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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3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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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종단 쇄신, 우리대학 발전의 열쇠잠재된 불교계 기부의욕 현실화·재단이사의 다양한 기여 방법 모색 필요

기획연재 - 등록금 문제, 어떻게 풀 것인가 
③ 재단과 종단과의 관계 속에서 재정문제 해결방안

글 싣는 순서
 

1. 등록금 문제의 본질
2. 우리학교의 등록금 인상요인 및 재정확보
3. 재단과 종단과의 관계 속에서 재정문제 해결방안
4. 외국대학의 모범사례

 ‘재단전입금을 확충하라! 등록금을 인하하라!’
1988년,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에 외치던 소리다. 필자가 동국대 총학생회 임원으로 활동하던 때 교정을 도배했던 구호다. 강산이 두 번 바뀐 지금, 아득한 후배에게 등록금 문제와 관련된 기획물 ‘종단과의 관계와 재정문제 해결방안’이라는 주제의 글을 청탁받았다. 과연 물레방아와 역사는 돌고 도는 것이 이치인가?  생각만 해도 가슴이 먼저 답답해 진다.     

불교종단 대학의 위상

불교종단에서 설립한 대학교로 동국대학교(조계종), 원광대학교(원불교), 위덕대학교(진각종), 금강대학교(천태종)가 대표적이다. 하나씩 보자.
△원광대학교 = 지역균형발전 취지에 따른 안배라고 해도, 생존을 건 치열한 경쟁을 뚫고 로스쿨 예비인가대학으로 선정되었다.
△위덕대학교 = ‘지역사회에 봉사한다’는 것을 주요 교육목적으로 내세우며, 지역화 - 특성화 전략을 통해 대구 경북지역의 5대 명문대로 발돋움하겠다는 목표로 성장해 가고 있다.
△금강대학교 = ‘소수 정예 교육의 전당’을 기치로, 신입생들에게 등록금 전액을 장학금으로 지급하고 기숙사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물론 동국대학교는 100년 사학으로서 높은 평판도와 인지도를 지녔고, 서울과 수도권 대학의 선호도가 여전한 가운데 서울의 4대문에서 가장 가까운 도심소재 대학이라는 잇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2003년도의 한 논문(동국교육의 지속적 품질개선체제 구축계획 - 2003. 1, 전영일, 홍윤기)에 의하면 동국대학교는 ‘국내 대학교 사이에서 대체로 20~30위, 중하위권’에 속해 있다고 평가되고 있다.
이 논문은 또 재단전입금이 전무한 상황도 지적하고 있다. 최근 동국대학교는 로스쿨 예비인가학교에서 탈락하였는데, 이는 지난해 불거진 ‘신정아 학력위조 사건’으로 인한 동국대학교의 이미지 실추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사회를 둘러싸고 불거지는 불협화음이 동국대학교를 추락의 나락으로 몰아넣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동국대학교 발전을 저해하는 근본요인은 동국대학교 이사회를 둘러싼 조계종단의 불협화음에 있다. 그러면 조계종과 동국학원 이사회는 어떤 관계에 있는가? 다음의 표, 조계종단과 학교법인의 관계도를 살펴보자.

조계종과 이사회의 관계

   
 
     
 
① 조계종단의 국회격인 중앙종회는 ‘종립학교가 건학이념 및 설립취지에 입각하여 운영되도록 관리, 지도하기 위한 종단기관’인 ‘종립학교관리위원회’의 위원을 선출한다. 위원은 총 11 ~ 15명인데, 대부분 중앙종회의원이 겸직한다.(표참조)
② 이 ‘종립학교관리위원회’의 주된 역할은 종립학교의 관리 감독에 대한 권한을 갖는다. 그러나 관리감독 보다는 종단 내 여러 계파간 안배를 통해 동국학원 이사 총 13인 중에서 승려이사 9인을 이사회에 복수후보로 추천하는 일이 더 중요한 일이다.
승려이사 9인의 선출을 위해 이사후보를 복수 추천한다. 이처럼 추천된 총 18명의 이사후보에 대해 재단이사회가 최종적으로 9인의 승려이사를 선출한다. 여기서 이사추천을 둘러싸고 이른바 ‘계파’간 이해충돌과 이합집산, 불협화음이 생긴다. 왜냐하면 중앙종회에서 이미 계파안배를 통해 종립학교관리위원들을 선출했기 때문에 이들이 자파의 이해관계를 관철하여야 할 임무를 태생적으로 안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간혹 자기를 뽑아준 계파에서 이탈하여 이해관계에 따라 다른 계파를 지지하는 ‘반란표’도 생긴다.(표참조)
③ 조계종 종헌, 종법에는 겸직금지라는 조항이 있다. 이를테면 중앙종회(국회)의 의원과 총무원 집행부(행정부) 종무원을 겸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조계종 종헌 52조 4항에 의해 조계종 총무원장은 동국학원 이사(장)를 겸할 수 없게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중앙종회의원은 동국대 이사를 겸직할 수 있다. 지난 3월 20일 폐회된 조계종 중앙종회에 동국대 이사와 중앙종회의원의 겸직을 금하는 개정안이 상정되었으나 부결됐다.
이 개정안에는 종회의원 2/3(재적의원79명)가 넘는 63인이 발의에 서명했다. 서명자만 찬성하였어도 넉넉히 개정할 수 있는 정족수가 된다. 그러나 부결됐다. 아이러니다. 그러나 이는 당연한 결과다. 이 개정안이 현재 중앙종회의원과 동국대 이사를 겸직하고 있는 이들에 대해서는 해당사항이 없다는 단서를 달고 있었지만, 장래에 동국대 이사 차례가 돌아오길 바라보고 있는 종회의원들이 존재하는 이상 통과가 불가능한 것이다.(표참조)
결론적으로 말해 동국대의 발전을 위해서는 동국대 이사회가 쇄신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 말에 동의한다면, 그 말은 바로 조계종 중앙종회가 쇄신되어야 한다는 것과 같은 말이 되는 것이다. 동국대는 조계종 종립학교다. 이 정의에서 동국대는 한 치도 벗어날 수 없다. 그런데 동국대학교가 종립학교인 것에 대한 법적인 표상은 승려이사 9인을 종단에서 파송하여 종립학교 운영을 책임진다는 것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따라서 조계종 중앙종회가 쇄신되어야 하고, 그래야 그들에 의해 선출되는 종립학교관리위원들이 쇄신되며, 그런 연후에라야 종립학교의 발전에 공심과 더불어 능력을 갖춘 승려이사 후보를 추천할 수 있는 것이다. 
자, 그렇다면 이제 동국대의 발전을 위해서는 동국대학교 이사회가 쇄신되어야 한다는 당위성을 증명해보자. 먼저, 앞에서 예로 들었듯이 동국대 승려이사와 결부된 조계종단의 이해관계와 그를 둘러싼 충돌이 부정부패를 불러오고, 이로 인해 각종 송사와 갈등이 외부적으로 불거지면 이는 동국대학교의 평판과 브랜드 파워를 좀먹는 어마어마한 결과를 가져오게 한다.
다음으로 동국대학교 교수진이 집필한, 위에서 제시한 논문의 한 구절을 예로 들어 보자. 이 논문은 동국대학교의 발전을 위해 가동할 수 있는 기회 자원 6개 항목을 열거하고 있다.
그 중에서  ‘불교 조계종 종립학교로서 재단의 확고하고 신뢰할 만한 의지만 있으면 상당 정도 활성화될 수 있는 광범한 불교계의 잠재적 기부 의욕, 그리고 무엇보다 현대 사회의 문제에 대해 무궁무진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불교적 사상 자원’이 중요한 자원이라는 지적은 매우 의미심장한 지적이 아닐 수 없다.
여기서 말한 ‘재단의 확고하고 신뢰할 만한 지원’이야말로 바로 이사회의 의지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이 정도면 왜 동국대학교의 발전을 위해 이사회가 쇄신되어야 하고, 이사회가 쇄신되려면 조계종중앙종회가 쇄신되어야 하는지 증명되었다고 생각된다.

종립학교 강점 살리기

그러면 이제 쇄신된 이사회가 동국발전을 위해, 종립학교라는 강점을 살리기 위해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희망사항으로 넘어가자. 이 희망사항은 말 그대로 필자의 주관적인 생각이며 토론이 필요한 부분이다. 우선 앞서 예로 든 논문에서도 밝히고 있지만 불교계의 잠재적 기부의욕을 최대한 현실화시키기 위해 학교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동국대학교의 발전이 조계종과 한국불교의 발전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가 하는 비전을 선명하게 수립·제시해야 한다. 이를 위해 동국대학교에서 배출한 인재들이 종단에 몸담고 생활할 수 있도록 종단과 학교의 종학(宗學)연계 체계를 구축해야 하며, 한발 더 나가 종단은 배출되는 학생들이 종단을 어엿한 직장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만한 수준의 급여와 복지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더불어 불자기업이나 불교 관련 기관과의 연계를 강화하여 배출된 인재들이 적재적소에서 활용되도록 연결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현대 사회의 문제에 대해 무궁무진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불교적 사상 자원’을 현실 속에서 응용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범 종단적인 역량의 결집이 필요한데, 이는 탁상 토론을 통해서 되는 것은 아니다. 역량결집이 될 만한, 범 종단적으로 관심을 기울일 만한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한다. 필자는 그 하나의 예로 동국대학교와 중앙승가대학교의 통합을 추진하는 것이 어떨까 한다. 지난 해 조계종단의 예산을 보면 약 21억 8천여 만 원이 ‘중앙 승가대 이전 특별회계’다. 단순히 종단예산의 효율적인 집행이라는 측면을 떠나서도, 동국대학교가 최고의 교육을 받은 승려를 배출하는 요람이라고 불자들에게 확고히 인식될 때, 잠재적 불자 기부자의 기부욕구를 충족하는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매년 반복되는 등록금 인상을 둘러싼 갈등은 조계종단을 기반으로 하는 재단의 재정확보나 정부의 고등교육 재정에 대한 대폭적인 확충 없이는 사실상 해결이 불가능한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모든 대학들이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대학 교육재정의 확보는 대학의 사활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른 대학들과는 달리 동국대학교는 종립대학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재단이사회의 구성과 운영을 둘러싼 문제에 있어 종단의 영향아래 있을 수 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종립 동국대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서는 종단 권력구조의 혁신과 재단이사회의 혁신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이다.

재단이사 발전기금 의무화

이를 위해 필자는 현재 재단이사 13인중 9인이 승려이사여야 한다는 법인정관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법인의 해산마저도 의결할 수 있는 9인의 승려 이사 수는 사실 1980년대 사립학교법이 개악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6인에 불과했다. 그러던 것이 사립학교법이 잘 못 고쳐지면서 재단의 권한이 막강해지고 종단내의 이해관계에 따라 승려이사의 수가 대폭 증원됐던 것이다. 문제는 이사 수의 증가보다는 증가된 승려이사들이 재단이사회에서 학교발전을 위해 어떤 기여를 했는가 이다. 한가지 예로 불교방송을 들 수 있다. 불교방송 역시 종단이 방송허가에서 설립, 운영에 이르기까지 많은 권한을 행사하고 있지만, 불교방송의 이사가 되기 위해선 3억원이라는 이사 출연금을 납부해야 한다. 즉, 방송발전을 위해 기여하지 않는 이사는 임명할 수 없다는 불교방송 재단의 엄격한 기준인 셈이다.
그런데 한해 예산규모가 2천 5백억원 규모의 종합대학인 동국대학교의 재단이사들이 학교발전을 위해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는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적어도 재단이사에 선임되는 이사들이 일정액 이상의 발전기금을 납부할 수 있도록 명문화하는 것과 만약 그것이 어렵다면 학교운영과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외부 이사의 수를 늘려 이사회가 명실상부하게 학교발전에 기여하게 할 수 있는 방안마련이 필요하다. 특히 사립학교법 개정과정에서 늘어난 승려이사의 수를 과반수 정도로 제한하고 엄격한 기여방법을 명시해, 책임 없이는 권한도 없다는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구현하는 것이 마땅하다.
동국대학교 발전에 조계종단이 기여할 수 있는 길은 많다. 천년의 세월이라는 오랜  역사 속에서 쌓아온 한국불교는 저력이 있다. 문제는 리더다. 리더가 먼저 제 주머니를 털고, 가야할 뚜렷한 목표를 제시하며, 갑옷을 두르고 선두에 서지 않는 이상 희망사항은 그저 꿈 속에서나 만날 수 있는 것에 불과하다. 동국대학교가 종립학교이기 때문에 취할 수 있는 이득은 현재 시점에서는 조계종 중앙종회의 쇄신이라는 장막이 걷혀야 비로소 우리 손에 잡히는 현실로 드러날 수 있을 것이다.


 

   
 
     
 

 

윤남진
참여불교재가연대 전문기관
교단자정센터 정책위원장
 

윤남진  dgupress@dongguk.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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