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젊은 날을 돌이켜 볼 때 젊다는 것은 불안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미래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아 내가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가게 될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래에 대한 불안은 많은 상념을 부르게 되고 결국 집중력의 약화로 이어진다. 이는 다시 본인이 임하는 일에 대한 낮은 성과를 부르게 되고 이는 다시 불안요인을 가중시키기 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된다.

▲정욱(경영학과) 교수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젊은 날에 불안정하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얘기이고 마땅히 그러해야 한다. 젊은 날에 모든 것이 확정되어 있다면 무슨 젊은 날의 꿈이 있으랴. 불안정성의 긍정적인 또 다른 한면은 가능성이리라.

학교에 부임한 후 많은 학생들이 자격증 시험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곤 한다. 최근 ‘스펙’ 을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휩싸여 마땅히 그러해야 한다고 자신을 세뇌시키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한번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라. 그 자격증을 소지한다는 것이 내 미래를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안정되게 이끌어 줄 수 있는지. 만약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최소 세 사람의 직간접적 선배들을 직접 만나보길 권한다. 그들로부터 자격증의 소지 여부가 만족스러운 직장생활의 필요조건인지 충분조건인지를 확인해 보아야 한다. 대학생활에서 만나뵙게 되는 여러 교수님들은 그 직간접적 선배의 매우 훌륭한 샘플들이 된다.

만약 본인이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집중이 되지 않을 때에는 여러 교수님들의 연구실을 노크해 보라. 놀랍게도 그들은 결코 과중한 연구나 행정 업무를 핑계로 학생을 회피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학생은 그 교수의 전문분야에서 최근 관심사가 되고 있는 이슈나 미래의 발전 가능한 학문분야 및 취업 후 당면하게 될 일들에 대한 조언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은 대부분 현재 진행되고 있는 새로운 학술연구의 아이디어들을 서너개씩 고민하고 있고 외부 산업체들의 요구에 의해 수행하고 있는 살아 숨쉬는 과제들을 진행하고 있다. 만약 학생으로서 그 교수님의 연구주제나 외부과제들에 대해 흥미를 느끼게 된다면 함께 연구에 동참하고 싶다는 의향을 밝히도록 하라. 설령 교수로서 학생의 기여도에 대해 크게 기대는 하지 않을지언정 조금이나마 학생이 배울 수 있는 길을 인도할 것이다.

내 경험으로 비추어 어느 조직의 채용 결정자이건 인사담당자이건 간에 교수와의 연구에 동참한 경력을 여타 자격증보다 낮게 평가하는 일은 없다. 교수가 진행하는 연구에 동참했다는 사실은 그 학생이 탐구심이 강하고 일정을 준수할 수 있으며 미지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적극적인 자세를 갖춘 사람임을 증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확인되지 않은 자격증의 효력에 막연히 몸을 기대는 것보다는 바로 곁에서 진행되고 있는 전문가의 연구를 엿볼 수 있는 것이 훨씬 의미 있는 미래에 대한 투자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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