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동대문학상 수상작


  심사는 2단계로 나누어서 했다. 첫 번째는 예선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니까 두 번째는 자연 본선에 해당한다. 두 번째의 그 본선 과정에서 검토대상이 된 작품은 17편이었는데, 전년도보다는 모두가 현저한 수준향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우리의 일치된 의견이었다. 당연한 일이지만 이런 경우엔 우열을 가리기가 어렵게 된다. 실제로 우리는 꽤 오랜 시간을 두고 많은 의견을 교환했다. 그리하여 원래 장원과 차상 두 편만을 고르게 되어있는 규정을 바꾸어 세편을 뽑게 되었다.
  작품수준의 전체적 향상이란 반가운 현상이 이러한 변칙을 낳게 된 것이다.
  장원으로 뽑힌 문삼영 군의 ‘山番地探訪(산번지탐방)’은 그 시정신과 언어구사능력이 모두 어떤 노숙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그의 시가 모더니티를 갖추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도리어 그의 장점으로 보았다. 시류에 흔들리지 않고 착실하게 자기 세계를 개척해 가는 그의 작업은 남의 눈치 살피기 바빠 자기를 잃는 경향이 농후한 현실을 생각 할 매우 값진 것이다.
  원동우 군은 뛰어난 테크니션이다. 이미지도 선명하고 또 그 이미지를 의미 있게 조직하는 재능도 놀랍다. 어떤 소재든 그는 그것을 무난하게 작품화 할 수 있을 것이다.
  박안수 군에게는 건강한 청춘의 낭만성이 있다. 박군의 경우와 같이 사회적 관심이 농후한 작품은 이런 요소를 제대로 갖추기가 어려운 법이다. 한데도 그가 그렇지 않은 것은 그의 시적자질이 그 만큼 뛰어남을 입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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