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음악, 불심을 하나로 연결

再現(재현)은 本質(본질)을 계승하는 現代的(현대적) 재창조 意味(의미)


  Ⅰ. 머리말
  우리민족의 정신문화와 생활양식에 커다란 영향을 주어왔던 佛敎(불교)는 脫(탈)이데올로기 時代(시대)를 맞이하여 思想的(사상적) 혼돈을 겪고 있는 오늘날 正法守護(정법수호)는 물론 佛法(불법)의 생활화를 위하여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布敎方法(포교방법)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흥하기 위하여 법당에 앉아서 佛子(불자)를 기다리는 단순한 설법위주의 法會(법회)를 과감하게 벗어나 불자를 찾아가 그들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는 능동적이고 시대의 흐름에 맞는 布敎方法(포교방법)이 다각적으로 연구되고 있다. 이와 같은 포교방법중의 하나가 민족정서에 어울리는, 그래서 누구나 어디에서나 함께 부를 수 있는 讚佛歌(찬불가)를 통한 布敎(포교)이다.
  요즈음 새롭게 재조명되는 佛敎音樂(불교음악)은 어떤 역할을 하며, 그 대중화를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살펴보기로 한다.
 

  Ⅱ, 佛典上(불전상)의 音樂(음악)
  音樂(음악)은 감정을 충동하여 放蕩(방탕)에 흐르게 함으로써 修行者(수행자)에게 필요한 淸淨之心(청정지심)을 해친다 하여 금지해야 한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 정말 音樂(음악)은 修行(수행)에 장애만 되는 것일까? 부처님이 歌舞(가무)를 禁止(금지)하고 있는 내용은 여러 經典(경전)에서 발견된다. 阿含經(아함경)에는 부처님이 舍衛團(사위단) 賢聖八關會(현성팔관회)에서 音樂(음악)을 금지한 說法(설법)을 한 것이 보이고 특히 長阿含經(장아함경)의 善生經(선생경)에는 長者(장자)의 아들인 善生(선생)에게 여섯 가지 財(재)를 損(손)케 하는 業中(업중)에 伎樂(기락)과 歌舞(가무)에 迷(미)하는 것이 있다 하여 엄격히 音樂(음악)을 금하고 있다. 또한 律部(율부)에서도 僧侶(승려)는 물론 在家信者(재가신자)에 이르기까지 音樂(음악)을 禁止(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長阿含經(장아함경) 釋提歡因問經(석제환인문경)에는 如來(여래)를 稱歎(칭탄)하는 淸淨(청정)한 音(음)은 그 소리가 悲和哀婉(비화애완)하여 世人(세인)의 佛心(불심)을 감동시킬 수 있다 하였으며, 中部經(중부경)에는 싯다르타태자가 6년의 修道後(수도후) 無上大道(무상대도)를 이루었을 때 淨居天子(정거천자)는 묘한 향과 꽃을 날리며 찬송을 읊었는데, 이 때 태자 자신도 스스로 노래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法苑珠林(법원주림) 第(제)36唄讚篇(패찬편) 音樂部(음악부)에는 舍衛城(사위성)의 많은 사람들이 莊嚴(장엄)한 音樂(음악)을 作唱(작창)하여 佛陀(불타)와 僧侶(승려)를 供養(공양)하였으며 이에 부처님은 音樂(음악)으로 佛僧(불승)을 供養(공양)한 功德(공덕)으로 未來世(미래세) 一白劫中惡道(일백겁중악도)에 빠지는 일이 없을 것이라 하며 音樂(음악)을 禮讚(예찬)하고 있다. 이처럼 佛陀(불타)는 音樂(음악)을 禁(금)하는 한편 讚揚(찬양)하였는데 이는 音樂(음악)의 敎化力(교화력)이나 영향력에 높은 가치를 인정하는 반면 지나침을 경계한 것이라 하겠다. 다시 말하면 增一阿含(증일아함) 第(제)34에서 供養後(공양후) 飮酒歌舞(음주가무)를 禁(금)한 것처럼 修行(수행)에 障碍(장애)가 되며 感情(감정)을 충동하는 俗(속)된 音樂(음악)은 禁(금)해야 하나 諸佛善藏(제불선장)의 功德(공덕)을 讚歎(찬탄)하고 供養(공양)하는 音樂(음악)은 적극 권장되어야 한다고 해석할 수 있겠다.
 

  Ⅲ, 佛敎音樂(불교음악)의 役割(역할)
  부처님이 成道後(성도후) 法悅(법열)의 경지를 묘사한 것으로 그 장엄한 광경은 보통 언어로는 표현될 수 없는 바 음악의 소리에 비유하여 法(법)의 즐거움을 妙音(묘음)혹은 妙法音(묘법음)이라 표현하고 있다. 成道偈(성도게)를 읊는 부처님의 마음은 음악 하는 마음이며 음악 하는 즐거움이라 할 수도 있다.
  인간의 번뇌와 불안과 공포에서 벗어난 마음의 즐거움이다. 그러므로 그와 같은 노래하는 마음의 즐거움은 讚歎(찬탄)과 歸依(귀의)하는 마음까지 함께한다.
  그러나 成道(성도)라는 主觀的(주관적) 實在(실재)로서의 事象(사상)을 어떻게 상징화하여 객관적 表出(표출)로써 音樂化(음악화) 하느냐 하는 큰 문제가 제기된다. 즉 부처님의 成道(성도)에 의해서 새롭게 전개되는 음악적 감정을 어떻게 형식화하여 그 감정에 의하여 어떤 사색과 이해를 하게 하느냐 하는 문제이다. 經典(경전)에 의하면 감정의 생명을 음성에 의하여 표현한 형식으로는 梵唄(범패), 唄魚山(패어산) 등이 있는데 이것들은 經文(경문)과 短偈(단게)를 가사로 만든 성악으로서의 한 형식을 성립하였다.
  釋氏要覺上(석씨요각상)에 맺는 讚歎(찬탄)의 音(음)으로 맑으면서 약하지 않고 雄大(웅대)하면서 猛(맹)하지 않으며 도에 지나쳐 흘러넘지 않으면 이와같이 定式化(정식화)된 音樂(음악)은 어떠한 효용적 가치가 있을까? 梁高僧傳(양고승전) 第(제)13에 讚歎(찬탄)의 音(음)은 신체의 피로를 덜게 하고, 기억하는 바 잊어지지 않게 하고 마음의 解弛(해이)와 권태를 없애며, 음성을 壞(괴)하지 않아 諸天(제천)이 환희하도록 한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이것은 佛德(불덕)을 찬양하는 唄(패)의 역할을 잘 설명하고 있다.
  이와 같은 經典的(경전적) 의미 외에 오늘날 일반적으로 지칭되는 佛敎音樂(불교음악)은 어떤 역할을 할까? 부처님의 功德(공덕)을 찬양하고 공양함에 있어서 說法(설법)을 통한 法供養(법공양)이 있는가 하면 茶(차), 香(향), 米(미), 花(화), 燭(촉) 등의 공양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공양은 물질적인 쪽으로 너무나 기우는 것이 아닐까? 장중하면서도 밝고 진정 감사하는 자세로 누구나, 언제나 어디에서나 쉽게 부를 수 있는 讚佛歌(찬불가)를 통한 음성공양이야말로 적극적인 공양일 것이라 생각된다.
  우리의 理性(이성)이나 悟性(오성)에 호소하는 법문도 중요하지만 感性(감성)에 호소하는 音樂(음악)의 영향이 어떤 면에서는 더욱 중요하다.
  노래는 가장 자연에 가까운 감정의 言語手段(언어수단)이라고 한다. 그러나 노래의 기능은 여기에서 그치지 아니한다. 노래는 솔직한 감정표현의 수단에서 맑고 티 없는 감정형성수단으로 전환될 수도 있다. 밝고 기쁜 노래를 불러서 어두운 마음을 밝고 기쁘게 하며 밝고 기쁜 마음으로 해서 우리의 생활은 밝고 기쁘게 된다. 이러한 생활은 인간사회에 평화와 發展指向的(발전지향적)인 조화를 이루는 생활이다. 一般的(일반적)인 음악의 역할 외에 宗敎音樂(종교음악)으로서 佛敎音樂(불교음악)은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알아보자.
  첫째, 佛敎(불교)의 大衆化(대중화)‧生活化(생활화)를 위한 적극적인 수단이다. 불교의 대중화나 생활화는 佛子(불자)들의 一貫(일관)된 노력을 요구한다. 즉 民衆敎化(민중교화) 방침과 불교에 대한 민중의 요구를 어떻게 하여 그 거리를 좁힐 수 있게 하느냐 하는 문제이다.
  불교음악은 佛法(불법)과 民衆(민중)의 욕구 사이의 거리를 특히 感性(감성)에 의하여 좁혀준다.
  둘째, 儀式音樂(의식음악)으로서의 불교음악의 일정한 定型性(정형성)은 의식에 참석한 佛子(불자)들의 조직적 행위에 체계적인 질서와 안정감을 부여하고 의식 자체의 체질을 강하게 하여 준다.
  셋째, 불교음악은 민중의 佛心(불심)에 共感帶(공감대)를 형성하여 화합 단결하는 훈련을 시켜주며 장엄한 광경을 보는 이에게 깊은 신앙심을 발하게 한다.
  넷째, 佛心(불심)으로 작사되고 佛心(불심)으로 작곡되어 佛心(불심)으로 연주되는 불교음악은 정신적으로, 신앙적으로, 하나로 결합된 평등화 실현의 수단이다. 이러한 불교음악이 說法(설법)과 합리적으로 조화를 이룬다면 적극적이고 입체적인 포교방법이 될 것이다.
 

  Ⅳ, 大衆化(대중화)를 위하여
  신라시대에 쌍계사외 眞鑑國師(진감국사)에 의하여 당나라로부터 전래된 梵唄(범패)는 끊임없이 口傳(구전)되어 왔으나 1911년 일제에 의한 寺刹令(사찰령)으로 인해 수난을 겪는 등 오늘날에는 문화재적 의미로 보존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광복 이후 무비판적인 현대서양음악의 영향으로 佛敎(불교)음악은 아직 확고한 정착지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러한 상황에 놓여있는 불교음악을 현대화하고 대중화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1) 佛敎音樂(불교음악)에 대한 宗團(종단)의 자세
  현대적 불교음악을 대중화 한다는 것은 전통불교예술을 발전시킨다는 의미에서 뿐만이 아니라 弘報活動(홍보활동)을 적극 추진한다는 측면에서 宗團(종단)은 그 중요성과 역할에 대하여 재평가를 해야 할 것이다.
  오늘날 연주되고 있는 讚佛歌(찬불가)는 각고 끝에 얻어진 곡도 있으나, 일본곡을 그대로 들여오거나 他宗敎(타종교) 作曲家(작곡가)에 의하여 작곡된 곡이 많이 있다.
  앞으로는 단 한 곡이라도 깊은 信仰心(신앙심)과 깨달음의 경지를 體驗(체험)한 佛敎音樂家(불교음악가)에 의하여 작곡되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고 각 사찰이나 신행단체에 소속된 合唱團(합창단)을 전체적으로 통솔하여 讚佛歌(찬불가)를 효과적으로 보급할 수 있도록 음악전담포교사와 전담기구를 설치해야 하겠다.

  (2) 佛敎音樂科(불교음악과)의 新設(신설)
  佛敎音樂(불교음악)을 작곡하려면 신앙심만 가지고 진정한 작곡을 할 수 없을 것이다.
  종립학교에 佛敎音樂科(불교음악과)를 설치하여 體系的(체계적)이고 現代的(현대적)인 교육을 받은 音樂家(음악가)를 많이 양성해야 할 것이다.

  (3) 梵唄(범패)의 再現(재현)
  오늘날 梵唄(범패)는 의식의 간소화 추세에 따라 차츰 약화되고 있다. 과거의 의식절차가 복잡 번거롭다고 하여 깊은 고려 없이 생략만 한다면 儀式(의식) 그 自體(자체)의 의미도 상실하게 된다. 우리 고유의 佛敎音樂(불교음악)이 捨象(사상)되기 전에 이를 再現(재현)하여 보급해야 한다. 再現(재현)이란 단순히 외적인 모방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本質(본질)을 계승하는 현대적 재창조를 의미한다.

  (4) 音樂法會(음악법회)의 개최
  주옥같은 讚佛歌(찬불가)가 아무리 많아도 大衆化(대중화)되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讚佛歌冊(찬불가책)이 經典(경전)과 함께 佛子(불자)의 손에서 떠나지 않도록 음악법회를 개최하여 音樂(음악)을 生活化(생활화)하고, 儀式(의식)에 과감히 讚佛歌(찬불가)를 도입하여야 할 것이다.

  (5) 佛敎合唱團(불교합창단)의 育成(육성)
  音樂的(음악적) 經驗(경험) 특히 합창의 경우는 부르는 이와 듣는 이에게 화합단결의 훈련을 시켜준다. 이 같은 合唱經驗(합창경험)을 보편화하기 위해 많은 합창단이 보다 합리적으로 운영되어야 하겠다. 그리고 발표회를 위한 임시적 모임이 아닌 佛敎音樂(불교음악)의 생활화를 위한 합창단이 되도록 조직 본연의 목표를 항상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상과 같이 부족하나마 佛敎音樂(불교음악)의 역할과 대중화를 위한 방안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결국 佛敎音樂(불교음악)은 佛法(불법)을 쉽게 전달하는 수단으로도 필요하지만 四部大衆(사부대중)의 마음을 화합하도록 하는 凝結劑(응결제)로도 필요하다. 그것은 귀로 듣고,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느끼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六根(육근)속에서 움츠리고 있는 佛心(불심)을 하나로 연결해준다.
  자, 이제 환희심으로 불보살의 공덕을 찬양하는 노래를 부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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