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暴雪(폭설)에 덮인 덕숭산 修德寺(수덕사)를 찾았다. 거기엔 어릴 적부터 숭앙하여오던 유명한 스님이 계셨기에 어려움을 타개한 것이다. 스님의 인자하신 모습에 자신의 체면도 잊고 다가앉아 설법에 열중하였다. 말씀을 하시던 중 돌연히 스님께선 이 말은 누가, 어디서, 뭣이 하느냐? 라고 물으신다. 글쎄 스님께서… 스님의 마음이 미소를 지우시며 ‘인간이란 두 개의 個體(개체)’, 이는 ‘본래 부터의 淸淨(청정)한 불멸의 것과 몸뚱아리, 즉 물체, 이 물체엔 그림자가 있는 것’이라고 의미 깊은 말씀을 하셨다. 그리고 선친께선 기독교의 독실한 목사이신 스님도 기독교의 의문점에 대해 비평을 가하셨다.
  이중 극히 의심이 되는 것을 간단히 피력하고자 한다. “하나님은 왜 선악의 과일을 ‘에덴’에 두셨으며, 평등심을 가지신 하나님이 우리 마음에 계신다면 선악심은 어느 마음에 있으며, 악의 씨는 어찌 존재하는가? 또한 인간세계란 동일치를 못하며, 왜 평등치 못한 인간을 하나님은 내시었는가?” 등의 난제에는 어린 내 마음도 묵묵부답으로 동조하였을 뿐이다. 노환으로 가끔 어려운 표정을 지우시지만 대도를 이루신 불멸의 힘에서일까 계속 법문을 하시다. 특히 東國大學(동국대학)의 動靜(동정)에 깊은 관심을 가지시고 東大(동대)의 현실을 주지하시며 번영을 바라고 계신다. 인적이 드문 깊고 깊은 山寺(산사), 이 지상의 각처에선 소리 없는 염원의 눈길이 東大(동대)를 향하고 있는 것이다. 동행하신 스님의 권유에 뒷걸음질하며 합장 배례하였다.
  인간의 인연이란 無(무)에서 무한한 有(유)를 낳는 것이다. 스님의 인자로우신 말씀을 되새기며 덕숭산 정상에 위치한 견성암을 향해 눈덮인 험난한 바윗길을 더듬었다. 백설에 덮인 설경의 세계는 옛날 동화의 세계를 연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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