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수 정신과 전문의

사람은 살아가면서 하고 있는 일이 싫고 힘들면 사는 것이 너무 괴롭다. 나는 정신과 의사다. 내 하루의 대부분은 환자와 같이 보낸다. 내가 환자를 보는 것이 싫고 힘들면 내 인생이 참 괴로울 것이다. 학생은 공부가 직업이다. 공부로써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 학생이 공부가 싫고 지겨우면 사는 것이 참 힘들 것이다.

공부가 어떻게 하면 좀 재밌고 싫지 않을 수 있는지 생각해 보고자 한다. 사실 나도 학생 때 공부가 싫었다. 그래서 학교 가는 것이 즐겁지 않았다. 그렇지만 학교를 안 갈 수 없었고 공부를 안 할 수 없어 힘들게 살았다. 그런데 공부가 재미있고 학교 가는 것이 어떻게 하면 즐거울 수 있는지 알게 되는 일이 나에게 일어났다. 학교를 졸업하고 아주 많은 시간이 지나고 그 일이 일어났다.

고대 인도어인 산스크리트어를 공부한 적 있다. 산스크리트어는 배우기에 아주 어려운 언어다. 우선 글자부터 힘들다. 그리고 문법이 아주 복잡하다. 수도 단수, 중수, 복수가 있고 격도 8격이 있다. 수와 격마다 어미가 다 다르다. 물론 처음에 바로 성공하지는 못했다. 두 번을 실패하고 세 번째에야 배울 수 있었다. 두 번 실패 후 세 번째 성공할 수 있던 이유는 예습 때문이었다.

내 경험에 의하면, 예습을 하면 여러 가지 변화가 일어난다. 예습을 하기 전에는 선생님은 수업시간에 당연히 가르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예습을 해보면 선생님이 이 내용을 어떻게 가르칠까 궁금해진다. 그리고 학교에 가고 싶어진다. 예습을 해보면 배우지 않았지만 이해가 되는 것도 있고 이해가 안 되는 것도 있다. 예습을 한 상태에서 수업을 들으면 예습을 할 때 이해가 된 것은 더 확실해 지고 몰랐던 것은 풀리게 된다. 수업을 듣고도 모르면 질문을 하게 된다. 선생님과 무언의 대화가 오고 간다. 수업시간이 전혀 지루하지 않다. 복습을 하는 것도 수월해 진다. 당연히 성적도 오른다. 생기가 있어지고 자신감이 생긴다. 인상도 좋아진다. 선생님 눈에도 든다.

어려운 과목은 꼭 예습을 하는 것이 좋다. 어려운 과목을 예습을 통해 극복하면 자신감이 붙고 자신감이 생기면 그 다음부터는 못 할 일이 없다. 공부에도 자신감이 붙지만 다른 것에도 자신이 생긴다. 인간관계도 변화가 오고 인생에도 변화가 온다. 내가 나를 보는 것이 달라지고 남이 나를 보는 것도 달라진다. 기적이 일어난다. 이 멋진 일을 한 번 해보지 않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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