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울음소리가 귓가에 맺힌다. 매미는 저 울음을 내뱉기 위해서 오랜 세월동안 땅 속에서 때를 기다린다. 매미에게 있어 땅속의 기간은 가장 힘겨우면서도 아름답다. 수습 6개월, 나를 성장시킨 시간이다. 신문사에서 배운 것은 논술, 인맥, 조판 그 무엇도 아닌 신문사라는 소사회의 경험이었다. 여고 출신인 나에게 집단주의는 생소한 개념이었다. 조판하는 날 내 몫의 일이 끝났는데 집에 갈 수 없었다. 심지어 편집장은 또 다른 업무를 부여했다. 나도 모르게 목소리를 높였고, 조판을 도와주던 선배에게 된통 꾸지람을 들었다. 신문의 특성상 일은 남아있었다. 그저 오늘 할 일이 끝났을 뿐이었다. 나를 제외한 사람들은 남은 업무를 하고 있었다. 다만 수업 후, 기사마감을 한다고 며칠째 늦게까지 남아 일을 하니 순간 욱해서 했던 것이다.

협업. 신문은 그렇다. 기자들이 취재 후 기사를 쓴다. 이 기사는 데스크의 피드백과 수많은 수정 과정을 거쳐 완성된다. 그날 난 깨달았다. 협업 시스템을 머리로만 알고 있었지 아직 체화하지 못했음을. 선배는 이를 지적한 것이었다. 신문사 면접 때, 난 세상 경험을 하고 싶다 했다. 그런데 동대신문 조직에 몸담은 지 며칠 만에 난 신경질적이고, 모든 것에 날을 세웠다. 충격적이었다.

그렇게 나의 뒤늦은 사춘기가 지나갔다. 지난 6개월의 수습기간이 일종의 성장통이었다면 난 분명 어느 정도 성장한 것이라 믿는다. 언젠가 땅 속에서 나와 하늘을 날게 되는 그날까지. 나의 변태(變態)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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