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대 학생인데요. 대운동장에서 무슨 행사를 하는지 소란스러워서 공부하는데 지장이 많아요.”
  지난 25일 일요일 혜화관 독서실에서 공부를 하다 전화를 걸었다며 불만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주말만 되면 학내 대운동장이나 만해광장 등에서는 외부 관공서나 기업들의 행사가 시끌벅적하게 치러진다.
  덕분에 일요일 농대독서실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은 앰프까지 동원해 치러지는 요란한 행사 덕택에 곤란을 겪고 있다.
  지난주 일요일만해도 대운동장에서는 삼신생명(주)의 직원체육대회가 열렸고 동국관 L동은 상공회의소 주관 판매사 자격시험장으로 대여되었으며 중강당은 대한불교청년회 주최 행사장으로 이용되었다.
  이렇듯 학내 공간의 잦은 외부행사장으로의 대여에 대해 관재과의 한 관계자는 “관서에서 주관하는 자격시험이나 기업들의 입사시험을 유치하는 것은 우리학교 취업대상자들로서는 오히려 좋은 이점”이라고 말했다.
  또한 가장 큰 문제거리인 대운동장에서 대외 행사가 자주 열리는 것에 대해서는 “대운동장이 그렇게 사용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우리학교 소유가 아니라 ‘시민생활체육공간’으로 지정돼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본교의 위치가 교통이 편리한 곳에 위치해 있어 거절하기 어려운 대기업들의 의뢰가 많고 대운동장의 소유권으로 인해 학교로서는 어쩔 수 없다는 얘기다.
  직원들도 주말 대외행사가 있는 날이면 휴일임에도 출근을 해 청소다, 뒷정리다 해야하는데 ‘누군들 좋아서 이러겠느냐’는 반응이었다.
  그러나 이런 대외행사로 인해 학생들은 소음과 학내공간이 남의 행사장으로 쓰이는 점을 못마땅해 하고 있고 직원들도 주말출근 부담을 꺼리는 게 사실이다. 농대독서실에서 만난 한 학생은 “이건 학교자존심 문제 아니냐”며 흥분하기도 했다.
  주말이면 운동장, 강당 등 학내공간 대부분이 외부로 대여되는 것은 학생들에게나, 직원들에게나, 또 자존심문제든 대외이미지문제든 왠지 꺼림직한 일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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