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동대문학상 수상작


  유독 할 말이 없는 것 같다. 하고 싶은 말을 모두 써버린 뒤의 허탈감일까. 아니, 해야 할 말을 했다는 그런 섣부른 안도인지도 모르지, 가난과 그 동안의 너무 손쉬웠던 좌절과 오랫동안 나를 뼈아프게 했던 無力感(무력감)이 나의 말들에 사슬을 채우고 있었던 것이지.
  오랫동안 내 生活(생활)에 대해 肯定(긍정)도 否定(부정)도 아닌 망설임 속에서 지내왔다. 그 동안 내게 傷處(상처)를 준 모든 것들은 환상이 되어 곤충처럼 내 속 어디엔가 웅크려 있었다. 이제 비로소 그 중 몇 마리를 날려보낸 것인가.
  넘어야 할 고개를 하나 넘었다는 느낌보다 막상은 앞에 놓은 더 큰 검은山(산)들이 두렵다. 그러나 곧 이 단단한 기쁨에서도 빠져나와 다시 건들거리는 풀잎이 되어야지, 그 넉넉함이길 바라고 싶다.
  보잘 것 없는 글을 뽑아주신 審査委員(심사위원)들게 감사드리며 무엇보다도 내 나태함에 자극을 주었던 벗들에게 이 기쁨을 돌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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