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의 도서관 ‘사람 책’이 들려주는 인생이야기

▲이건열 야구부 감독이 야구 팬 여학생에게 야구 사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전영일 건축학과 교수가 중앙도서관 3층 불교학 세미나실에서 ‘해외여행과 인문 사회적 이야기의 결합’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멘토 라이브러리’를 진행했다.

전 교수는 “해외여행과 인문학은 어떤 관련이 있나요?”라는 학생의 질문에 “우리는 주로 자연과 도시를 보러 해외여행을 가는데, 모든 건축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인문 사회적 시스템이 들어가 있다. 예를 들면 피렌체에 가면 큰 돔이 보인다. 그 돔이 왜 거기 있을까, 왜 크기가 저럴까. 돔은 어떻게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나. 그런 역사적인 배경을 알고 보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대답했다. 멘토를 대출한 5명의 학생들은 ‘휴먼북’과 마주앉아 자유로운 대화로 전 교수의 경험을 읽을 수 있었다.

요즘 중앙도서관(관장=계환 스님)에는 혼자 종이책을 읽는 학생들도 있지만, 테이블에 둘러 앉아 휴먼북을 마주하는 학생들이 있다. 책이 아닌 사람을 빌린다는 ‘멘토 라이브러리’ 프로그램이 지난달 15일부터 중앙도서관에서 진행 중이다. 말 그대로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 정보, 지식, 경험을 서로 소통하는 ‘휴먼 라이브러리’개념은 덴마크 사회 운동가 로니 에버겔이 제안했으며, 빠른 속도로 전 세계에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지난 2010년 국회도서관에서 처음 소개 됐고, 현재 노원구 도서관에서 최초로 상설 운영 중이다. 대학들 사이에서 1회성 행사로 인기를 끌며 번지고 있으며, 고려대 기획 동아리 KUSPA가 선보인 적 있다. 중앙대도 휴먼 라이브러리를 통해 사회적 소수자들과 대학생이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우리대학의 ‘멘토 라이브러리’에서는 이건열 야구부 감독, 유지나 영화영상학과 교수, 정유진 Street coffee 사장 등을 비롯해 12명의 ‘휴먼북’이 학생들의 열람을 기다리고 있다. 가장 인기가 높았던 휴먼북은 유지나 영화영상학과 교수였다. 유 교수는 ‘호모루덴스, 놀이하는 인간’이라는 주제로 “인간은 원래 노는 거다. 공부와 일을 분리시키지 말고 놀이처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프로야구 인기와 전국대회 3관왕의 신화를 기록한 이건열 야구부 감독도 대출 1순위 였다. “스타급 야구 선수들에게 어떤 공통점이 있나요?”라는 학생의 질문에 “정말 스타가 되는 선수들은 운동에 대한 욕심이 많다. 야구뿐만 아니라 어디서든 부지런한 사람이 크게 된다”고 대답했다. 휴먼북들은 일반 강의와 다르게 주제를 벗어나는 질문에도 인생 선배로서 따뜻하게 조언하고 격려했다. 유지나 교수를 대출한 류동균(산업시스템공학과4) 군은 “강의 시간에 하기 어려운 질문까지 눈치 보지 않고 할 수 있어 편안했다. 앞으로 남은 휴먼북을 더 만나 볼 생각이다”라고 휴먼북과의 만남을 반겼다.

‘멘토 라이브러리’는 중앙도서관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오는 29일까지 신청할 수 있다. 대출신청자는 10명 이내로 구성된 클래스별로 정해진 시간에서 원하는 휴먼북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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