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 통한 생활ㆍ사회개선 주장

臣分(신분)아닌 空間分布狀況(공간분포상황)으로 士大夫(사대부)설명
可居地(가거지) 결정조건 人文地理思想(인문지리사상)과 상통
科學的(과학적)현지조사 통한 實證(실증)방법 사용


1, 당시의 世界思潮(세계사조)
  形式(형식)과 空理空論(공리공론)을 떠나 실증과 실용을 강조한 實學思想(실학사상)은 17세기 후반에 우리나라에서 꽃을 피웠다. 이와 같은 思想(사상)은 西學東漸(서학동점)의 과정에서 태동된 것이라고 전제 할 때에, 西歐人(서구인)에 의하여 가장 먼저 침식당한 中國大陸(중국대륙)이 확산의 거점이며 傳播(전파)의 媒介地(매개지)가 되었다. 따라서 실학사상을 주장한 主役(주역)들도 中國大陸(중국대륙)을 왕래하면서 새로운 文物(문물)을 직접 경험하였거나 中國大陸(중국대륙)을 경유해 오면서 西歐文明(서구문명)을 전달한 宣敎師(선교사)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로 거의 구성되고 있다.
  당시의 世界思潮(세계사조)는 봉건제도의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와 평등을 앞세운 시민계급에 의하여 探險(탐험)과 地理知識(지리지식)을 확대시킴으로써 港灣都市(항만도시)와 海洋國家(해양국가) 번영하는 大陸發見(대륙발견)시대를 낳았다. 그리하여 ‘콜롬버스’가 新大陸(신대륙)을 발견한 것을 계기로 大西洋(대서양)을 통한 신・구대륙의 지역결합을 가져오는 한편, 종래에 주장되어 왔던 지구가 둥글고 움직이며, 東經(동경)180도의 동쪽에도 대륙이 실재한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이것과 거의 때를 같이하여 ‘바스코 다가마’가 印度航路(인도항로)를 발견함으로써, 그것이 비록 교통노선의 가치가 적은 우회항로라 할지라도 東西文化(동서문화)의 實質的(실질적) 交流(교류)가 이때부터 이루어졌다. 여기에서 더 東進(동진)한 ‘포르투갈’인은 中國南部(중국남부)의 ‘마카오’에 居住權(거주권)을 인정받았고, 이것을 계기로 무역과 선교활동을 통한 西歐(서구)의 문물이 본격적으로 東洋社會(동양사회)에 소개되었다.
  그 가운데서도 伊太利(이태리)의 宣敎師(선교사)인 ‘마테오리치’가 18年(년) 동안 中國各地(중국각지)를 순방하면서 西歐社會(서구사회)에서 이미 刊行(간행)된 天文(천문), 地理書(지리서)를 번역ㆍ소개함으로써 西歐社會(서구사회)에 보편화 된 地球(지구)의 球體說(구체설)과 地動說(지동설)을 보급해 나가는 한편, 잘못된 中國人(중국인)의 中華的(중화적) 世界觀(세계관)을 是正(시정)하는데 노력하였다. 거기에다 西洋地圖(서양지도)의 기초 위에 見聞(견문)이 結果(결과)로 얻어진 地理知識(지리지식)을 추가하여 東洋人(동양인)에게 새로운 世界觀(세계관)을 심어줄 수 있는 可視的(가시적) 資料(자료)(坤輿萬國圖(곤여만국도))를 제공해 주었다.
  여기에 地理(지리)의 對象(대상)은 新舊大陸(신구대륙)과 東西洋(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人間(인간)이 居住(거주)하는 土地空間(토지공간)에 국한하였으며, 課題(과제)역시 人間生活(인간생활)의 安定的向上(안정적향상)을 내다보는 利用(이용)의 側面(측면)을 중시하였다. 따라서 土地空間(토지공간)의 效率的利用(효율적이용)은 正確(정확)한 實能(실능)위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이것을 위해서는 ‘百聞而(백문이) 不如一見(불여일견)’이라는 취지 아래, 觀察(관찰)과 對比(대비)를 위한 科學的旅行(과학적여행)을 중시하였던 것이다.

2, 李重煥(이중환)의 實證(실증) 資料(자료)와 利用(이용)
  李重煥(이중환)은 年齡差(연령차)가 별로 없었으나 實學派(실학파)의 主役(주역)을 담당하였던 星湖(성호) 李瀷(이익)의 재종손임을 감안할 때, 그의 思想(사상)과 學風(학풍)에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李瀷(이익)이 經史(경사)와 詩文(시문)을 비롯하여 天文(천문), 地理(지리), 算數(산수)등에 걸쳐 百科辭典式(백과사전식)의 학문을 펴 나간데 반하여, 李重煥(이중환)은 國土(국토)의 地理(지리)에 국한하여 계통을 따라 과학적 여행(현지조사를 말함)을 통한 實證的(실증적) 方法(방법)으로 그것을 認識(인식)하였으니, 학문적으로 보다 深化(심화)되고 발전된 것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이와 같은 사실은 그의 著書(저서) 擇里志(택리지)에서 인정되고 있다. 이 跋文(발문)에 의하면 ‘輝祖(휘조)(李重煥의 字)’가 士大夫가 살만한 곳을 골라내는 책을 편찬해 내었는데 그 내용이 山脈(산맥), 水勢(수세), 風土(풍토), 民俗(민속), 生産(생산), 交通(교통) 등의 項目(항목)으로 나누어 論理整然(논리정연)하게 기록하고 있으니 이는 지금까지 못 보던 책이다.’라고 감탄을 아끼지 않고 있다.
  筆寫(필사)의 과정에서 八域志(팔역지), 東國山水錄(동국산수록) 등 冊名(책명)이 10여종으로 불러지고 있는 擇里志(택리지)는 四民總論(사민총론), 八道總論(팔도총론), 卜居總論(복거총론), 總論(총론)으로 내용이 구성되고 있지만, 八道總論(팔도총론)과 卜居總論(복거총론)에 역점을 두고 있다. 四民總論(사민총론)에서는 ‘古無士大夫皆民也(고무사대부개민야)’라 하여 당초에 士大夫(사대부)가 없었으며 다 같은 百姓(백성)임을 강조한 것을 보면 平等思想(평등사상)에 근거를 둔 人本主義(인본주의)의 발로라고 할 수 있다. 또한 士農工商(사농공상) 등 4民(민)의 계급발생도 당시의 사정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지적하고 있음을 볼 때에, 지역적으로 차이 있는 生活(생활)양식이 그곳이 갖는 社會經濟的(사회경제적) 조건과 연관 짓는 西歐的(서구적) 科學思潮(과학사조)와 脈絡(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더욱이 士大夫(사대부)에 관해서는 기능이나 社會的(사회적) 地位(지위)보다 國土空間(국토공간)에 분포되고 있는 상황에 역점을 두고 해명함으로서 人間(인간)중심의 地理的(지리적)현상을 취급하였을 뿐만 아니라, 지역적으로 불균등한 분포를 나타내게 하는 要因(요인)을 설명한 것은 西歐(서구)의 地理思想(지리사상)과 거의 다를 바 없다. 
  한편 卜居論(복거론)에서는 人間(인간)의 생활무대가 되는 可居地(가거지)를 선택하는데 고려되어야 할 조건으로서 地理(지리), 生利(생리), 人心(인심), 山水(산수) 등을 내세워 立地選定(입지선정)을 위한 實用的側面(실용적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이것은 오늘날 人間生活(인간생활)과 관련짓지 않은 地表(지표)의 인식마저도 無價値(무가치)하다고 보는 人文地理學(인문지리학)의 사조와 부합되고 있다.
  특히 陽宅論(양택론)으로 통하는 地理(지리)에는 당시에 民間信仰(민간신앙)과 같이 성행하였던 風水說(풍수설)을 철저하게 배격하는 동시에, 立地選定(입지선정)의 基準(기준)이 되는 水口(수구), 山形(산형), 野勢(야세), 士色(사색), 水利(수리)등 환경조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취락입지로서 妥當性如否(타당성여부)와 거기에 숨어 있는 適否(적부)의 理由(이유)를 밝혔으니 이는 오늘의 聚落地理學(취락지리학)에서 취급하듯이 居住地條件(거주지조건)에 대한 科學的(과학적) 評價方法(평가방법)과 다를 바 없다.
  生利條件(생리조건)에 있어서는 생산에 적합한 장소로서 肥沃(비옥)한 토지만이 아니라, 産物(산물)의 유통과 인간스스로의 여행이 편리한 교통의 要地(요지)를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 조건이 갖추어지고 있는 지역을 구체적으로 예시하여 分布(분포)의 槪念(개념)과 要因解明(요인해명)의 원리를 발전시켜 나가는 동시에, 그것을 단위면적의 생산성과 作物栽培(작물재배)의 北限界線(북한계선)과 관련시켜 合理的(합리적)인 방법으로 설명하였다. 그리하여 결과적으로 作種別(작종별)로 耕作地帶(경작지대)의 윤곽을 지역적으로 파악하는 한편, 貿遷(무천)에 대해서도 山多(산다)의 지역조건을 감안하여 馬車(마차)보다 船舶(선박)에 의한 內陸水運(내륙수운)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이것은 우리나라만이 갖는 固有(고유)한 地理條件(지리조건) 아래서 實情(실정)에 符合(부합)되는 합리적인 利用方向(이용방향)을 제시함으로써 學問(학문)의 實用(실용)을 통한 人間生活(인간생활)의 향상과 社會改善(사회개선)을 내다보는 實學思想(실학사상)이 저변에 깔려 있다.
  人心(인심)으로서 黨色(당색)을 같이하는 지역을 可居地(가거지)로 정하고, 그곳이 주민들과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하고 학문을 연마하는 것이 그의 경험을 바탕으로 좋다고 하였으므로 인심과는 거리가 멀다. 여기에 黨色(당색)을 무엇보다도 중시하는 당대의 사회 사정을 엿볼 수 있거니와, 그것이 可居地(가거지)를 결정하는데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기준으로 제시된 것은 큰 오류인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誤謬(오류)라 할지라도 자연조건에 편중되어온 가거지의 기준에 사회조건이 추가된 것은 자연환경과 人文活動(인문활동)의 有機的(유기적)인 결합 속에서 과제가 해명될 수 있다고 보는 오늘의 地理學本質(지리학본질)에 접근하고 있는 증거이다.

3, 朴齊家(박제가)의 環境改善(환경개선)
  朴齊家(박제가)는 謝恩使節(사은사절)의 한 사람으로 中國(중국)(淸朝(청조))에 갔다가 그곳의 相異(상이)한 문물과 생활환경을 자세히 관찰하고 돌아와 우리의 실정과 비교하면서 環境(환경)의 개선을 강조하였다.
  이런 점으로 보아 그는 비록 李重煥(이중환)과 같이 자연과 인문현상에 관해서 종합적으로 관찰하지 못하므로 해서 지리학자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할지라도, 인간의 활동으로 창조된 人文環境(인문환경)에 관심을 가지고 地域的(지역적) 多樣性(다양성)을 對比(대비)하는 한편, 국민생활에 實用(실용)을 力說(역설)한 것을 보면 근대의 地理思潮(지리사조)에 상당히 접근 하고 있음을 인정할 수 있다.
  그의 著書(저서) ‘北學議(북학의)’에 의하면 인간생활의 건거지이며 취락구성의 末端單位(말단단위)가 되는 假屋構造(가옥구조)에 특히 깊은 관심을 갖고 있음이 ‘衣食住(의식주)’편에서 드러나고 있다. 그리하여 韓中間(한중간)에 차이 있는 가옥의 問配置(문배치), 建築材料(건축재료), 立面構造(입면구조), 附屬施設(부속시설) 등 家屋(가옥)을 구성하고 있는 諸要素(제요소)에 관하여 實證的(실증적)으로 對比(대비)하는 동시에 개선의 방향을 제시하였다는 것은 높이 평가 할 일이다.
  改善(개선)의 論理(논리)는 우리들의 生活樣式(생활양식)과 生活環境(생활환경)속에 안고 있는 否定的側面(부정적측면)을 적나라하게 노출시키고 솔직하게 是認(시인)하는데서만 가능하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의 實情(실정)을 고려한 具體的(구체적)인 改善方案(개선방안)이 없는 것은 慕華思想(모화사상)에서 연유한 模倣(모방)의 斷面(단면)이라고 批判(비판)을 가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改革(개혁)의 意志自體(의지자체)를 그릇됐다고 할 수 없다. 그리므로 이것은 오늘의 聚落地理分野(취락지리분야)에서 강조하는 本質的課題(본질적과제)인 構成要素(구성요소)의 體系的把握(체계적파악)과 應用課題(응용과제)인 聚落(취락)의 再編成(재편성)과 다를 바 없다.
  韓國(한국)의 家屋(가옥)은 근본적으로 倭少(왜소)하여 韓屋百棟(한옥백동)이 中國(중국)의 拾棟(습동)만 못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것은 朝庭(조정)에서 家舍制限(가사제한)을 한데도 이유가 없지 않으나, 그보다는 建築材料(건축재료)를 원거리 수송 할 수 없는 交通條件(교통조건)에 더 큰 이유가 있음을 강조하고, 家屋規模(가옥규모)를 확대시키는 지름길은 交通條件(교통조건)의 개선에 있음을 주장하였다.
  따라서 건축 재료로써 벽돌(煉瓦(연와))을 권장하고 있는데, 이는 내구력이 클 뿐 아니라, 縱橫(종횡)으로 기하학적 형태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工程(공정)이 능률적이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人間(인간)이 직접 거주하는 가옥은 물론이고, 방어의 필요에서 설치된 城郭(성곽)이나 貯藏(저장)의 필요에서 설치된 창고 등은 防火防濕 防備(방화방습 방비)의 장점을 내다보아 벽돌이 건축 재료로 활용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한편 지붕의 材料(재료)는 초가보다 기와집이 경제적이라고 하였다. 草家(초가)는 해마다 이어야 하므로 10년이면 기와집을 이는 만큼 비용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비가 새고 견고치 않은 것이 결함이라고 하였으며 煙突(연돌)을 높혀 炊事時(취사시)의 연기를 빼는 일이 시급하다고 하였다.

4, 맺는말
  空理(공리)와 觀念(관념)에서 탈피하고 實用(실용)과 개선을 위하여 자연환경과 생활양식에 관하여 科學的旅行(과학적여행)이라는 실증적 방법으로 지역 대비함으로서 座標設定(좌표설정)과 비판의식을 심어주었다. 따라서 200여 년 전에 강조된 주의주창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共感(공감)을 안겨주고 있는 것은 實學思想(실학사상)의 밑바닥에 깔려 있는 것과 관련된다. 후계자의 육성이 안 된데다가, 日帝(일제)의 단절시대로 말미암아, 그 정통성이 繼承(계승)ㆍ發展(발전)되지 못한 것이 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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