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3회 본사 학술상 창작분야


  생각을 깊게 하는 훈련이 아쉽다. 스무사람의 도합 100편의 역작들을 단숨에 읽고 나서, 고개를 들며 생각난 한마디가 이 말이다. 여태 시 문장에조차 훈련이 덜 된 사람들 몇 사람을 젖혀두고 보면, 모두가 동국문학의 전통을 이어받겠노라 빳빳이 머리를 치켜들고 있는 얼굴들이 눈에 선한데, 뒤가 개운치 않은 것은, 역시 그만한 시심, 그만한 시적 감각을 가지고서도 상(想) 하나를 끝내 마무리해내지 못하고 있는 답답함이다.
  신원호군의 감각적인 터치가 그 정서에 앙금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거나, 조희길군의 지속적인 구성력의 결핍이 못내 아쉬운 것이다. 거기 비하면 시의 품위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하는 미흡감이 남는 대로, 홍기윤의 다섯 편은 시를 계속 써운 흔적이 엿보이는, 말하자면 언어를 조직할 줄 아는 기본실력을 갖추고 있다.
  당선작을 찾아내지 못한 것도 그 때문이거니와, 응모자들의 가일층의 정진을 바라는 것도 그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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