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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3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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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번호, 선수를 상징하는 또 다른 이름동대신문 칼럼 시리즈 (6) 스포츠파트 - 한국체육대 스포츠언론정보연구소 김학수 소장

운동경기를 관람하다 보면 선수 유니폼에 새겨진 이름과 등번호를 자연스럽게 주시하게 된다. 운동선수의 등번호는 단순한 숫자를 넘어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팬들에게는 등번호가 그 선수를 상징하는 숫자가 될 수도 있고, 선수에게는 선수인생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을 담은 숫자로 다가갈 수 있다. 등번호의 의미가 커지는 것에 따라 등번호가 ‘영구결번’으로 결정되는 것은 운동선수가 가질 수 있는 최고의 명예라고 말할 수 있다. 이번 칼럼은 선수 등번호에 대한 특별한 의미를 찾아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특별한 의미의 등번호를 가진 99번 아구선수 류현진
프로야구나 프로축구 경기장에서 관중들은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놓치지 않는다. 망원경까지 휴대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스타나 선수들을 확인하면서 경기의 재미를 느낀다.
관중들에게 비친 선수들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진다. 아마도 선수 유니폼에 새겨진 이름과 등번호가 우선적으로 눈에 들어올 것이다. 선수 이름과 함께 등번호가 큼지막하게 유니폼에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고,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긴다’는 옛말로 비유하자면 스포츠 선수의 모습은 이름 석자와 등번호로 팬들의 기억에 남는다. 그만큼 이름과 함께 선수를 인식하게 하는데 있어 고유 기호인 등번
   
▲9번 농구선수 허재.
호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운동선수 최고의 명예, ‘영구결번’
선수들이 죽었을 때나 은퇴했을 때 자신의 등번호가 ‘영구결번’으로 결정되는 것은 매우 영예로운 일이다. 영구

     
 
결번은 은퇴한 유명선수의 등번호를 영구히 사용하지 않는 관습으로 선수시절의 활약도, 팀 성적, 개인 생활 등을 고려해 선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1999년 10월 교통사고로 39세 젊은 나이로 타계한 프로농구 삼성의 김현준 전(前) 코치가 선수시절 달고 뛰던 10번은 고인의 장례식 때 영구결번 행사를 가진 뒤 지금까지 삼성에서 누구도 달지 못하는 역사상의 번호가 됐다. 재작년 암으로 세상을 떠난 전(前) 롯데 자이언츠 명투수 최동원 선수의 등번호 11번은 사후 49제(齊) 때 영구결번으로 결정되었다.
   
▲21번 우리대학 출신 레전드 송진우


죽어서보다는 살아서 영구결번의 영예를 누린 레전드급 선수들이 더 많다.
프로야구는 ‘불사조’ 박철순(21번), ‘바람의 아들’ 이종범(7번)을 비롯해 선동열(18번), 장종훈(35번), 송진우(21번), 이만수(22번), 양준혁(10번) 등이 있다. 프로축구는 김주성(16번), 송종국(24번) 최은성(21번)이, 프로농구는 허재(9번), 우지원(10번), 전희철(13번), 이상민(11번) 추승균(4번), 서장훈(11번) 등이 눈에 띈다.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있는 등번호
현역 선수들이 등번호에 개인적인 사연과 의미를 담고 있는 경우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영원한 캡틴’ 박지성 선수는 행운의 숫자 ‘7’을 좋아해 영국 프리미어리그 소속팀 QPR(Queens Park Rangers FC)에서 7번을 등번호로 사용하고 있다. 박지성은 국가대표 시절에도 주장 완장과 함께 등번호로 7번을 달고 활발히 그라운드를 누빈 바 있다.

   
▲7번 축구선수 박지성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에서 투수로 맹활약중인 류현진 선수는 등번호 99번을 달고 있는데, 이는 1999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던 전(前) 소속팀 한화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의미에서 부착한 것이다.
야구에서 투수들은 대개 ‘1’, ‘11’, ‘21’ 등 숫자 ‘1’이 들어간 번호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류현진은 이 관례를 따르지 않고 팀과 관련된 숫자를 선택했던 것이다.

상징을 넘어 새로운 볼거리로
등번호는 축구, 야구, 농구, 배구, 핸드볼, 아이스하키 등 단체 구기종목에서 주로 사용한다. 유니폼 색깔과 등번호는 소속팀과 상대팀 선수들을 구분하기 위한 방법이다.

육상, 사격, 양궁, 빙상 등 개인종목 선수들은 서로를 구별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등번호를 사용하지 않는다.
초기 선수들의 등번호는 원래 차례대로 숫자를 붙여 선수들을 구별하는 수단으로 사용됐기 때문에 단순한 숫자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선수들이 등번호에 애착을 갖고 있거나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단순히 숫자가 아닌 의미를 담고 있는 기호로까지 발전했다. 등번호가 이름과 함께 선수 개인을 상징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선수의 또 다른 이름인 등번호는 관중들에게 스포츠의 볼거리를 더욱 풍성하게 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김학수  한국체육대 스포츠언론정보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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