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형 도서관 구축 위해 장기적 발전계획, 과감한 투자 필요

올해는 중앙도서관이 개관한 지 10주년이 되는 해이다. 그동안 중앙도서관은 우리대학의 학술·정보 제공의 핵심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첨단 시설을 갖춘 미래형 도서관이 부상하고 있음에도 중앙도서관은 과거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이에 본지는 중앙도서관의 발전 정체원인을 진단하고 그 해결책을 모색해 보았다.                                                                                                     <편집자주>

도서관의 패러다임 변화
“오늘날 하버드가 존재하는 것은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도서관과 책이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의 대학도서관을 갖춘 하버드인들의 자부심이 담긴 말이다.
대학도서관의 가치는 교육과 연구에 필요한 정보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적기에 제공함으로써 교육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있다. 대학도서관은 이를 위해 급변하는 환경 변화에 발 맞추어 변신해야하고 부단한 자기 점검을 통해 미래지향적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2003년 우리대학 중앙도서관(관장=계환스님)이 완공된 이래 올해로 10년이 됐다. 중앙도서관은 장서 보유량이 총 130만여 권으로 국내 대학도서관 중에서 상위권에 해당하며, 불교학자료에 관해서는 보물급 문헌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2012년 중앙일보 대학평가의 1인당 도서구입비 부문에서 전체 56위로 평가받는 등 예산 부문이 타 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대학발전과 도서관의 발전이 함께 맞물려간다는 점은 각종 대학지표를 통해서 알 수 있다. 우려되는 점은 예산부분에서 취약한 중앙도서관이 도서관 패러다임의 변화를 좇아갈 수 있냐는 것이다.

▲Information Commons를 구축한 성균관대학교 서울캠퍼스 도서관.
21세기, 도서관의 진화
21세기의 도서관은 점차 전자도서관, 미래형 도서관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이는 정보기술과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정보 이용자들이 도서관보다 인터넷을 활용하는 비중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점차 인쇄자료에서 전자저널, E-Book, Web DB 등 디지털화된 정보자원이 증가하고 있는 실태다.
우리대학 또한 매해 자료구입 비용을 증가시키고 있는데 특히 전자자료에 대한 구입비를 15억 원까지 늘리며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고 있다. 학술정보관리팀 박세훈 팀장은 “전통적인 장서의 개념이 변화하는 만큼 도서관 자료구입 또한 적극적으로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도서관 홈페이지 개편을 통해 이용자들의 정보접근성을 더욱 높였다.

이러한 변화로 국내외 유수의 대학들 또한 대학 도서관을 미래형 도서관으로 탈바꿈하고자 한다. 미래형 도서관은 전통적인 도서, 학술DB를 포함해 기존 검색엔진들과 차별화된 검색기반을 갖추고, 양질의 정보를 물리적 제약에 관계없이 손쉽게 얻을 수 있도록 접근성을 강화한 도서관이다.
자료의 디지털화로 점차 확보되는 공간은 리모델링을 통해 열람실이나 멀티미디어를 활용할 수 있는 공간, 문화공간으로 변화시켜 도서관을 복합적인 공간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이러한 미래형 도서관의 공간 개념을 Information Commons(IC, 정보공유공간)이라고 한다.

21세기형 도서관, 미래형 도서관이 Information Commons를 구축하는데 있어 중요한 것은 장기적인 발전계획 수립과 이에 걸맞는 서비스 정책 수립, 그리고 충분한 예산지원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대학도서관과 관련한 법 제도의 미비와 정부지원 부족, 저작권법에 저촉되는 문제로 미래형 도서관을 실현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국가차원의 대학도서관 지원이 부족한 가운데, 사실상 국내 대학도서관의 발전은 각 대학본부의 도서관 발전 필요성에 대한 인식과 이를 실현하려는 의지에 달려있다. 실제로 서울대, 고려대, 포항공대 등 각종 대학평가에서 선두권을 차지한 대학들은 중장기적 계획을 통해 Information Commons를 구축했다.

중장기적인 도서관 계획 필요
중앙도서관 또한 다수의 대학도서관들이 추구하는 복합적인 정보공유공간을 구성하기 위해 자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현재 중앙도서관은 2003년 개관 이후 대출기록이 없는 장서들을 추려 중앙도서관이 보유한 서고(사회과학관 지하)로 이관시키고 있다. 중앙도서관은 장소의 이관을 통해 확보한 공간을 활용해 정보공유공간을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학술정보서비스팀 김종철 팀장은 “중앙도서관도 타 대학도서관들에 뒤지지 않는 복합적인 정보공유공간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계획은 예산 문제로 인해 빠른 시일 내에 실현시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략기획본부 전략예산팀 신기훈 팀장은 “현재 긴축재정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로 예산을 투자하기 어렵다”며 “지하주차장 건설, 남산학사와 신공학관 신축, 일산캠퍼스 건립 등으로 인해 도서관 개발은 우선 순위에서 제외됐다”고 말했다. 신 팀장은 이어 “우리대학이 충분한 예산을 확보하게 되면, 그때 중앙도서관에 대한 투자를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사업개발본부 사업개발팀 김규환 팀장 또한 “현재 중앙도서관에 대해서는 노후된 4층 여자화장실 보수 등의 부분적인 리모델링만 예정되어 있다”고 말했다.

예산투자 뿐만 아니라 대학본부 차원에서 중앙도서관에 대한 적극적인 발전계획을 구상해야 한다. 동국 Re-Start 프로젝트를 비롯해 매번 총장 취임 시 대학 비전과 실현 계획을 제시하지만 대학도서관 발전방안은 제외되거나 약소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략예산팀 신기훈 팀장은 “아직 대학본부의 도서관에 대한 인식이 이용자들에게 도서 대출과 학술 정보를 제공하는 곳으로만 국한되어 있다”며 “인식개선과 충분한 예산확보가 이뤄진다면 중앙도서관에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본부 측의 입장에 대해 도서관장 계환스님은 “대학 예산의 동결로 모든 부서가 고통 분담을 하는 만큼 당장 가시적인 발전을 이뤄내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도서관 발전기금 모금과 각종 자구책을 통해 중앙도서관 발전을 조속히 실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100대 대학 진입을 목표로 하는 우리대학, 하지만 대학 지식경쟁력의 중심인 중앙도서관의 경쟁력을 강화하지 않는다면 내실 없는 발전에만 그칠 수 있다. 따라서 대학발전과 궤를 같이 할 중앙도서관의 중장기적인 계획 수립과 실천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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