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기 동국 108리더스 라오스 해외봉사 수기

 라오스에서의 열흘을 보낸 후, 나는 순간을 소중히 여기는 법을 배웠다. 더 욕심내지 않고, 더 보채지 않고 지금의 행복을 바라보는 것. 그것은 웃음과 사랑뿐인 라오스 사람들, 함께 한 이들과의 따뜻한 시간 덕분일 것이다. 계산도 욕망도 멈추는 그곳, 라오스.
 지난 1월, 나를 포함한 ‘동국 108리더스’ 겨울 해외봉사단 46명은 동남아시아의 라오스 인민공화국으로 9박 10일간의 해외봉사를 떠났다.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엔에 위치한 위양깨오 마을. 그곳에서 우리를 처음 맞은 것은 붉은 먼지와 뜨거운 햇볕, 맑고 호기심 가득한 아이들의 눈망울이었다. “싸바이디. 커이쓰 주현. 짜오쓰냥?(안녕. 난 주현이야. 이름이 뭐니?)”

 라오스에서 내가 쓸 수 있는 말은 몇 가지 없었지만, 라오스의 천진한 아이들에게 다가갈 때마다 나는 내가 건 말의 몇 배나 되는 미소를 받았다. “싸바이디”만 외치면, 모두가 친구가 될 수 있었다. 라오스 친구들의 손을 잡고 “느응쏘옹싸안”을 외치며 포크댄스를 추면서, 그림을 그리고 물감놀이를 하면서, 아이들에게 숫자 읽는 법을 배우고(결국 1부터 99까지 세는 법을 배웠다!) 손가락을 하나하나씩 펴고 접으며 숫자놀이를 하면서, 나는 단 한순간도 내가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우리 108리더스 모두가 그렇지 않았을까?

 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같이’ 하면서, 그 아이들도 나도 함께 즐거웠다. 봉사란 무엇일까? 어려운 것이 아니고, ‘빈곤한 그들’을 보며 우는 것이 아니다. 수백 명의 아이들과 손을 잡고 춤을 추는 것. 그저 ‘함께 웃는 것’이었다. 초등학교 새 건물을 짓기 위해 땅을 다지고, 벽돌을 쌓던 시간. 마음을 다해 준비해간 교육봉사와, 떠나기 전부터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었던 문화공연. 떠나던 날, 온 마을사람들이 모여 우리를 귀빈처럼 대해주었던 흥겨운 운동회와 마을축제. 짧은 시간동안 우리가 베푼 것이 무엇이라고, 그리도 정을 준 그들의 아쉬운 눈물을 보며 나 역시도 코끝이 시큰거렸다. 돌아오던 날 한국에는 폭설로 눈이 많이 쌓여있었다. 평생 눈을 직접 보지 못할 그곳의 아이들을 생각하며 그들처럼, 무엇이든 나누고 사랑하고 웃으며 살겠다고 맹세했다. 내가 행복한 것, 그리고 너희가 행복하다는 사실을 하루에도 수십 번씩 되새기면서 열심히 살아가겠다고.

 꿈결 같은 열흘을 보내며, 나는 저마다의 매력과 배울 점이 넘치는 수십명의 동료들을, 행복하고 소중한 시간을, 따뜻하고 행복한 라오스라는 한 나라를, 무척이나 사랑하는 사람들을 선물로 받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한 그것은 지금까지 내가 받은 어떤 것 보다도 값진 선물이었다. 이번 제 1기 동국 108리더스의 해외봉사활동이 내가 살아온 22년과, 앞으로 내가 살아갈 날들 가운데 가장 커다란 획이 되었다고 믿는다. 제 2기와, 그 이후에도 계속해서 이어질 값진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하고, 후배들에게도 자신 있게 추천하고 싶다.
콥짜이, 라이라이.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사진=홍의찬(수교4), 김다운(신방4)

저작권자 © 대학미디어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