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회

학교·학생과의 "三位別體(삼위별체)"
同門(동문)교수의 폭넓은 수용 바람직
東國(동국)의 전통 회복에 선후배 따로 없이 노력
건전한 의미의 학교비판 세력으로 존재해야
 

<참석자>
사회정리=이경우(本社(본사) 편집부장)
김진복동문(52·정치학과卒(졸))
최재근(대학원·정외과)
오영택(경상대·경제학과)


  ▲사회=바쁘신 가운데 이렇게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이야기의 주제는 '同窓會(동창회)'가 되겠습니다. 동국 80주년은 同窓會(동창회)의 역할도 적지 않으리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는 '동창회'의 전부를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동문과 재학생의 시각을 통해 동창회에 대한 새 인식과 앞으로의 방향 등을 모색해 볼까 합니다. 허심탄회하게 各者(각자)가 가지고 있는 동창회에 대한 소견을 말씀해주십시오
  ▲길동문=먼저 전제해야할 사항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보는 同窓會(동창회)라고 하는 것은 이미 학교를 벗어났기 때문에 직접 학교행정이나 업무에 관여할 수 없는 형편이고, 간접적으로 조언정도 밖에 더 이상의 실질적 참여가 힘들다는 점입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선배동문으로서 母校(모교)의 발전이 더디다는 인상을 부인할 수 없군요.
  ▲사회=그 문제에 앞서 同窓會(동창회)활동의 기본입장과 또 後學(후학)들이 바라는 동창회의 사업에 대해 말씀을 나누기로 하죠.
  ▲김=상식적인 면에서 동창회 활동의 기본입장이라고 한다면 동문 상호간의 친목도모, 졸업생과 재학생간의 유대강화 등이 있겠으며, 실질적인 면으로는 동창회 내에서 결의된 사업을 전개하는 일이 있겠죠.
  ▲오=그러나 제가 생각하는 동창회는 유대관계도 중요하지만 그와 병행하여 재학생의 면학열 고취를 위한 사기앙양도 시급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상당한 수준으로 명문 私學(사학)을 자랑하던 本校(본교)가 지금은 소위 三流(삼류)대학이란 汚名(오명)을 못 벗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정인 것 같습니다.
  이런 점들이 東國大(동국대)에 적을 두고 있는 모든 선후배에게 자책감을 유발시키는 원인이 되어 사기저하를 촉진시키는 계기도 될 수 있습니다.
  단지 학교를 졸업했다하여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후배가 선배를 빛내주고, 선배가 후배를 빛내주기 위한 실질적인 협조가 못내 아쉽기만 하다고 할까요. 그런 면에서 볼 때 일반기금조성도 중요하겠지만, 동문 장학금 확대, 도서기증 등 다방면의 후원이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同門(동문)도 학교의 주인
  ▲최=앞서 실질적인 협조로 동문장학기금 조성을 말씀하셨는데 제가 알고 있기로는 어느 정도 마련돼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섭섭한 점은 동창회보다 학교신문기사를 통해 보도만 되었지, 지급과정이 일체 생략되어 장학금지급이 어느 정도 되고 있는지 궁금할 뿐이죠.
  제가 현재 법정대 조교로 있지만 동창회장학금이 있는지 없는지 조차 잘 모를 정도이니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입니다. 좀 이야기가 빗나가지만, 대학의 주인은 교수와 학생이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볼 때 동문들 역시 이 울타리를 거쳐 나갔고 사회 어디에서도 東國大學校(동국대학교)는 일생을 꼬리표처럼 쫓아다닌다고 하면 동문역시 이 학교의 영원한 주인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대학졸업 후 6개월간 사회생활을 해봤습니다만 東國大(동국대)란 명함 때문에 가당치 않은 수모를 당한 적이 있었습니다. 요즘은 더욱이 각 학교마다 등급이 있어 각종 채용시험기준을 삼고 있는데, 이는 실력도 중요하지만 먼저 선배들이 활약해 놓으신 사회 주도권 영역의 인식도 상당하리만큼 작용한다는 걸 느꼈습니다. 인식의 문제라 할 수 있죠.
  ▲오=현재 東國(동국)의 교위가 뒤떨어지고 있는 것에도 어느 만큼은 동창회의 책임도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그런 면에서 동창회는 학교와 ‘부화뇌동’할 것이 아니라 건전한 비판 세력으로 존재해야할 것입니다. 학교는 학교대로, 동창회는 동창회대로, 또 학생은 학생대로 각자 행동한다면 앞날이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내년이면 개교 80주년을 맞이하는데 이 3자관계의 재정립이 요구된다고 하겠습니다.
  ▲김=하지만 학교는 일원화된 집행부가 있는데 반해 동창회는 개개인의 모교에 대한 의견이 다르다고 하겠습니다. 그로인해 학교에 대해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할 경우, 학교 측에서는 지나친 간섭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는 동창회 입장으로서도 본의 아닌 오해의 여지를 사게 되는 거죠.
  ▲사회=사실상 동창회가 학교행정에는 관여하지 못하지만, 학교 발전을 위한 조언은 가능하리라 봅니다. 그런데 저희들이 알기로는 현재 아무런 역할도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최=동창회도 사무국이란 조직이 있고 회장·부회장님을 비롯 이사진들이 있는데, 이러한 조직 내에서 동창회에 대한 의제를 수렴하여 보다 적극적으로 3자의 관계를 재고할 여지는 있다고 봅니다.
  ▲김=그렇죠. 지금 동창회 내에서도 학교에 대한 실질적인 권한을 조금은 부여 받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동창출신중에서 재단이사 2명과 감사 1명을 지명하게 되어있으니까, 이들을 통하여 동창회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그러니까 실질적인 참여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그렇지 않을 경우는 모든 일을 재단과 학교행정자의 속단으로 야기될 문제도 있으니까요. 여하간 지금의 東國(동국)을 조금이라도 중흥시키기 위해선 동창회 뿐만 아니라 전 東國大學校(동국대학교)의 기구가 살아 움직여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선·후배간의 학문교류 풍토 조성해야
  ▲오=물론 동문들이 학교를 생각하는 입장에서, 또 後學(후학)을 생각하는 입장에서 학교행정에 직접 참여할 수도 있겠지만 먼저 선·후배관계가 배움을 주고받는 관계가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동창회가 잘 이루어지는 학교를 보면 선배들의 기증도서가 도서관을 가득 메울 정도로 쌓여있고, 재학생들은 언제라도 그곳에서 학문에 열을 올릴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있거든요. 이것이 곧 근본적인 學校(학교)의 位相(위상)문제도 해결할 뿐 아니라, 자부심도 갖게 하는 동창회의 원천적인 활동이라고 보고 싶습니다.
  ▲김=제가 알고 있기로는 현재 동문들의 모서운동이 활발히 진행 중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美州(미주)동문들에게서 모서기금 기증을 확약 받았고, 또 계속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당장 현품이 없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가 되겠죠. 때늦은 감은 있지만 이러한 운동은 꼭 기회를 찾아 할 것이 아니라 항상 진작시켜야 할 당면문제이죠.
  ▲사회=또 그밖의 실질적인 측면으로서 절실한 문제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최=거듭되는 이야기인 것 같지만 선후배간의 유대관계를 들고 싶습니다. 社會(사회) 각계각층에서 후배들을 이끌어주는 선배들이 많아야 후배들의 신뢰도 또한 높아질 것이고, 후배들 또한 선배를 존경하고 따라야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즉 시급한 문제라면 이러한 유대관계를 바탕으로 한 취업알선문제를 첫 손으로 꼽을 수 있겠습니다.
  ▲김=네, 중요한 문제로 알고있습니다. 그것은 위탁하는 쪽과 받아들이는 쪽의 적정수준, 다른 말로 하면 수요와 공급의 적절한 평형관계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데 요즘같은 불황에 얼마만큼 수용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고, 또 몇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기업을 가진 동문이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렇게 너무 다급한 현실만이 동문의 관계를 유지하려 드니 실로 세태가, 또 현실이 큰 일이 아닐 수 없죠.
  ▲오=물론 현실적인 취업알선도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그에 앞서 동창회의 생리를 파악해야 될 것 같습니다.
저는 동창회를 自然(자연)이라고 보고 싶습니다. 그러니까 후배들은 싹이고 선배들은 태양, 물같은 존재여서 직접 후배들이 자랄 수 있는 여건을 형성해 주는 풍토가 되어야 한다는 얘기죠.
굳이 싹이라는 입장에서 선배들이 직접 키워주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후배 스스로 커나갈 수 있는 환경이 되어야 한다는 이야깁니다.
제가 거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직접적인 介入(개입)이 있는 것이 아니라, 존재함으로써 위안을 받는 것이고 없는 것보다 있는 것이 훨씬 나아야 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논리인 것입니다.
그리고 對外(대외) 이미지 문제인데,  모든 판가름이야 실력으로서 판명되겠지만 이에 앞서 요즘 연‧고전처럼 어떠한 계기로 인한 대외이미지부상이 결되어야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즉 인식의 문제라고 할 수 있죠. 이 점을 주력해 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사회=他校(타교)의 예를 봐도 K대나 S대 같은 경우, 동창회가 독립하여 동창회관 사옥을 짓고 심지어는 母校(모교)에 체육회관까지 건립해주는 사례도 보았습니다.
  그에 반해 本校(본교)는 동창회가 있는지 없는지 조차, 아니 있는 줄 알았다 하더라도 어디에 시는 것인지도 모르는 학생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런 점에 대한 대책도 시급하다고 생각되는데요.


同門(동문)전체기금 마련이 시급
  ▲김=그 문제는 지금도 거론되고 있는데 현 실정으로서 전체기금을 모아 마련하기는 힘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능력 있는 몇몇 동문들이 투자하여 직접적인 서명관을 짓던지 하는 것이 훨씬 가능하다고나 할까요. 폭넓은 이해가 아쉬운 실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동문들이 꼭 재정적 지원 같은 물적인 측면만을 바라는 선후배관계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일차적으로 드러나는 측면이긴 하지만 요즘 선·후배관계는 보여야만 믿는 式(식)의 풍조가 온통 사회이고 대학을 뒤엎어 버렸거든요.
  ▲오=선배님 말씀대로 전체기금을 모은 투자가 힘들 경우 '桂山考試學舍(계산고시학사)'처럼 동문개인이 투자하여 그 투자의 이름을 빌려 명명한다면 그것도 뜻 깊은 일이라 여겨집니다.
  ▲최=지금 현재로선 동창회가 나름대로 존재한다고 하지만 그만큼의 역할을 수행했나에 대해서는 자못 의심이 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회=자꾸 他大(타대)와 비교해서는 안 되겠습니다만, 타교의 경우 동문들간의 단합력이라 할까요, 그 응집력이 대단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굳이 많은 사람들이 모여야 꼭 일이 성취된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표면적으로나마 그것이 동창간의 情(정)이 남다른 것으로 보고 싶습니다.
  이런 면에서는 본교가 많은 것을 배워야 할 줄 알고 있습니다만 우리의 현실은 어떻다고 보십니까.


우리 모두는 共同(공동) 運命體(운명체)
  ▲최=동창회는 보이지 않는 끈이 있어 유대를 강화시키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科(과)일을 보고 있어 가끔 느끼는 것인데 科(과) 동창회의 경우도 선배들이 후배들을 위해서 뭣하나 해놓아야만 떳떳하게 나설 면목이 있다고 생각하는 자격지심에서 그렇지 않은 同門(동문)들은 나서기를 꺼려하는 형편이죠. 그런데 이보다는 먼저 이 학교를 다녔고 어차피 同門(동문)이라는 입장을 먼저 앞세운다면 일은 쉽게 풀릴 수 있으리라 봅니다. 그러니까 학교측에서도 “얼마 내시오” “뭣해주시오”하는 산발적인 주문을 피해야 할 것 같습니다. 동창회가 곧 학교의 물적 후원단체는 아니니까요.
  ▲김=동창이라 하지만 연령의 사이가 천차만별 아닙니까. 융통성을 발휘해서 행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오=자연스런 同窓會(동창회)가 못되고 자격지심이나 열등의식에 빠져 다른 동문들과 비교해서 우월하다는 인식을 가지는 것은 자신에게는 어떨 줄 모르나 우리 後學(후학)들이 보는 입장은 아무런 도움이나 배울 점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옛 정을 되새기면서 그 情(정)을 바탕으로 모교와 후배를 사랑하는 입장이 되어야지 자기과시의 場(장)으로 변한다면 문제는 크죠. 마치 지금 상황이 그렇게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회=여러 문제가 제시 되었는데 그중 무엇보다도 절실하게 느끼는 것은 선·후배 관계가 원만치 않고 떨떠름하다는 것입니다. 새롭게 정립하는 입장에서 재고되어야할 선후배관계의 바른 방향을 이야기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김=먼저 선배들의 입장이 될 수 있겠습니다. 옛부터 졸업한 선배들이 母校(모교)에 기대려고 하고 조그만 일에도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사례가 흔했다고 할 수 있죠. 例(예)를 들어 소규모 납품을 하는 同門(동문)의 경우도, 될 수 있으면 모교에 봉사한다는 입장보다 더 많은 이윤을 얻기 위해 是是非非(시시비비)한 일이 있습니다. 비단 이런 국부적인 사건으로 전체동문을 매도하려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성의 있는 처사를 부탁한다고나 할까요.
  그런데 요즘 들어 同門(동문)들의 자긍심이 상당히 향상되어 좀 더 높은 고지에서 바라보는 현상이 잦아 매우 기쁜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문제는 소심하다면 소심하다할까 하는 類(류)의 문제인데, 본교 교수의 경우도 될 수 있으면 同門(동문)으로 채용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도 강단에 몇 번 서 본적이 있는데 요즘 세대가 자기의 것만을 사랑하는 풍조여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他校(타교)의 강단에 서면 굉장히 소외당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요. 후배가 선배교수의 지도를 따르고, 또 선배교수가 후배를 더욱 사랑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가 아니겠어요. 이 자리를 빌려 모둔 분야에서 고른 本校(본교)출신 교수를 채용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최=물론 동창회에 대해 전면적으로 기댄다고 할까요, 절대 그런 것은 아닙니다만 선배들이 후배를 직접 지도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두말 할 나위 없고 그렇지 못한 형편이라도 그러한 입장이 변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것은 학교가 동창회에 대한 입장도 불변이겠지요.
  ▲김=그리고 재학생들은 학교의 모든 분야에 관심을 갖는 것도 좋지만 한 시간이라도 쪼개어 책을 읽는 습관을 길러야 되겠어요. 선배도 좋고 동문도 좋겠지만 결국 사회에 나가면 자기가 많이 알아야 그만큼 성장할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오=네, 여러 상황 하에서 동문들의 입장이 곤욕스럽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더불어 지금 처해있는 본교의 位相(위상)이나 실력향상을 위해서라도 재학생 각자가 보다 노력해야겠고 동문들 역시 옛시절의 영화를 재현하는 입장에 함께 서야 될 것 같습니다.
  ▲사회=지금까지 나은 내용을 대강 정리하면 결국 본교발전과 재학생의 앞날을 위한 제언이라고 생각합니다.
  位相(위상)의 격상문제, 교육환경조성, 재학생의 취업알선 등,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것은 유대관계 뿐 아니라 실질적인 협조체제에 의한 새로운 차원의 관계정립이라 볼 수 있겠죠. 아무쪼록 동창회의 보다 큰 발전이 東國發展(동국발전)에 보탬이 되어지길 간절히 바라마지 않습니다. 오랜 시간 대단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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