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구 산업시스템공학과 교수
최근 대학에 대한 평가 결과가 여러 기관을 통해 수시로 발표되고 있다. 대학평가라고는 입시학원의 배치표나 대교협 평가 정도 밖에 없었던 십여 년 전에 비하면 격세지감(隔世之感)이 느껴질 정도다. 각종 언론사나 해외 평가기관 등이 앞다투어 대학에 대한 다양한 평가결과를 쏟아내고 있다. 그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 대학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평가에 초연한 척 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사실 대학에 대한 평가만 갑자기 많아지거나 강화된 것은 아니다. 경쟁력이 곧 생존의 조건인 기업들은 전략적 목표 달성을 위해 고도의 성과평가 시스템과 그에 따른 엄격한 보상 체계를 오래 전부터 도입하여 왔다. 정부나 국영기업체 같은 국가기관도 예외는 아니다. 사실 오늘날 평가를 받지 않고 편안히(?) 지낼 수 있는 조직이나 개인은 대한민국 땅에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학이 그동안 너무 편하게 지내왔다고 해도 할 말이 없다.
 평가는 평가를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결코 즐거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어떤 조직이든 미션이라고 하는 그 조직의 존재이유와 장기적인 비전이 있기 마련이고, 그러한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적 목표를 구성원이 모두 공유하고 달성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나를 공정하게 평가해주어야 지속적 발전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평가는 힘들어도 꼭 해야 하는 일종의 필요악 같은 것이다.
 다행히 우리대학은 최근 몇 년 동안의 각종 평가에서 매년 성적이 눈에 띄게 향상되는 결과를 보이고 있다. 2012년에 중앙일보의 대학종합평가에서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뒀을 뿐만 아니라, 최근에 있었던 2013년도 재학생만족도 평가에서 작년의 13위에서 8위로 뛰어오르는 쾌거를 거두었다. 정말 축하할 만한 일이다. 지난 5~6년간 고객만족경영을 대학에 도입해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대학의 존재이유는 우수한 학문적 연구업적을 많이 내고 인재양성을 통해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것 이니만큼, 연구업적과 교육업적, 사회평판도 등에서 다른 대학보다 앞서가는 대학이 좋은 대학이라는 데에는 누구도 이의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대학의 모든 구성원이 자신이 속한 대학에 대해 만족스럽고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대학의 지속가능성이라는 면에서 더 중요한 성과라고 생각된다.
 최근 선진국의 기업들도 고객의 만족을 넘어 종업원과 그 가족의 행복이 곧 기업의 경쟁력이라는 개념을 중요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종업원들이 일터에서 행복을 느끼고 그 가족이 만족해하는 기업이 장기적으로는 가장 경쟁력 있는 기업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우리대학도 재학생의 만족도 뿐만 아니라 교수, 직원 등 대학의 구성원 모두가 진정으로 행복을 느끼고 만족스러워 하는 학교가 돼야 한다.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지표를 개발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을 다른 대학보다 하루라도 먼저 구축해야 할 때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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