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학과평가 인문계 ‘약세’

‘문(文)사(史)철(哲)’이 강한 대학으로 불리는 우리대학 인문계열이 주춤하고 있다. 우리대학 인문계열이 지난 2일 발표된 ‘2013 중앙일보 학과평가’에서 저조한 성적표를 받은 것이다. 올해까지 지난 3년간 발표된 중앙일보 학과평가 분석 결과, 우리대학 인문계열은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2011년 ‘최상’ 평가를 받은 영어영문학과의 경우 2012년엔 ‘상’으로 떨어진 데 이어 올해는 ‘중상’으로 한 단계 더 내려앉았다. 철학과도 2011년 ‘상’평가를 받았지만, 지난해와 올해는 ‘중상’에 그쳤다.

우선 대학 자체적으로 교수들에게 지원하는 연구비가 타 대학에 비해 현저히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영어영문학부 A교수는 “2011년 평가에서 ‘최상’등급을 받았듯, 교수 연구부문이 뛰어나다”며 “하지만 교내연구비가 워낙 적어 상대적으로 우리대학보다 많은 연구비를 지원하는 타 대학에 밀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2012년 발표된 결과를 기준으로, 우리대학 영어영문학부는 전임교원 1인당 교내연구비가 약 33만원인데 반해, 경희대 영어학부는 약 2,400만원에 달했다. 평가 결과가 공개된 대학 교내연구비의 평균도 약 450만원으로, 우리대학에 비해 약 14배 많았다. 올해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우리대학 영어영문학부는 교내연구비가 약 100만원으로 늘었다.

연구진흥실(실장=김범중) 조용신 과장은 교내연구비와 관련해 “예산 부족으로 많은 지원을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논문장려금 등 연구 성과를 거둔 교수들을 위주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원 수도 타 대학에 비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철학과 유흔우 교수는 “‘중상’평가는 학과 교수가 4명밖에 되지 않는 상황에서 선방한 것”이라며 “교수 4명으로는 철학과 수업을 꾸려나가기에도 벅차다”고 말했다. 그 결과 우리대학은 2012년 기준, 전임교원 1인당 학진(학술진흥재단) 논문편수가 0.5편에 불과했다. 평가 결과가 공개된 대학의 철학과 교수 1인당 평균 학진 논문편수는 약 1.36편이었다.

교원인사기획팀 김종기 팀장은 교수 충원과 관련해 “자체 심사기준을 통해 충원이 필요한 학과부터 순차적으로 교원을 채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외부 대학평가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경영평가실 장기복 계장은 이번 학과 평가 결과에 대해 “교수 연구 증진을 위해 승진 및 재임용 기준을 강화하는 등 최선을 다했지만 타대학이 더 발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학과평가’는 전국 4년제 대학 학과를 인문·사회 계열과 이공계열로 나눠 평가한다. 인문·사회계열은 영어영문학과, 철학과 등이 평가대상이며, 이공계열은 화학공학과, 산업공학과 등이 평가대상이다. 중앙일보는 이러한 학과평가 결과를 상위 3개 등급(최상·상·중상)만을 공개하고 있다. 평가항목은 △교육환경(전임교원 1인당 학생수) △교수역량(전임교원 1인당 한국연구재단 논문 수·SCI 논문 수·저·역서·외부지원연구비) △재정지원(학생 1인당 장학금, 전임교원 1인당 자체 연구비) △교육효과(졸업생 순수취업률, 재학생 중도탈락률) 등 4개 부문 9개 지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