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트리올 영화제 · 밴쿠버 영화제 초청 ‘오늘의 저녁’ 감독 심현석(영화영상4) 군

▲심현석(영화영상4) 군의 목표는 화두를 제시하는 영화감독이 되는 것이다.

“1학년 여름방학 때 선배 눈치를 피해 가며 첫 작품을 찍었다. 3학년 때 만든 영화는 부산국제영화제와 대종상영화제에 초대되더니 졸업작은 해외 영화제의 초청을 받았다.”

최근 졸업작품 ‘오늘의 저녁’으로 몬트리올 국제영화제와 밴쿠버 국제영화제에 나란히 초청받은 심현석(영화영상 4) 군의 얘기다. 충무로 제2의 전성기를 이끌 젊은 감독을 지난 9일 혜화관 옆 할리스에서 만났다.

“제작팀이 엄청 고생했죠. 일주일간 합숙하면서 찍은 영화가 연달아 초청되니 무척 기쁩니다.” 심 군은 해외 영화제에 초청받은 영광을 함께한 스탭과 배우에게 돌렸다. 지난해 9월 강릉의 한 휴게소에서 일주일간 로케이션 촬영을 진행했다는 심 군은 뜻밖에 날씨와의 전쟁을 치러야 했다고 한다. 낮에는 무척 덥고 저녁이 되면 한겨울처럼 추워지는 날씨 때문에 촬영 내내 적응하는 데 힘이 들었다. 

▲영화 속 주요 장면. 위에서부터 난감한 부탁을 받고 딜레마에 빠진 주인공 성민(정인기 분), 고속도로에서 뻥튀기를 팔고 있는 성민, 쓰러져 있는 여자(정연주 분)와 성민을 기다는 청년(박수진 분).

게다가 실제 고속도로에서 황량한 휴게소를 연출하다 보니 차량을 통제하는데도 곤욕을 치렀다고. “촬영팀에게 대놓고 욕하는 운전자도 있었어요. 스탭들은 죄송하다며 사정할 수밖에 없었죠.”

‘오늘의 저녁’은 지구 종말 하루 전날 선택의 기로에 놓인 한 아버지의 이야기다. 심 군은 “아버지께서 저녁을 의미있게 보내는 사람이 되어라는 말씀을 자주 하셔서 생각하게 된 영화”라고 말했다. 종말 직전의 극단적인 상황에도 불구하고 인간성을 회복하기를 바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한다.

영화는 동기, 후배 등과 함께 제작했다. 특히 촬영을 맡은 조연수(영화영상 13졸) 군과 키그립 주범규(영화영상 4) 군은 전작 ‘외침’ 때도 함께 촬영했다. 영화를 찍을 때 외부 기관으로부터 제작지원을 받기도 했지만 모자란 예산은 심 군의 사비(私費)로 메웠다고 했다. “단편영화는 따로 제작사가 없다 보니까 연출이 거의 모든 비용을 부담해요.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란 말처럼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이곳저곳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돈을 벌었습니다.”

영화제가 끝나면 심 군은 꾸준히 준비했던 장편 시나리오 작업에 몰두할 계획이다. 첫 번째 독립 장편영화를 준비하고 있는 심 군은 사람들에게 물음과 화두를 제시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한다. 상업영화의 틀에서 자신의 예술성과 스타일을 부각시키는 봉준호 감독이 이상형이라고 밝힌 심 군. 앞으로 동국 영화인의 자부심으로 독창적이고 뚝심있는 필모그래피를 꾸려갈 ‘심현석 감독’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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