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 측면

“삶의 質(질)을 높혀야”
청소년이 가족계획 사업의 중요한 대상
韓國(한국)의 적정인구 2천7백만명
인구量(량)보다 정예화된 고급인력 키워야


  우리나라에서 가족계획 사업이 시작된지도 벌써 23년이 지났다. 60년대초 정부가 경제개발계획의 일환으로 가족계획을 국가시책으로 채택하고 민간단체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홍보계몽을 맡아 꾸준한 홍보활동을 전개해온 결과 가족계획이란 낱말은 이제 60년대 초의 저항감을 주던 혁신(革新)적인 용어로서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일상생활의 용어로 화해가고 있으며 “딸ㆍ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라는 가족계획 표어는 아이들 입에서도 자연스럽게 튀어 나올 정도로 가족계획은 이제 우리 국민들 의식속에 뿌리를 내려가고 있다고 우선은 그 성공을 자부해 본다.
  60년대초의 우리나라 가임부부의 피임실천률은 9%에 불과했으며 한가정의 평균자녀수는 6명이었다. 그러나 20여년이 지난 82년 현재 피임실천률은 58%로 늘어났으며 평균자녀수는 2.7명으로 줄어들었다. 가족계획사업은 인구증가면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쳐 60년대초 3%이던 연평균인구증가률을 66년에는 2.7%, 71년에는 2%, 82년에는 1.57%로 떨어뜨렸다.
  60년대초의 우리나라 인구는 2천5백만명이었다. 만일 가족계획사업이 없었다면 80년대초의 우리나라 인구는 현재와 같은 3천9백여만명이 아니고 1천만명이 더 늘어난 4천9백여만명으로 증가되었을 것이라고 인구학자들은 추계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인구증가율 1.57퍼센트는 선진국가들의 인구증가율 1퍼센트 내외에 비하면 아직도 높은 편이며 피임실천률 58퍼센트도 미국이나 일본등지의 70-80퍼센트에 비하면 아직도 더욱 증가시켜야 할 숫자이다.
  현재 2.7명인 우리나라 부인의 출산율을 정부의 목표대로 88년까지 2.1명으로 내리려면 피임실천률은 75% 선까지 올라가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인구억제정책이 보다 더 능동적으로 발효되어야 할 것이다.
  얼핏 생각하면 이제까지의 우리나라 인구증가율은 계속 떨어져 왔으므로 얼마되지 않아서 선진국선의 1%에 도달하지 않을까 낙관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 생각하는 것이다.
  인구증가율은 용수철의 원리와 비슷하여 처음에 누르면 별로 힘들이지 않고도 쉽게 줄어들지만 어느정도 줄어들고 난 다음에는 더 줄이려고 하면 무척 힘이 들게 된다. 자녀수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다섯이나 여섯명에서 셋으로 줄이기는 쉬워도 셋에서 둘로 줄이기는 매우 힘이 드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제한된 국토면적과 부족한 자연자원 등으로 토지를 기준으로 볼 때 인구부양능력이 매우 미약한 나라이다.
  우리나라의 인구밀도는 1평방킬로미터당 3백89명으로서 방글라데시(6백50명) 대만(4백65명)에 이어 세계 제3위인데 이는 일본의 3백6명, 중공의 90명, 미국의 23명, 캐나다의 2명에 비하면 엄청나게 조밀한 상태이다.
  또한 9만8천여평방킬로미터의 국토면적중 경작할 수 있는 면적은 약25퍼센트에 불과하며 이중 90퍼센트가 이미 경지화되어 있어서 더 이상의 농경지확장은 어려운 실정이라고 한다. 이같은 우리나라의 여건상 인구억제정책과 가족계획사업은 필수적인 것이 아닐 수 없으며 국가적인 차원에서 볼 때 가족계획은 아직도 인구문제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어느 인구학자의 사견(私見)이지만 우리 국민이 쾌적한 주거환경을 가지고 선진국 수준으로 살자면 1천만명 정도가 알맞다고 한다. 한 나라가 수용할 수 있는 적정인구수에는 여러 가지 설(說)이 있을 수 있으며 그 나라의 국토면적과 지원, 그리고 사회적인 생산력 등이 고려되고 국민의 생활수준도 관계되는 것이지만 국토면적을 기준으로 미국과 비교해 보면 미국은 우리나라의 1백배에 달하므로 한국인구는 2백만이 되어야하며 인구가 조밀하다는 일본과 비교해봐도 한국의 적정인구는 2천7백만명을 넘지 않아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인구는 3천9백만명을 넘어 오는 7월29일이면 4천만명선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에선 매34년마다 1명씩이 태어나 1년에 약 65만명이 늘어나고 있으며 둘 낳기 운동이 제대로 추진되어 나간다 해도 2천년의 우리나라 인구는 5천만명선에 이르게 된다.
  정부에서도 5차5개년계획이 시작되는 82년부터 1가구2자녀갖기 운동을 실현시킬 강력한 인구증가억제대책을 마련하여, 소자녀가정에 혜택을 주고 여성지위향상을 도모하는 등 가족계획사업을 촉진시키는 각종 사회지원책을 펴나가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아무리 좋은 정책을 수립한다 해도 국민이 협조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출산력저하의 열쇠는 자녀수를 결정하는 위치에 있는 개개의 부모들의 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나만 잘 살면 된다는 고질적인 관념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의 예가 많다.
  나는 재산이 많고 능력이 있으니까 자녀를 많이 낳아도 괜찮겠지 하는 생각만으로 자녀를 많이 낳는다면 종국에 가서 사회와 국가를 위기에 몰아넣는 결과가 될 것이며 자기 가족만 편안하게 행복을 누리며 살 수는 없는 것이다.
  핵폭발보다 더 무서운 인구폭발, 이미 이 땅에서 인구폭발현상은 일어나기 시작했다. 혼잡한 대도시의 인파, 버스와 택시의 행렬로 꽉 막혀버린 출퇴근시의 서울거리, 요즘 우리나라에서 어디를 간들 사람들로 붐비지 않는 곳이 있겠는가마는 특히 예식장과 터미널의 인파는 그 혼잡함이 어디에 비할 데가 없을 정도이다.
  일반 국민들도 이같은 인구의 압박을 절실히 느꼈음인지 요즘 대한가족계획협회에는 하나낳기 운동을 건의하는 편지와 표어가 많이 날아 들고 있다.
  대한가족계획협회는 작년말에 모집한 표어 중에서 ‘하나씩만 낳아도 삼천리는 초만원’ ‘축복속에 자녀하나 사랑으로 튼튼하게’ ‘둘 낳기는 이젠 옛말 일등국민 하나낳기’ 등 한자녀를 표방하는 표어와 포스터를 올해부터 조심스럽게 국민들 앞에 내어놓고 있는데 이러한 표어들이 별 저항없이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만 보아도 인구문제가 얼마나 심각하게 우리 국민들의 피부에 와닿는가를 짐작할 수 있다.
  이미 늦은 감도 없지 않지만 오늘날 우리세대가 무책임한 태도로 출산을 조절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후손들에게 큰 비극을 물려 주는 것이 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1년에 태어나고 있는 90만명중에서 절반이상이 30세 미만의 어머니에게서 태어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신혼부부를 포함한 20대의 젊은 층과 특히 앞으로 곧 출산군(出産群)에 돌입할 10대 청소년들이야 말로 인구문제와 가족계획사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대상이 아닐 수 없다.
  4천만도 못되는 지금도 우리사회는 사람의 물결로 이렇게 혼잡한데 5천만, 6천만에 이르게 될 2천년대의 우리사회는 얼마나 혼잡하고 경쟁적일까? 가 상상되고도 남음이 있다. 우리 후손들은 계속해서 인구과잉의 압력 속에서 피해를 받으며 힘겹게 살아가야 할 것이다.
  앞으로 올 사회는 고도로 산업화된 기술사회로서 교육과 훈련 등을 통해 학문과 기술을 습득하지못한 사람은 쓸모없이 되고 말 것이다. 자녀만 많이 낳아놓고 교육을 시키지 못한다면, 이것은 사회의 부담만 되지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한다.
  인구와 인력은 이래서 다른 것이다. 인구과잉의 사회에서는 교육과 훈련, 기술은 심한 경쟁을 거치지 않고는 얻어질 수 없으며 또 비싼 값을 치루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우리는 인구의 양을 늘리기 보다는 교육과 훈련으로 전문화된, 그리고 정예화된 고급인력을 키워나가 우리의 삶의 질을 높여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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