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의 대학생활 단상


  눈부시다고 눈을 감는 검둥이에게 발밑에 나풀거리는 노란 꽃잎이 있다.
  벌써 버들가지에 물 오른지 오래지만 이제 새삼 겨울이 아님을 느끼게 한다. 온종일 졸던 검둥이는 이제 막 풍덩이 만한 왕벌하고 싸움을 시작한다. 이런 때면 으레 한 首(수)의 서정시는 떠오르게 마련이지만 그래도 도시의 봄은 멀리서 들여오는 電車(전차)소리에 섞여 멀어만 간다.
  좀 더 깨끗한 마음으로 맞고 싶지만 역시 궁색한 마음속에 정서를 가릴 길 없다. 어두운 방안에 스며드는 실오리 하나 보얀 미립자들은 빨아들인 것을 보면, 역시 자연은 인간과 친하려고 하는데 내가 근엄한 채 그를 마다 할 것인가. 문을 열자 기다리고 있던 그는 오랜 이별에서 보는 임과도 같이 마구 포옹해본다. 멀어지지 않는 ‘에드ㆍ발룬’은 대지를 수놓은데 양지 쪽 소꿉친구는 대답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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