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년의
  시린 바람과 눈이 흐르는
  기억은
  밋밋한 관자때기나
  성벽에 낑기운
  돌 속에도 있다.
 
  경망한 자는 꿈을 꾸다도 말고
  이승의 형벌이 놀라 깬다.
 
  무엇과 무엇이 연결되면
  하루 해는 끝났다는 듯이
  슬슬 작별인사를 하려 드는데
  사진 속의
  네모반듯한 이마를 스치고 가는
  이 날개 짓은
  그래도 어둡기만 하다
  하여
  우리들 억만년의 빚과 추억이
  아득한 별관에 놓인 등신불같이
  가까이 오면
  모든 움직임은
  물결을 잠재우며
  어디론가 달아나 버리고 만다.
 
  달아나 버린 빚을 쫒아 나선 사람들은
  아직껏 돌아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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