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작업에 자부심 느껴

재학시 추상주의 몰두
작년 첫 출품엔 입선해
철저한 사실주의 作品(작품)추구
자기세계 구축에 고통 느껴
張明奎(장명규) <同門(동문)ㆍ82년 미술과 卒(졸)>
 

  “대부분의 사람들이 써오던 이제부터 잘해 보겠다, 라는 말들을 이제야 실감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지랑이 피는 화사한 5월을 어둠 속에 가라앉혀 버릴 듯한 차분한 어조로 張明奎(장명규)동문은 간단히 소감을 말한다.
  張明奎(장명규)(82ㆍ미술학과졸) 동문은 중앙일보사가 주최한 제6회 중앙미술대전 양화부문에서 ‘중얼거림-공허한 소리’로 영예의 최고상인 대상을 수상했다.
  아카시아 향기 같은 웃음을 머금고 신문사를 찾아주었기에 낯설지 않은 기분으로 그를 대할 수 있었다.
  장동문은 작년 제5회 중앙미술대전에서도 입선을 한 바 있는데, 이번 수상작 ‘중얼거림-공허한 소리’는 첼리스트를 다룬, 반 추상화로서 모 일간지 사진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한다.
  “서양의 사실주의 시대에 우리나라에서는 풍속화가 유행되었는데 서양의 그림과 우리나라 풍속화가 많이 닮은 것을 보고 상당한 호기심을 가졌습니다. 在學時(재학시)엔 추상주의를 추구했으나 방법의 단순성 등으로 쉽게 한계성을 느끼곤 해서 뭔가 다른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느라 고민을 좀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졸업 무렵 쯤 돼서 추상표현을 벗어난 action painting 위주의 형상성을 발견하게 되었지요.”
  자기세계구축의 고통스런 길을 張(장)동문은 염주알 세듯 차근차근 얘기한다. 서구인들의 그림이 라면 냉정하고 드라이 하리라 생각했었는데 작년 4月(월)서울 미술관에서 열린 불란서 작가 초대전을 보고 30ㆍ40代(대) 젊은 작가들임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서정성과 형상성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딴에는 개성 있고 고독한 작업이라 생각했는데, 누군가 먼저 했다고 생각하니까 위안이 되기도 하고 한편으론 섭섭하기도 하더군요.”
  그의 말 때문인지 빙긋 웃는 그의 얼굴에 예술인만의 고독이 스며있는 것 같았다. 어떤 것에 대한 사실을 뽑아내는 것은 인상파 이전에 이미 이루어진 작업인데 이러한 사실과 앙포르메를 어떻게 결합하느냐를 생각하고 있던 중 그 초대전으로 인해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리얼리즘이란 단어엔 여러 가지 의미가 담겨져 있으나 난 시각적인 리얼리즘, 즉 드라이하면서도 형상성을 갖춘 철저한 사실주의를 추구하고자 합니다.” 열심히 살고자 하는 한 젊은이의 정열을 발견한 기쁨으로 창틈으로 들어오는 녹색바람이 더 훈훈하게 느껴졌다.
  짧은 시간을 위해 신문사를 찾았다가 환한 웃음을 던지며 어둠속으로 사라지는 張(장)동문께 고맙다는 인사를 하긴 했으나 커피포트가 고장 나 커피대접을 못한 것이 못내 안타깝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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