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새 학년이 되면 입학의 기쁨도 순식간이요 登錄金(등록금)마련에 골치를 앓게 된다. 집을 뛰쳐나가는 아들이 있고 음독자살을 기도하는 어버이가 있고.

▲우리는 이런 일들을 대할 때 마다 어쩐지 마음이 어두워 지고 안타깝기만 하다. 어쩌면 어둡고 괴로운 나날만이 계속되는 듯한 우리 사회에 싫증을 느끼게도 된다. 무엇을 바라고 무엇을 믿고 살아야만 할 것인지 너무나 암담하고 답답할 뿐이다.

▲그러나 여기 새봄과 더불어 기쁘고 흐뭇한 사연이 우리를 울려 주고 있다. 수도여자사범대학 李福淑(이복숙)양이 친척에게서 꾸고 아르바이트로 벌고 하여 千辛萬苦(천신만고)로 마련한 등록금을 버스정류장에서 날치기 당한데서 비롯된 이야기다. 이 사건을 신고 받은 경찰은 돈을 찾지 못하면 자기네가 등록금을 대신 마련해 주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이 보도를 본 시민들은 한발 앞질러 온정의 손길을 폈다. 동해통상의 沈鉉大(심현대)씨가 선뜻 3만원을 내놓았는가 하면 세운상가의 金秀榮(김수영)씨가 등록금 전액을 경찰에 보내왔다. 얼마나 갸륵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냐.

▲그런데 진눈깨비가 어지러이 흩날리던 지난 7일 예전에는 미처 듣도 보도 못한 일을 당하게 되었다. 뜻밖의 따스한 온정 때문에 너무나 기뻐서 우리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한 사연인즉 李(이)양의 등록금을 날치기한 범인이 뉘우치는 편지와 함께 보수로 만든 등록금을 속달우편으로 되돌려 보낸 사실이다.

▲범인은 죄를 뉘우치고 李(이)양은 더욱 열심히 공부할 것을 다짐하고. 너무나도 암담한 일들이 많았던 우리들에게는 정말로 기쁘고 통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들에게도 이렇게 양지바른 따스한 곳이 있는 것을 볼 때 새로운 용기가 솟구치고 우리들의 앞날에 희망을 걸어보는 것이다. 아무쪼록 다가온 새봄에는 그동안 쌓였던 차가운 얼음장을 슬슬 녹일 수 있는 흐뭇한 사연들이 연달아 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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