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 헌법이야기

시민법학의 권리장전 역할
평생 민권 위해 애쓴 저자 체험 통해 헌법 실상 파헤친 실증서적


  헌법이라고 하면 개헌이 생각난다. 한국의 정치를 보면 대개 영구 집권을 시도한 독재나 집권의 실체로 등장한 세력이 헌법을 자기 편리한대로 뜯어 고쳐 왔다. 지금도 대통령 선거에서 내각제다 이원집정부제이다 해서 권력주고 개편론이 되풀이 되고 있다. 이것이 우리 헌법의 모습인가?
  우리는 여기서 그렇지만은 않다고 소리쳐야 한다. 헌법은 민중이 자기의 자유와 권리를 지키기 위한 정치제도이다. 우리헌법도 그렇게 되어야만 우리는 노예가 아닌 자유인이 될 수 있다. 바로 그러한 헌법인식을 가지고 쓴 책이 한상범 교수의 ‘헌법이야기’이다.
 한 교수는 헌법을 알려는 사람을 비롯해 헌법을 공부하려고 하는 독자에게까지 자연스럽게 헌법정치의 세계로 안내하는 책을 썼다. 헌법 교과서나 참고서가 많이 있으나, 너무 방대하고 서술이 둔중해서 읽기도 전에 질려버린다. 이러한 폐단을 제거하고 시민법학의 권리장전(權利章典) 안내로서 헌법책을 써달라고 하는 주문이 많았다.
  이 책 서문에서 밝히고 있듯이 많은 현역 교수나 독자로부터 그러한 주문이 한교수에게 직접 있었다. 40년에 이르는 헌법 연구의 실적과 날카로운 정치 비판의 감각 및 평생을 민권을 위해 지조를 굽히지 않고 싸워온 한상범 교수에게 그러한 기대를 한 것은 당연했다. 그가 1968년대 박정희의 영구집권 음모인 3선 개헌을 헌법학자로서 홀로 반대한 결단과 그 후 그의 행적이 이를 실증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 책은은 그가 몸으로 쓴 헌법 이야기임을 그 내용을 읽어 가면서 실감할 수 있다. 그는 이 책에서 자기 체험까지도 서슴지 않고 그러내 헌법의 실상을 파헤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시기적으로 어려운 그리고 중대한 기로에 있는 우리가 헌법 정치의 현장을 바로 보고 옳은 참여를 하기 위해서도 읽어 볼만한 책이다. 이 책에 대해선 구구한 해설 소개보다 직접 한번 들춰보라고 말하고 싶다. 그러면 한교수 말대로 우민정치 조작에 의해 노예모습이 된 남이 아닌 자기의 모습도 볼 것이고, 권력이란 ‘필요악’을 어떻게 규제해야 하는가 하는 인류 공동의 유산인 정치기술도 엿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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