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갑·우비 등 물품으로 인한 2차 피해도 걱정

 우리학교 참사람봉사단(단장=조훈영ㆍ물리학)이 방학 중인 지난 1월 10일 기름 유출 지역인 태안군 소원면의 백리포를 찾아 자원봉사 활동을 벌였다.

 학내구성원 약 85명로 구성된 봉사단은 오전 10시부터 밀물시간인 오후 3시까지 4시간 가량 바위에 묻은 기름제거를 위주로 활동했다. 봉사활동에 필요한 방제복은 학교 측에서 준비한 우비로 대체했다. 이와 함께 고무장갑, 마스크, 장화 등도 시커먼 기름때로부터 옷과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지급됐다. 현장에 도착한 후, 언론에 비춰진 것보다 훨씬 참담한 모습에 봉사단은 일제히 안타까운 탄성을 자아냈다. 박미주(생명화학공4) 양은 “직접 와서 보니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봉사단에는 많은 교직원들도 참여해 일손을 보탰다. “바다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참가하게 됐다”고 밝힌 윤명철(교양교육원) 교수는 검은 바위들 가운데 발견한 작은 참게 한 마리에도 감사해 하며 한겨울 찬 바닷바람을 맞으며 바위에 묻은 기름을 닦아내는데 여념이 없었다.
 일부 남학생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바위절벽으로 올라가 손이 닿지 않는 곳 위주로 작업을 했다. 이들은 방제복으로 입은 우비가 찢어지는 줄도 모르고 기름제거 활동에 열의를 보였다. 노란 우비의 참사람봉사단원들은 밀물이 들어오는 것도 알아채지 못한 채 기름제거에 열중하다 집합을 알리는 소리에 안타까운 탄식을 내뱉고 발걸음을 쉽게 옮기지 못했다.

 이러한 참사람봉사단의 열의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아쉬운 점이 남았다. 기름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제공된 물품들이 봉사가 끝난 후 한곳에 모아지기 시작했다. 우비와 고무장갑의 경우 기름때에 가장 많이 노출돼 재활용하기에 어려움이 있었고, 특히 우비는 금세 찢어지는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이미 두 세벌을 사용한 봉사자도 있었다. 그날 사용된 물품들 가운데 장화만 다시 학교 측에서 가져갔을 뿐 나머지는 모두 버려졌다.

 이 뿐만 아니다. 봉사단의 점심으로 제공됐던 도시락 역시 모두 일회용품으로 구성돼 일회용 젓가락과 숟가락, 스티로폼 용기 따위가 여기저기 즐비했다. 이러한 일회용품 쓰레기더미를 보고 있노라면 바다에 떠있는 기름만큼이나 환경오염을 심각하게 위협할 것으로 보였다. 현재 약 100만 명이 자원봉사자들이 기름이 유출된 지역에서 봉사활동을 했다고 전해진다. 그 수많은 봉사자들이 벗어놓은 비닐 옷과 고무장갑, 먹고 남은 일회용품들이 매일 수북이 쌓여간다면 큰 문제 아닌가. 심지어 매일매일 쏟아지는 엄청난 양의 폐기물들 가운데 미처 폐기하지 못한 비닐 옷 등에서 나온 기름이 다시 땅속으로 스며들어 2차 오염을 일으키고 있다. 이렇게 된 상황에서 계속해서 같은 방법으로 봉사활동을 진행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무조건적으로 자원봉사자만을 기름유출지역으로 보낼 것이 아니라, 보다 전문적인 인력으로 체계적인 기름제거 활동이 필요하지는 않을까. 하루빨리 기름유출 지역이 일회용품, 폐기물 등에서 만이라도 벗어날 수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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