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위에 두 그루의 나무가 서있다. 늦봄부터 잎이 피어 여름에는 녹음을 자랑하다가 가을과 더불어 잎이 떨어져 겨울에는 앙상한 가지에 눈을 얹는 自然(자연)의 攝理(섭리)를 그 두 그루의 나무도 예외 없이 지녀오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그중 한 나무가 가지가 찢겨지고 뿌리가 파헤쳐진 채 무참히도 쓰러진 모습을 드러냈다. 간밤의 폭풍에 어쩔 수 없이 쓰러지고 만 것이었다.
  그러나 수 십년 동안 같이 서있던 다른 한 그루의 나무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꿋꿋이 서있었다. 줄기의 굵기와 나무의 크기로 보아 쓰러진 나무와 年輪(연륜)이 같은 이 나무는 용하게도 간밤의 폭풍을 견디어내 쓰러지지 않고 서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한 나무는 쓰러지고 또 다른 나무는 쓰러지지 않았을까?
  理想(이상)은 每年(매년) 新學年(신학년) 初(초)가 되면 내가 들어가는 一學年(일학년) 講義(강의)의 첫 時間(시간)에 으레 學生(학생)들에게 앞으로의 大學生活(대학생활)의 指針(지침)을 위해 내가 하는 말의 一部(일부)이다.
  마침 今年(금년)에는 新聞社(신문사)로부터 그런 內容(내용)의 글을 적어 달라기에 첫 講義時間(강의시간)에 新入生(신입생)들에게 부탁 겸해 하는 나의 ‘애드바이스’를 이 글을 통해 옮겨 보는 것이다. 나의 말은 계속된다.
  쓰러진 나무는 뿌리가 약했던 데에 그 원인이 있었다. 뿌리가 약하다는 것은 뿌리가 땅속으로 넓게 그리고 깊게 박히지 못했다는 것과 통한다. 그러니까 쓰러지지 않은 나무는 뿌리가 매우 강한, 즉 깊은 뿌리를 갖고 있었던 것이다.
  뿌리가 약했던 나무는 오랫동안의 모진 바람으로 조금씩 금이 가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던 것이 간밤의 폭풍이 최후의 決定打(결정타)가 되어 드디어 쓰러지고 만 것이다.
  뿌리는 땅속에 파묻혀 있기 때문에 어떤 나무가 뿌리가 깊고 또 어떤 나무는 뿌리가 약하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 수가 없다.
  이러한 것은 우리들 人間(인간)에게도 통하는 얘기가 된다. 어떤 사람이 삶은 營爲(영위)하는 긴 旅路(여로)에서 成功(성공)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그의 뿌리가 깊으냐 깊지 못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人間(인간)에게 있어서 그 뿌리란 人格(인격)과 學識(학식)인 것이다.
  그러니까 新入生(신입생) 諸君(제군)! 大學生活(대학생활)이 高等學校(고등학교) 生活(생활)보다 훨씬 自由(자유)로워 束縛(속박)과 强制(강제)가 없다고 하여 엄벙덤벙 時間(시간)을 보낼 수야 없지 않은가!
  적어도 모진 바람에 쓰러지지는 말아야 할 터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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