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 인도여행을 준비한다면 …


10억의 거대한 인구, 서로 통하지 않는 1천여개의 언어. 계급과 직업이 다른 신분제도. 이곳에서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 일상에서 버젓이 일어난다. 숱한 시인들과 여행가들의 이야기 속에 환상을 꿈꾸지 않을 수가 없는 땅, 글과 사진으로 인도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이미 가보지 않은 인도에 매료된다.

인도의 마력 속으로

남과 북으로 3300km, 동과 서로 2700km로 펼쳐진 광할한 대지의 나라, 인도. 우리나라의 30배가 넘는 국토 안에서 만년설 덮힌 산에서부터 사막, 고원, 푸른빛의 해변까지 인도는 다양한 언어와 문화가 함께 숨쉬고 있다. 각 지역마다 나름의 독특한 흔적을 남기며 5천년 넘게 인도인과 함께 해온 유적들을 도처에서 만나는 것 또한 인도의 매력이다.

 

한때 지상에서 가장 화려했던 왕국을 꽃피웠던 이 땅의 오늘은, 절대 빈곤으로 인해서 처절한 인간의 생노병사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각자의 삶 속에서 살다가 병들고, 늙어서 죽는 삶의 인과를 자신의 눈으로 본적은 없을 것이다.

포장에 익숙해 있는 인간은 항상 본래 모습이 가려진 일상 속에 살고 있다. 인도가 사람들에게 충격과 새로움으로 다가오는 이유중의 하나는 생노병사를 자신의 눈으로 보면서 참존재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진다는 점이다. 이 속에서 ‘나는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끊임없는 자기 성찰을 통해 잊고 있던 자기 자신과 만난다.

인도의 수도, 델리

이곳은 인도의 수도로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통해 인도와 인도 사람들을 이해한다. 델리는 과거 무굴제국시대의 구시가지인 올드델리와 영국인들의 식민통치시절에 건설된 뉴델리로 나뉜다. 혼잡하고 정신없기는 마찬가지지만 올드델리는 좁고 구불구불한 길에 전통적인 모습을 많이 간직하고 있고 뉴델리는 현대적인 건물들이 눈에 띈다.

 

아그라포트(무굴제국 황제 악바르가 델리를 수도로 건설하면서 세운 성으로 성벽과 성문이 붉은 사암으로 만들어져 ‘레드포트’라고도 부른다), 꾸뜹미나르(술탄제국의 첫 군주이자 노예왕조의 시조인 꾸뜹 웃 딘 에이백이 세운 72.7m짜리 승전탑)등을 감상하며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얽혀있는 인도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바라나시에서 아침을

성스러운 신의 도시라고 칭해지는 이곳 도시의 아침은 부산하기만 하다. 여행자 옆으로 소가 지나가고 사람도 지나간다. 수만의 파리떼와 바닥만 보고 걸어도 피하기 힘든 배설물들. 갠지스 강에는 소가 둥둥 떠가고 그 위에서 독수리가 아침 식사를 맛있게 즐기고 있다. 사람들로 하여금 명상적인 풍경을 기대하게 만드는 바라나시는 아주 혼란스러운 도시로 신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사랑과 고통을 간직한 타지마할

사랑과 고통은 한 번에 오는 것이라고 했다. 이곳, 타지마할은 왕비에 대한 왕 샤 자한의 사랑이 처절한 아름다움으로 승화된 세계적인 건축물이다. 왕비 뭄타즈 마할을 향한 사랑은 백성들과 자신에게 고스란히 고통으로 돌아왔다. 현대 건축가들이 입을 모아 찬양하는 완벽한 건축물로 그 아름다움에 탄성이 저절로 나온다. 하지만 그 탄성 속에는 한숨도 섞여있게 마련. 이는 왕비에 대한 사랑이라는 낭만 뒤에 수많은 사람들의 고통이 잔인하게 다가와서 일 것이다.

 

실제로 인도를 여행하는 동안 환상을 꿈꾸기는 힘들다고 한다. ‘보트 타라’, ‘엽서 사라’ 주변의 상인들과 끊임없이 구걸하는 걸인들. 그곳의 현실은 단 5분도 평화롭지 못하다. 거짓말투성이의 사기꾼과 사람의 혼을 빼놓는 도시들. 실제로 성스럽고 명상의 세계로 여겨졌던 인도에 참 많이 실망 한다고.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자신의 세계를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이번 겨울에는 인도로 나를 찾아 떠나가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사진=육성우 객원기자


 

저작권자 © 대학미디어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