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유’와 '상징’을 중심으로

視覺的(시각적)으로 높은 수준의 표현, 直喩(직유)의 남용이라 할 수 없어
詩作法(시작법)에 있어 운율 중시한 詩人(시인)
대표적 표현 기교는 율조와 比喩(비유) 및 상징법
“‘儈舞(쾌무)’, ‘古風衣裳(고풍의상)’은 그 제재 선택에 있어 古典的(고전적) 가락과
우아한 古風(고풍) 살리기 위해 直喩法(직유법)으로 묘사”

Ⅰ, 序言(서언)
  지훈의 詩作品(시작품)에 대한 연구는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으나 그 연구는 傳記的(전기적) 考察(고찰)이나 詩系語(시계어)에 대한 미온적 논고에 그쳤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Mathew Apnold는 ‘personal estimate’와 ‘historical estimate’는 詩(시)의 가치평가에 오류를 범하는 연구방법이라고 지적하였다. 이처럼 傳記的(전기적) 평가와  詩系語的(시계어적) 평가는 詩作品(시작품)을 분석하는데 많은 오류를 낳게 한다. 그러나 오탁번氏(씨)는 지훈의 詩作品(시작품)을 律調(율조)로써 그 詩形態(시형태)를 분석하고 象徵(상징)으로써 詩語(시어)를 논하여 지훈의 詩作品(시작품)에 內面的(내면적) 접근을 시도하였다.
  지훈은 詩作法(시작법)에 있어서 누구보다도 韻律(운율)을 중시한 시인이기 때문에 시의 위치를 소설과 대비하여 시는 언제나 음악과 같이 노래하고 소설은 항상 회화와 같이 묘사해야 한다는 이론을 밝혔었다. 이처럼 지훈은 리듬을 빌어서 시를 회화적으로 만들 수 있다고 믿는 시인이었으며, 모더니즘의 시가 언어의 말초적 기교에 빠져버린 시기에 詩壇(시단)에 등장한 지훈이 詩(시)의 음악적 운율에 매력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어려서부터 익힌 漢詩(한시)에 대한 추억과 잊혀져가는 우리 고유의 가락에 대한 복고적인 향수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R.Welleck과 A,Warren은 문학의 학문적 연구에 있어서 자연스럽고 현명한 출발점은 문학작품 그 자체의 해석과 분석이라고 했는데 문학작품의 해석과 분석이 있어서는 주로 表現技巧(표현기교)와 詩語(시어)를 대상으로 삼는다. 詩(시)에 있어서의 대표적인 표현기교는 律調(율조)와 比喩(비유)와 象徵(상징)이 있다.
  本論(본론)에서는 지훈의 詩(시)에서 느낄 수 있는 뛰어난 音律(음율)에 대해서는 논의를 꾀하여, 지훈이 輕視(경시)했다는 比喩(비유)와 그 比喩(비유)가 象徵(상징)으로 승화되는 과정에 論旨(논지)의 초점을 두어 지훈의 초기 詩(시)에 나타난 표현기교의 효과를 살펴본다.
Ⅱ,比喩(비유)와 象徵(상징)
1, 芝薰(지훈) 詩(시)의 比喩的(비유적) 效果(효과)
  比喩(비유)란 詩語(시어)로 하여금 가치를 갖게 하는 표현기교와 중요한 요소이다. 이것은 언어가 사물이나 사물의 개념에 대한 記號(기호) 또는 象徵(상징)이라는 근거 하에 다른 두 개의 사물을 비교하거나 동일화 하는 것이다. 즉 差異性(차이성) 속의 類似性(유사성) (Similarity in difference) 이라는 類推(유추)의 발견에서 발생한다. I.A.Richards는 이런 類推(유추)를 元觀念(원관념)(tenor)과 補助觀念(보조관념)(Vehicle)의 용어로 정의했고, T.S Eliot는 정서의 표출을 위해서는 이에 해당하는 객관적 대상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比喩(비유)는 詩(시)의 이미지(image)를 빚어내는 가장 보편적이고 유일한 방법으로 언어문자가 지닌 내포의 영역을 확대시킬 수 있는 매도적 표현 기법이다.
  지훈은 비유에 대하여 별다른 이론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그가 주장한 無技巧(무기교) 속의 技巧(기교)가 그대로 하나의 표현효과를 나타내었다.
1)繪畵的(회화적) 直喩(직유)
  지훈 시의 비유를 검토하면 가장 쉽게 눈에 띄는 것은 직유의 남용이라고 주장하는 평론가도 있으나 결코 그렇게 않음을 살펴본다.
  직유란 비유의 가장 초보적인 기법으로 原槪念(원개념)을 확실하고 선명하게 하기 위해 보조개념을 대등하게 사용하여 類似(유사)‧相似(상사)‧同質(동질)의 개념을 나타내는 기법이다. Herbert Read는 직유는 유사성만을 표현하는 기교로서 그것만으로 구사된다고 말한다. 즉 직유는 표현의 정확성과 선명감이 짙은 반면에 내포가 약한 비유법으로 문학적 표현기법 중 가장 초보적인 단계이지만, 동작이나 형상의 묘사에 있어서는 가장 적절한 기법이다.
  이러한 직유가 지훈의 초기 시에서는 어떠한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가 살펴본다.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이 접어 올린 외씨보선이여’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 방울이야’
  ‘깊은 마음 속 거룩한 合掌(합장)이냥하고’
-‘僧舞(승무)’중에서-
  ‘하늘로 날을 듯이 길게 뽑은 부연골 풍경이 운다’
  ‘아른 아른 봄밤이 두견이 소리처럼 깊어가는 밤’
  ‘?蝶(호접)이냥 사푸시 춤을 추라 蛾眉(아미)를 숙이고...’
  ‘가는 버들이냥 가락에 맞추어’
-‘古風衣裳(고풍의상)’ 중에서-
  ‘눈물이 속된 줄을 모를 량이면 봉황새야 九天(구천)에 呼哭(호곡)하리라’
-‘鳳凰愁(봉황수)’중에서-
  ‘다정하고 한 많음도 병이냥하여’
-‘玩花衫(완화삼)’ 중에서-
  ‘물로 씻은 듯이 조약돌 빛나고’
-古詩(고시)2‘ 중에서-
  ‘달빛도 푸른 채로, 산을 넘는데’
  ‘물우에 바람이 흐르듯이’
-‘피리를 불며’ 중에서-
  이상으로 지훈의 초기시 12편 중 직유의 기법은 12행이 보이는데 ‘승무’와 ‘고풍의상’에 7행이 집중되었을 뿐이고 ‘洛花(낙화)’ ‘古詩(고시)1’ ‘芭焦雨(파초우)’ ‘山房(산방)’ ‘舞鼓(무고)’ ‘律客(율객)’ 등에서는 한 번도 사용되지 않았는데 지훈의 詩(시)가 직유의 남용이라고 한 것은 지나친 편협이 아닌가 생각한다. 물론 직유에 있어서 원개념과 보조개념의 관계는 원개념의 확충이나 심화에 있다기보다 구속하는데 더 작용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으나 시각적인 높은 수준의 직유를 사용하였으므로 詩想(시상)을 손상시켰다고는 볼 수 없다.
  朴根瑛(박근영)은 詩文學派(시문학파)‧現代派(현대파)‧生命派(생명파)‧自然派(자연파) 등의 詩(시)에 나타난 直喩使用(직유사용)의 頻度數(빈도수)를 조사했는데, 지훈은 회화적인 視覺系(시각계)의 直喩(직유)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물론 이것은 統計言語學的(통계언어학적) 方法(방법)에 의한 분석이었을 것이다.
  Miles여사는 비율(proportion)은 예술의 분석적 연구에 중요한 개념으로 美的(미적) 感覺的(감각적) 관심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詩(시)의 분석에 있어서 비율의 중요성을 인식해야만 한다.
2)象徵的(상징적) 隱喩(은유)
  서정시는 행동에 대한 감정이 아니라 사상(idea)에 대한 감정으로 시인은 사상을 환기시키기 위하여 表現意匠(표현의장)(espression design)또는 상징적 형태를 창조하여 정신의 가장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감정을 전달한다. 그래서 R.Well다 A.Warren은 詩(시)를 구성하는 두 가지 요소를 ‘韻律(운율)’과 ‘隱喩(은유)’라고 했다. 즉 ‘韻律(운율)’은 감각적, 미적 연속체(continuum) 에 해당하며 ‘隱喩(은유)’는 상상력의 산물인 心象(심상)이 修辭的(수사적) 의도에 의하여 작품 속에 존재하는 것으로 曲析的(곡석적)(oblique) 記述(기술)에 해당한다.
  현대시는 은유를 사용하여 감정의 폭발적 토로보다는 총체적인 유기성을 이루게 함으로써 시의 효과를 증대해 왔고, 사물과 감정의 단순한 재현보다는 복잡다단한 기미를 포착하여 개성적이며 상징적인 이미지를 창조하려고 노력해 왔다. 직유보다 은유를 중시하는 것도 복잡다단한 정서를 표현하기에 단순한 직유로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훈의 詩作(시작)에 있어서 의식적으로 은유를 회피한 듯 보인다.
  ‘내 詩(시)에 metaphor의 사용이 드문 것은 이때의 反(반)技巧的(기교적) 技巧論(기교론)에 연유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정형시를 데포르메하고 非相稱不均衡(비상칭불균형) 속에서 諧調(해조)를 찾는 것이 그때의 의욕이었으나, 그 시정신의 바탕이 열락이기 때문에 회화적 감각은 거의 음악적 율조로 처리된 셈이다.’
  지훈은 이처럼 화고하지만, 이미 하나의 詩語(시어)로써 전체를 나타내는 상징의 기법을 터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감각과 예지의 결정으로 정적을 生動態(생동태)에서 파악하고 生動(생동)을 靜止態(정지태)로 포착하는 기법을 애용하였다.
  ‘세사에 시달려도 번뇌는 별빛이라’
-僧舞(승무)‘ 中(중)에서-
  ‘그대는 어느 나라의 고전을 말하는 한 마리 蝴蝶(호접)
-古風衣裳(고풍의상)‘ 中(중)에서-
  지훈은 詩情(시정)을 느낄 때는 뜻 모를 旋律(선율)이 먼저 심금에 부딪혀 이 때 얻은 즉흥적인 이미지의 영상으로 시를 쓴다고 한다. 그러나 ‘승무’는 구상한지 11개월, 집필한지 7개월 만에 탈고했다고 하니 얼마나 심혈을 기울인 작품인가를 알 수 있다. ‘세사에 시달려도 번뇌는 별빛이라’는 서정적 표현은 대상을 주관적으로 판단한 은유로서 표현하였으며 그 은유가 다시 번뇌가 별빛으로 韻律(운율)되어 결국 구도자가 갈구하는 念願(염원)으로 상징되고 있다. 또 ‘고풍의상’ 의 아름다룬 은유는 ‘古典(고전)’과 ‘蝴蝶(호접)’이 조화를 이루어 하나의 童話的(동화적) 분위기를 자아내며 고풍의상의 상징적 이미지를 충분히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지훈의 초기시에 있어서의 은유는 이미지를 창조할 뿐 아니라 상징을 형성하는 매도체 구실로 한다.
2,芝薰(지훈) 詩(시)의 象徵的(상징적) 效果(효과)
  지훈의 시는 운율을 중시하고 비유를 경시하였다고 하나 그 경시한 비유는 승화되어 훌륭하게 표상된 특정의 상징은 反復(반복)에 의한 독특한 상징을 갖는다. 소월의 ‘진달래꽃’이나, 영랑의 ‘모란’은 특정한 지시개념인데 비하여, 지훈의 ‘꽃’은 花草(화초)를 지시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고, 그것이 반복되면서 詩人(시인)이 갈구하는 염원으로 회상징화되고 있다.
  단순한 小道具的(소도구적)인 소재가 상징의 차원으로 변화하는 예는 우리 현대시에서 그리 흔하지 않지만 한용운의 ‘님’은 지훈의 ‘꽃’과 일맥상통한다고 본다.
  이처럼 시인이 전달하고자 하는 本意(본의)는 이미저리(imagery)의 비유적 표현으로 한층 더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으나 단순히 효과를 위한 것이 아니라 의미표출을 위해 이미지를 결합시키려면 상징이 필요불가결하다. Mallarme는 암시는 환상적 작용이 가장 완전하고 효과적으로 사용된 것이라고 했는데, 부연하면 하나의 詩語(시어)로 정신의 심연한 곳에서 전하되는 맑은 시인의 詩精神(시정신)에 도저히 미칠 수 없기 때문에 암시를 매도체로 사용하는 것이며, 결국 암시란 정확보다는 공감을 표면보다는 심연한 내부를 의미한다. 의미가 고정되어 있는 언어를 가지고 무단히 유동하는 정신의 상태를 정확하게 표현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정확이란 표현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의 정착이지만 상징은 전면적인 정확을 의미한다. 대상을 主觀(주관)과 환상 속으로 끌어들이려는 것이 아니라 오묘하고 심연한 곳까지 들어가 생명의 본질을 좀 더 완전하게 파악하려는 절대적인 시도이다.
  이러한 개념아래 지훈이 노래한 ‘꽃’은 단순한 시의 소재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本質(본질)이 담긴 하나의 상징으로서 형성되고 있다. R.Wellek은 어느 한 작가의 초기 작품에서는 小道具(소도구)였던 것이 後期(후기)의 作品(작품)에서는 상징으로 전환하는 일이 빈번하다고 지적했는데 지훈의 초기 작품에 나타난 꽃을 보면, ‘모란’ ‘목련’ ‘복사꽃’ 등의 구체적인 꽃들이 등장하는데 ‘완화삼’ ‘낙화’ ‘고사그’ ‘파초우’ ‘산방’에는 구체적 名名(명명)이 없는 일반적 의미의 ‘꽃’ 또는 ‘꽃잎’이 등장하고 있다. 막연하게만 보이는 이 꽃은 반복되면서 꽃의 구체적 의미를 내포한 채 하나의 상징으로 승화되고 있다.
Ⅲ,結言(결언)
  以上(이상)으로 지훈의 초기시에 나타난 표현기교로 ‘운율’이외의 ‘比喩(비유)’와 ‘象徵(상징)’을 살펴보았다. 특히 상징에 있어서 ‘꽃’은 ‘古時(고시)1’에서 ‘모란’을 상징적 도구로 등장시켰고, 상징적 도구로 변모된 ‘꽃’으로 변모되어 상당히 심리적인 이미지를 형상화하였고, ‘풀잎단장’에 이르러서는 ‘꽃’이라는 단어조차 생략하고 ‘한 떨기 영혼’이라는 상징적 시어를 통해 꽃을 영혼에까지 승화시켰다.
  비유에 있어서 지훈은 표현기교 가운데 가장 초보적 기법인 직유가 남용되어 있다고 하나 그것은 12편의 초기 시를 통해 보았듯이 ‘승무’와 ‘고풍의상’에 있어서도 題材(제재)가 율동적인 춤과 고전의상이기 때문에 그 고전적 가락과 우아한 고풍의상의 맛을 살리기 위해서는 부득이하였다.
  그리고 그 直喩(직유)조차도 비교적 회화성이 짙은 높은 경지의 표현기법이었음을 實例(실예)를 통해 알 수 있었다. 또 은유에 있어서도 本意(본의)를 損傷(손상)시킴이 없이 이미지를 統合(통합)시켜 하나의 상징으로 변모 시키는 기법을 이용하였다.
  이처럼 지훈의 초기시에 나타난 표현기교는 특정한 시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함으로써 무의식의 세계에서 하나의 이미지를 축출해 내는 즉, 자신도 無覺(무각)한 세계에서 影像的(영상적)으로 그려내는 무기교 속의 고도의 기교를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
  끝으로 지훈의 시를 연구함에 있어서 詩語(시어)의 운율에 대해서는 이미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분석이 이루어져 있는 것 같으나 시어의 어의적 분석에 대해서는 가끔 통계언어학적 연구가 눈에 띄일 뿐 시어의 다원한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 같아 시어분석의 필요성을 덧붙여둔다.

편집자注(주)=本稿(본고)는 본지의 지면관계로 참고문헌 및 註(주)를 생략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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