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길현(경영89졸) 동문
내가 학교 다니던 지난 1980년대는 지금보다 훨씬 어려운 시절이었다. 정상적으로 대학을 가는 게 어려웠고 우리집도 농사짓는 어려운 가정이었기에 자식을 대학 보낼 형편이 못되었다.

때문에 일찍 상업계 고등학교에 진학하여 졸업하자마자 취업전선에 뛰어드는게 당연했다. 1982년에 산업은행에 입행하여 낮에는 은행 전산실에서 근무하고 밤에는 야간대학을 다니게 되었다.
은행 업무를 마치고 지하식당에서 간단히 라면 간식을 먹고 학교정문 깔닥고개를 오르다 보면 숨은 가빠 오르고 수업에 지각하기 일쑤였다. 나와 같이 수학하던 대부분의 학생들은 1교시가 끝날 때 쯤 도착했던 것 같다.

1984년 여름부터 카투사로 3년간 군생활을 보낸 후 은행과 학교에 복귀했다. 당시는 정치적으로 어려운 시절인지라 최루탄 가스를 마시면서 다시 2년간의 주경야독생활을 하게 되었다.
직장에서 대인관계의 어려움 때문에 회사를 그만두고 공인회계사 공부를 하고 싶었으나, 동생들 학비와 생활비를 벌어야 했기 때문에 포기했다.

은행내 멘토로 모시던 고등학교 선배의 도움으로 겨우 대학을 졸업하게 되었다.
대학졸업후 대졸사원으로 대기업을 갈 수 있었고, 고등학교 교사의 길을 선택할 수 있었지만 은행에 남기로 했다. 어느덧 31년의 은행생활을 해오다 보니 그때의 선택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그동안 은행생활을 하면서 학력에 대한 컴플렉스 때문에 공부를 더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90년대 후반 K대 경영대학원 경영학석사를 마치고 2000년초에 모교에서 박사과정을 마치고 지난해 박사과정 초록논문을 발표할 때까지 가끔씩 모교에 갈 기회가 있어 학교에 가면 예전의 어려웠던 시절과 빠른 세월을 실감할 수 있었다.

금년에 박사논문을 다시 준비하고 있지만 뜻하지 않게 KDB 강만수회장님이 KDB금융대학교(사내대학)를 신설하여 올해부터 회계학 교수를 겸직하게 되어 고등학교 시절부터 생각했던 교수의 꿈을 이루게 되었다.

우리 후배들께서도 항상 본인의 꿈을 향해서 한걸음씩 전진한다면 언젠가는 그 꿈을 달성할 수 있을 거라고 말하고 싶다. 요즘처럼 대학진학이 치열하여 서울에 있는 대학에 진학하기도 어려운 시절에 100년이 넘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모교 동국대학에 다니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시길 바라며, 본인이 하고자 하는 일을 항상 열정있게 추진하여 좋은 결실을 이루시길 기원한다.

미곡상(쌀장사)으로 시작하여 오늘날 현대그룹을 일구시고 세계적인 기업가 고 정주영 회장님의 자서전에 나온 “사람이 도전해서 못할 일이 어디 있냐”는 말이 있다. 이 말처럼 이글을 읽는 후배님 여러분이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최선을 다해서 준비한다면 직장이든 사업이든, 학업이든 그 꿈은 반드시 이루어 질 것이라 확신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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