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취업박람회에 참여한 학생의 모습.

  

“불합격 하셨습니다.”
 또다. A양은 믿을 수 없었다. 딱히 하고 싶은 건 없었지만 뭐하나 빠질게 없다고 생각했다. 반면 같이 응시한 B양은 최종합격했다. 무려 S기업이었다. 친구 B양은 별로 한 게 없다고 생각했었다. 실제로 A양의 스펙이 더 좋았다. 분했다. 생각해보니 토익이 문제였을 것이라는 결론을 도출했다. 당장 학원을 등록했다. 이번에 토익 만점이 나오면 내년 상반기 공채는 문제없을 것이라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점수에 목숨거는 시대 끝

 과연 A양의 스펙이 그녀의 취업을 방해한 것일까? 취업지원센터 이경재 팀원은 “취업준비생들은 구체적인 목표 없이 취업에 뛰어들죠. 모두가 하니까요. 그러나 철저한 준비가 된 취업준비생들도 있다는 게 문제죠. 준비가 안 된 이들은 기업이 원하는 나만의 이야기도 없으니까요”라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지난 4월에 발표한 ‘100대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은 다음과 같다. 지난 2008년 기업들은 창의적이며 전문적인 인재를 선호했다.
반면 올해는 도전적이며 주인의식 지닌 인재를 원한다. 토익 만점과 학점 4.0 이상이 취업을 보장해주던 시대는 끝났다.
 이는 최근 글로벌 저성장과 내수침체 장기화를 겪으면서 강한 도전정신과 주인의식으로 신시장 개척에 적극 나설 수 있는 인재를 더 선호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스펙없이 삼성맨 되기

 삼성맨이 되고 싶다면 스펙을 버려라. 삼성은 CJ와 함께 우리학교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기업 중에 하나다.
 “학력에 제한이 없습니다”는 삼성 3급 신입사원 채용 응시자격이다. 삼성전자에 입사한 백홍(광고홍보13졸)씨는 “삼성 입사에서 SSAT는 75%를 차지하는 것 같아요. 삼성 그룹 자체가 서류전형에서 스펙을 거의 안 봐요”라며 스펙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SSAT는 삼성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삼성직무적성검사로 이 시험에서 고득점을 얻는 것이 삼성 입사의 핵심이다. 쓸데 없는 스펙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이걸 누가 모르냐고?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SSAT를 준비하면서 토익학원을 다니며, 대외활동에 참가한다. 이는 선택과 집중에 반하는 것이다.

 나만의 스토리가 경쟁력

 

 그렇다면 남들만큼 하는 스펙 준비 말고 무엇을 해야 할까? 김치성 취업컨설턴트는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쉽게는 해당 분야에 대한 인턴십 경험을 들 수 있다. 업무에 대한 현장 경험을 통해 체득된 지식이 실제 업무 처리할 때 더 유용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당연하다. 이제는 ‘이 기업에 꼭 들어가고 싶습니다’ 보다는 ‘저는 삼성전자 영상 디스플레이 사업부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서 저는 삼성전자 본부가 있는 헝가리로 교환학생을 다녀왔을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에서 공모하는 공모전에서 입상한 바가 있습니다’의 답변을 원한다. 이 답변을 하기 위해서는 나에 대한 진지한 탐구가 필요하다. 무엇을 하고 싶은 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취업을 준비한다면 A양의 전처를 밟게 될 것이다.
 삶에 대한 로드맵을 설정하는 것. 그것이 중요하다. 꿈이 생기면 사람은 꿈을 이루기 위해 준비한다. 이수재(체육교육12졸) 씨가 고객 만족을 실현하기 위해 웃음 치료사 자격증을 딴 것처럼 말이다. 물론 저학년 때 오랜 시간을 들여 탐구해 보는 것이 좋다. 그러나 아무리 급하더라도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생각해야 한다. 내가 뭘 하고 싶은지, 난 뭘 잘할 수 있는지. 이것이 명확해지면 스펙은 시나브로 자신의 옆에 준비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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