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학교‘하람’의 회원들. 왼쪽부터 윤희성(경제3), 장신옥(영어영문1), 이성남(한국어교육센터, 24세), 이강혁(경제4).

이번 한글날은 더 뜻 깊다. 23년 만에 한글날이 공휴일로 재지정돼 우리의 한글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됐다. ‘특별한’ 한글날을 맞아 동악에서 7년째 한글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동아리 ‘한글학교 하람’(이하 하람)을 찾았다.

지난달 28일 혜화관 강의실은 하람의 수업 열기로 뜨거웠다. 토요일 오전, 주말 수업이 지루할 법도한데 피부색이 다른 학생들은 서로를 보며 웃음꽃을 피우고 있었다. 쉬는 시간, 중급반에서 능숙한 한국어로 대화를 이어가고 있던 보조교사 이강혁(경제4), 윤희성(경제3) 군과 외국인 학생인 장신옥(중국, 영어영문1), 이성남(중국, 한국어교육센터 24세) 양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먼저 기자는 막힘없이 한국말을 구사하는 장신옥, 이성남 양의 비밀(?)을 이강혁 군에게 물었다. 이 군은 “이 친구들은 하람의 중급반 학생들이에요. 중급반 이상 학생들은 한국어 실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한글 교육보다는 한국 문화체험 위주의 시간을 갖습니다”라고 대답했다. 1교시 수업시간에 밴드그룹 ‘버스커버스커’의 신곡을 배웠다는 중급반, 그렇다면 하람의 수업은 어떻게 준비되고 있을까.
매주 토요일마다 한글 수업을 하고 있다는 하람. 이강혁, 윤희성 군은 맨투맨 방식으로 외국인 친구들을 가르치는 보조교사 역할을 맡고 있다. 윤 군은 “매주 회의를 통해 외국인 친구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주제를 정하고 수업준비를 합니다. 수업준비가 녹록치 않지만 그만큼 보람을 느껴요”라고 소감을 밝혔다.
인터뷰 내내 친밀함을 내비치던 그들은 알고 보니 하람에서 반년 넘게 한솥밥을 먹은 식구였다. 그래서인지 하람 활동을 하며 쌓은 추억도 많았다. 특히 한 달에 한번 ‘이벤트 데이’는 단연 인기다. 이성남 양은

“지난번 이벤트 데이에는 남대문 시장에 가서 칼국수를 먹었어요. 선생님들이 사줘서 그런지 더 맛있었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외국인 친구들에게 하람은 타국살이의 외로움을 달래준 고마운 곳이란다. 장신옥 양은 “처음 한국에서 의지할 데 없이 혼자였는데, 지금은 편하게 얘기하고 함께 특별한 추억을 쌓아갈 친구들이 있어서 기쁩니다”라며 밝게 웃음 지었다.

하람 김기수(행정2) 회장은 하람의 존재이유가 한글교육이 전부는 아니라고 단언한다. 김 회장은 “정말 외국인 친구들에게 필요한 건 뛰어난 한국어 실력보다는 ‘친구’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외로울 때 편하게 만나 시원한 막걸리 한 잔 할 수 있는 진짜 친구말이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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