 ‘그래비티’는 SF영화의 매혹에 또 하나의 정점을 찍는다.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에서 ‘프로메테우스’로 이어지는 인류의 기원 탐구, 광활한 우주 저편 시공이 하나로 돌아가는 웜홀을 지나 우주 생명체와 접속하는 ‘콘택트’의 황홀, 우주 파괴자 인류를 깨우쳐주는 우주 대자연의 매혹 ‘아바타’의 접신 경지! ‘그래비티’는 한 여성의 고독한 투쟁으로 우주와 지구를 연결한다. 중력으로 땅 위에서 하늘 저 멀리 우주를 보면서도 지구란 푸른 별을 오염으로 뿌옇게 만드는 우리에게 우주적 사유는 SF영화만의 몫은 아니다. 댓글 논란에 대단한 드라마를 연출한 이번 국정감사 한편에서 우리의 세금으로 우주로 간 이소연의 향방이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한국 최초 우주인 배출 및 유인 우주기술 확보를 위해 256억원 가량이 투자됐다. 그 결실인 이박사가 미국에서 MBA 과정을 밟는 것은 우주적 과업이 일회성으로 추락한 것이라는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글을 쓰는 이 순간, 10월 30일 오전 6시 50분경 3단계 태양흑점 폭발 현상이 발생했다고 밝히는 속보가 떴다. 이번 폭발은 지난달 25일 이후 5일 동안 연이어 총 4회 발생한 것으로 지구자기장 교란 상태로 일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한다. 상황이 이러하니, 그래비티(중력) 속에서 사는 오늘도 하늘 저편 멀리 바라보며 우주적 사유를 하는 해방감도 맛 볼 우주적 자유와 권리가 지구적 존재인 나와 당신에게도 있다.

팁: 색즉시공, 공즉시색의 우주론, ‘무로부터의 우주’ (로렌스 크라우스 지음, 박병철 옮김)도 우주적 사유에 도움이 될 것이다. 

유지나 교수  영화영상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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