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희(공연예술학과 교수)

이번 여름방학에, 논문 자료수집과 디즈니랜드 파크, 디즈니 캘리포니아 어드벤처 파크, 태양의 서커스(Cirque du Soleil)의 공연 관람을 목적으로 LA와 라스베가스를 방문했다. 몇 년 전에 미국 올란도의 디즈니월드를 관람했고 귀국 후 디즈니 투어 프로덕션과 수차례 작업을 하면서 이미 그들의 시스템에 대해 알만큼 안다는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1960년대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만들어진 1호 테마파크를 직접 보고 싶다는 바람 때문에 방문하게 됐다. 태양의 서커스는 그동안 여러 번 투어 프로덕션을 관람했지만 라스베가스에서만 볼 수 있는 ‘오(O)’, ‘카(Ka)’와 같은 공연이 있었던 것도 이유였다.

본인의 전공분야에 좀 더 포괄적으로 응용될 수 있는 테마파크의 쇼나 캐릭터 쇼의 가장 선진화된 트렌드를 직접 확인하고자 한 것이다. 어떠한 형태의 공연이나 퍼포먼스라도 무대가 만들어지고, 관객이 모이고, 배우 혹은 퍼포머가 있다면 ‘연극성’이 확보된다. 이때 연출적 개입이 필요하기 때문에 연극이나 뮤지컬과 같은 순수 공연 장르에만 국한하여 편견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본다.

태양의 서커스 공연 레퍼토리들은 익히 알려져 있듯 배우의 신체와 첨단 무대기술이 결합한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제작비를 들인 공연이다. 2008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과 2012 런던 올림픽 개막식의 무대 디자이너인 마크 피셔(Mark Fisher)의 작품으로 우리가 머릿속에 한번쯤은 상상해봤을 장면이 무대 위에 그대로 구현된다.

그래서 이제 사막의 도박 도시 라스베가스에는 도박을 위해서 오는 관광객도 있지만 공연을 보기 위해 방문하는 여행자 비중도 상당히 높아졌다. 뿐만 아니라 디즈니랜드 파크와 디즈니 캘리포니아 어드벤처 파크의 하이라이트 공연인 ‘판타즈믹!’과 ‘월드 오브 컬러’는 공연의 기술과 스케일이 태양의 서커스 못지않은 대형 야외공연이었다.

디즈니에서는 섬세한 디테일의 연출에 더욱 감동을 받았다. 아주 작은 소품의 디테일함과 배려, 그리고 디즈니라는 퀄리티를 유지하기 위한 고집을 직접 목격할 수 있었다. 디즈니는 전 세계 어디를 가도 최상의 퀄리티를 유지하기 위한 다양한 방면의 세심한 노력을 하고 있다.

우리 동악에서 전공자들이나 비전공자들 중에 향후 이러한 엔터테인먼트 산업 분야에서 일할 미래의 인재들이 나올 것으로 믿는다.

개인적으로는 요즘 같은 글로벌한 시대에 국내 엔터테인먼트 시장만을 바라볼 필요는 없다고 본다. 기본적인 의사소통 능력을 갖추고 젊은 패기로 도전한다면 이러한 글로벌 프로덕션의 일원이 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실제로 위 공연들의 퍼포머나 스탭 등은 정말로 다양한 국적과 배경을 가진 구성원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들에게 공통점이 있다면 그건 아마도 ‘열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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