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디딘 몇시쯤
새벽 강변 안개가 자욱거려
목소리 보이지 않습니다.
나무에 엉긴 흙의 깃발들
바람에 나부끼고.
나뭇가지 타는 한 지점
밭갈이는 눈물로 기름져요.

쌀쌀한 눈초리 다음
상대의 깊숙한 內侵(내침)
강물이 넘쳐도는줄 모릅니다.
그러나, 절름 절름 돌아설 초봄의 모퉁이
참깨알처럼 흩어지는 괴로를 저는 주워 담을 수 있을까요.
정작, 길들인 내 피곤의 탄피를 맨바닥에 흩어지지만.
저의 땅거미가 안보이는 들판의 기운들 칼끝으로 파내고
몇올 雜(밥)풀만 걸친 물살의 새김질
쑤와, 일요일의 지붕엔 비둘기 떼로 차오르게 둡시다.

寒氣(한기)에 들리는 바람벽들
흙먼지 뒤집어쓰고 있는 황토길을
아이들은 벗어 듭니다.
돋보기에 먼지살로 박힌 재채기. 그 재채기.
다시 자분 자분 물 소리로 쌓이는 안개의 뼈대
여기에 흰 이빨 울먹이며 나올지 의문이요?
엄청난 汽笛(기적)이 떨어뜨린 童內(동내)의 눈동자를
주춤 주춤 橱木(주목)의 갈비뼈 부러지는 소리
땅위 기어나온 핏 속 꿈을 가두겠습니까.
무디어가는 하늘의 슬픔을 들판으로 골르면
여태껏 담배끄름통에 젊은 봄비의 이치지요.
흙껍질의 속마음 역력히 연기가 핍니다.
 
四偉(사위) 누군들
낯선 出帆(출범) 아니겠습니까.
꼬옥 꼬옥 하늘의 불씨름을 젖지않게 저마다 주머니에 챙깁시다.
바쁜 모색의 꽃뿌리 새어나오는 發芽(발아)를 틈타
하늘 하늘 흥얼거리는 물소리여
건방진 無意識(무의식)의 지충 걷어주십시오.
제발도 못미치는 분분함 마저
內岸(내안)에서 펄럭이는 安靖(안정)의 숨결
저는 압니다. 덧드린 돌무덤 풍랑의 잠에서 위로의 꽁지를 빼낼 수 있나를.
아침의 정원 고요히 물결치는 라일락의 머리순 진하디 진한 어머니 피 번집니다.
그리고 바람은 제 살을 떼어 강 하나로 비 만날겁니까.

모두 들창문 밖 헐벗게 쏘아부친 생피질들
부러진 고통은
지나온 시울의 발가락을 하얀 붕대로 싸맵니다.

누군가 물살에 치운 情(정)을 던지면
되던져지는 아픔의 깊이
알만 해요. 멀리 멀리 헤어지는 기억의 메아리
혈륙은 결코, 속이진 못하나봐요.
절대 이별과 믿음앞에선 서로가 철썩 철썩 떠밀리는 까닭에요.
우리나라 女人(여인)들은 꽃살을 둥글게 낳으며 빛나는 조약돌을 幼年(유년)의 동굴 속에서 기릅니다.
풀뿌리 돌뿌리를 기다리는 他人(타인)의 손짓들 그 눈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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