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박사 수필집

“山(산)은 그 主體(주체)이며 宗敎(종교)”
類例(유례)없는 登山文學(등산문학)이며 哲學(철학)


  우리나라는 山(산)이 많은 나라중의 하나여서 우리 는 바로 그 山(산) 속에서 살다가 山(산) 속에서 죽어간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곁에 잇는 그 산을 모르고 사는 사람이 많은 것을 물론, 山(산)을 눈으로만 볼뿐 그것을 마음속에 지니고 사는 사람은 아주 드물다. 山(산)뿐만 아니라 모든 事物(사물)은 그것을 마음속에 지니지 않는 한 그것은 끝내 차디찬 客體(객체)로서 피가 돌고 꽃이 피지 않는다. 수필집 ‘山(산), 그대나의 故鄕(고향)’의 저자는 山(산)이 곧 ‘나’이고 ‘故鄕(고향)’이라고 서슴지 않고 말한다. 즉 이 말은 그가 山(산)을 認識(인식)의 대상으로 생각지 않고 山(산)을 통해서 세상을 생각하고 사물을 바라본다는 말로 해석이 된다. 그에게 있어서 山(산)은 그의 主體(주체)이고, 한편 宗敎(종교)로 보인다. 그는 山(산)의 實存(실존)과 자기의 실존을 同一化(동일화)하고 山(산)의 意志(의지)와 그 생명을 통하여 자연의 絶對世界(절대세계)에 참여하여 人間條件(인간조건)을 초월하는 환희에 이른다.
  이 隨筆集(수필집)은 한 産(산)의 歸依者(귀의자)의 信仰告白書(신앙고백서)로 보인다. 여기에 수록된 근 40편의 수필은 그것이 모두 山岳(산악) 에세이인 점이 특색일 뿐 아니라 한편 한편에 진실하고 올바르고 굳건하고 경건하면서 의연한 저자 특유의 인간상이 드러나 있어 책의 깊이를 새삼 느끼게 한다. 이와 같은 저자의 인간자세는 바로 그의 오랜 山岳信仰(산악신앙)에서 굳어진 값진 결실이다.
  그러니까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이것을 단순히 재미있는 山行(산행) 기행문으로만 읽을 것이 아니라 行間(행간)마다에서 엿보이는 저자의 品性(품성)과 인간자세를 읽는 것이 좋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사람이 평생을 山(산)과 더불어 살고 山(산)을 사랑하면 어떻게 되는가를 알게 될 것이다.
  容器(용기)·忍耐(인내)·自足(자족)·謙虛(겸허)·超脫(초탈) 등의 美德(미덕)은 山岳人(산악인)들이 산을 통하여 體得(체득)하는 고귀한 敎訓(교훈)이다.
  산행을 오락으로 혹은 스포츠로 생각하고서 달려드는 登山客(등산객)이 점점 늘어가는 요즈음 진정한 登山(등산)의 묘미를 깨우쳐주고 등산을 통한 人間修業(인간수업)의 자세를 가르쳐주는 이 수필집은 일찍이 類例(유례)없는 登山文學(등산문학)으로서 그 자리를 굳힐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수필을 사랑하는 사람은 물론 山(산)에 관심이 있는 사람, 그리고 인생을 약간 철학적으로 생각해 보고 싶은 사람들에겐 산악인이면서 저명한 哲學(철학)교수의 이 책에서 山(산)과 人生(인생)에 대해서도 배우는 바가 많을 것으로 생각하여 널리 추천하는 것이다.
(世宗出版社刊(세종출판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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