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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 전엔 모르는 ‘귀로 듣는 책’의 매력팟캐스트ㆍ라디오 중심으로 조용한 인기몰이
  • 김현수 문화부
  • 승인 2013.10.07
  • 호수 1544
  • 댓글 0
   
▲EBS 공개방송 ‘낭독의 힘’은 저자와 낭독자, 관객이 한 공간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며 듣는 독서의 즐거움을 공유하는 자리다. (사진출처=EBS 낭독의 힘)

“모옌이 묘사력이 상당하잖아요. 그 중에서 고모가 엄청난 여장부임에도 불구하고 개구리를 무서워하잖아요. 그것도 굉장히 상징적이죠. (중략) 개구리가 ‘아기’라는 뜻도 있는데다 여자 허벅지를 닮았다는 뜻은 자기가 낙태했던 기억을 상기시키니까 죄의식 때문에 개구리를 두려워하게 된, 하나의 상징이라 볼 수 있어요(영화평론가 이동진).”

“인간의 조상이 개구리 일지도 모르겠다는, 그런 얘기가 나올 정도로 이 소설에서는 개구리가 곧 인간이라는 등식이 생기는 것 같아요(소설가 김중혁).”

대학의 중어중문학 강의실에서 들리는 말들이 아니다. 학술 세미나의 대화록도 아니다. 바로 팟캐스트 ‘이동진의 빨간책방’의 두 진행자가 나눈 담소를 옮겨온 것. 두 남자는 진지한 목소리로 깊이 있는 해설을 내놓다가도 쉴 틈 없이 위트 섞인 수다를 주고 받는다. 2시간에 달하는 방송분량이지만 이들의 책 이야기를 듣다 보면 눈 깜짝할 사이에 한 회가 끝나 버린다.

요즘 책벌레들은 귀로 책을 읽는다. ‘책 읽어주는 방송’의 인기는 인문학 열풍을 타고 수그러들 줄 모른다. 라디오를 켜거나 팟캐스트를 다운받으면 어디서나 책을 ‘들을’ 수 있다. 과거 전기수가 길거리에서 이야기보따리를 풀었던 것처럼, 홍대 등에선 사람들에게 책을 들려주는 낭독회도 심심찮게 열리고 있다.

‘귀로 듣는 책’ 열풍의 중심은 인터넷 방송과 팟캐스트이다. 소설가 김영하가 책을 읽어주고 쉽게 풀이하는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 일반인 3명이 함께 역사책을 읽는 프로그램인 ‘역사책 읽는 집’ 등이 꾸준히 등록되고 있다. ‘이동진의 빨간책방’, ‘라디오 책다방’, ‘북뉴스 어서옵쇼’ 등은 출판사에서 기획한 팟캐스트다. 이들은 출판사에 구애받지 않고 책에 관한 궁금증을 풀거나 출판계 뒷이야기를 들려 준다. ‘빨간책방’과 ‘책 읽는 시간’은 팟캐스트 예술 분야 순위에서 꾸준히 상위권을 지키는 등 인기가 높다.

라디오에선 EBS의 프로그램 편성이 돋보인다. 방송 시간의 절반 가까이를 책 관련 콘텐츠로 채워 넣은 것. ‘어른을 위한 동화’, ‘라디오 연재소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책을 소개하고 시, 소설 등을 읽어준다. ‘라디오 연재소설’은 유명 작가의 미공개 신작을 낭독 형식으로 읽어주는 프로그램이다. 또 공개 방송 ‘낭독의 힘’을 통해 작가와 낭독자, 관객이 한 공간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북뉴스 어서옵쇼’를 진행하는 문학평론가 허희는 “듣는 독서가 호응을 얻는 것은 지적 포만감을 채워 주는 동시에 책을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독서 공동체에 속해 있다는 만족감을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듣는 독서 문화는 양적으로 팽창하기는 힘들겠지만 독자들의 수 많은 욕구를 수용한다면 깊이 있는 발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문화부  witness@dongguk.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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