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겁고 어둡던 겨울은 지나가고 가볍고 밝은 봄빛을 맞이하면 사람들은 새삼스럽게도 다시금 思索(사색)에 잠긴다. 그리하여 봄은 煩悶(번민)의 계절이기도 하다.
  우주는 어떻게 해서 되어졌으며 人間(인간)은 무엇 때문에 생겨났나? 우리들은 이를 알 길이 없다.
  그러나 우리들은 여러 가지 苦痛(고통)과 煩悶(번민)속에 사로잡혀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눈물의 溪谷(계곡), 땀의 河川(하천), 피의 湖水(호수), 죽음의 바다에서 쉴 새 없이 궁핍과 고통 , 煩悶(번민)과 悲哀(비애), 憂慮(우려)와 疑惑(의혹), 迷妄(미망)과 混亂, 이것들은 우리들의 일상생활에 있어서 양식이기도 하며, 우리들이 마시지 않으면 아니 될 苦杯(고배)인 것이다. 우리 人間(인간)은 煩惱(번뇌)의 火焰(화염)속에 파묻혀 있다. 아니 火焰(화염)그 自體(자체)인 것이다. 火焰(화염)은 人生(인생)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煩悶(번민)이 없는 人生(인생)에게 과연 어떠한 意義(의의)가 있으랴! 邪惡(사악)이 없는 세계에 어떠한 善美(선미)의 偉業(위업)이 있으랴! 悲哀(비애)는 우리들을 상하게 하며, 고난은 우리를 죽이게 한다. 그러나, 이 세상에는 苦難(고난)과 悲哀(비애)를 克服(극복)하는 者(자)만이 행복의 꽃을 피우고, 향상의 열매를 결실케 한다. 우리들은 무엇 때문에 고통은 겪어야 하며 우리들은 무엇 때문에 煩悶(번민)해야 하나 大地(대지)는 苦惱(고뇌)가 없고, 禽獸(금수)는 그와 같은 煩悶(번민)은 없다.
  煩惱(번뇌)는 인생의 위대함을 보여준다. 人間(인간)에 있어서 위대한 사람일수록 더욱 많은 苦難(고난)을 맛보게 하는 것이다.
  저 세상을 위해 사람들을 위해 全世界(전세계)를 위해 苦悶(고민)한다. 苦惱(고뇌)는 위대한 사람의 특권이기도 하다. 이 세상에 邪惡(사악)이 있는 것은 우주의 不完全性(불완전성)을 보여 주는 것이며, 이 세상에 苦惱(고뇌)가 있음은 人間(인간)의 未完製品(미완제품)을 보여주는 것이다. 끊임없이 완전한 이상을 향해 一步一步(일보일보)향상의 노력에 살아가고 있는 것이 人生(인생)인 것이다. 거기에 苦惱(고뇌)의 意義(의의)가 있고, 또 苦痛(고통)의 보람이 있는 것이다. 우리들은 스스로 뿌린 것에 대해서 거둬드리며 스스로 심은 것에서 거두게 된다. 가장 위대한 가치를 창조하는 것은 청년들이며 靑年時代(청년시대)는 생명인 것이다. 개개의 생명은 눈 깜빡할 새 지나치고 마나 그 시대를 관철하는 청년은 영원히 存在(존재)할 것이다.
  학생들은 여러 가지 고난과 어려운 難問題(난문제)를 한 아름 안고 있을 것이다. 취직, 연애, 결혼, 젊은 학생들이 指向(지향)할 進路(진로)등 험준한 산과 바다가 앞을 가로막고 있을 것이다. 이상을 구하는 情熱(정열)의 반면에는 청춘의 고독과 절망이 큰 입을 벌리고 있을 것이다.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하는 문제는 젊은 사람에게는 당연한 문제로 생각해야 하며, 이 중대한 문제를 操心性(조심성)있게 저– 지평선너머를 내다보며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기 위해, 靑春(청춘)에게는 煩惱(번뇌)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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