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문 심사평

투고자가 그리 많은 편은 아니었으나 투고작의 수준이 모두 일정한 수준 이상이어서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았다. 우수한 작품을 많이 접하는 것은 심사의 큰 즐거움이기도 하다. 투고자의 이름이 없는 상태에서 심사했기 때문에, 작품명을 중심으로 심사평을 적는다.

최종적으로 당선 후보가 된 작품은 ‘주산지의 왕버들은 절대로 썩지 않는다’외 2편, ‘노을’외 3편, ‘눈감고 가는 여행’외 8편, ‘이 나무가 죽는 법’외 2편, ‘습관적 기행의 기록’외 3편 등이다. 다섯 명 투고자의 작품 중에서 심사숙고한 끝에 ‘주산지 왕버들은 절대로 죽지 않는다’를 당선작으로, ‘노을’을 가작으로 정했다.

당선작의 장점은 무엇보다 절제된 언어와 사고의 깊이에 있다. 다른 투고작인 ‘시월’ 등의 작품에서도 이 점이 잘 드러났다.

가작인 ‘노을’은 숙달된 시적 화법과 내면적 언술이 호소력을 갖추었으나 다른 작품에서도 간혹 보이는 결말부 긴장의 서투른 ‘이완’이 다소 결함으로 여겨졌다.

이 외 ‘눈감고 가는 여행’, ‘산책’의 투고자는 개성적인 수사, 화법이 눈길을 끌었으나 완성도 면에서 앞의 두 작품에게 아쉽게 자리를 내주어야 했다.
격려의 말을 보낸다. 탈락한 다른 투고자들도 그 역량을 계속 키워 ‘기성문단’에 재도전하기를 바란다.

김춘식(문과대학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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